AP, 플래닛랩스 위성사진 분석…호메이니 우주기지 발사대 그을음 흔적
이란 국회의원 근거 제시 없이 “18일 ICBM 발사 실험했다” 주장
과거 같은 발사대, 고체 연료 미사일 ‘줄자나’ 발사한 적도
![[뉴욕=AP/뉴시스] 마수드 페제시키안 이란 대통령이 24일(현지 시간) 뉴욕에서 열린 제80차 유엔총회에서 연설하고 있다. 페제시키안 대통령은 연설에서 이란은 핵무기를 개발한 적도 없고, 앞으로도 그럴 의도가 없다고 선언했다. 2025.09.26.](https://img1.newsis.com/2025/09/24/NISI20250924_0000665715_web.jpg?rnd=20250925011306)
[뉴욕=AP/뉴시스] 마수드 페제시키안 이란 대통령이 24일(현지 시간) 뉴욕에서 열린 제80차 유엔총회에서 연설하고 있다. 페제시키안 대통령은 연설에서 이란은 핵무기를 개발한 적도 없고, 앞으로도 그럴 의도가 없다고 선언했다. 2025.09.26.
[두바이=AP/뉴시스] 구자룡 기자 = AP 통신이 25일 분석한 위성 사진에 따르면 이란은 이맘 호메이니 우주 기지에서 신고되지 않은 미사일 시험을 실시했을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6월 이스라엘과 12일간의 전쟁에도 불구하고 이란이 무기 프로그램을 유지하려고 노력한다는 것을 강조한다.
“이란, 이스라엘 미사일 공격 당한 뒤 개발 필요성 절감”
그러나 이란 의회의 한 의원은 증거 제시없이 이란이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발사 실험을 했을 가능성이 있다고 주장했다.
이번 실험은 이란이 미사일의 사거리를 확장하려 하고 있다는 우려를 불러일으켰다. 유엔이 이란의 핵 프로그램에 대한 제재를 이번 주말 다시 부과할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이란은 이스라엘이 공격한 미사일 기지를 복구하는 중이기도 하다.
워싱턴 ‘민주주의수호재단’의 분석가 베흐남 벤 탈레블루는 “6월 이란의 미사일 공격에 맞선 12일간의 전쟁에서 이스라엘이 거둔 성공은 이란에게 더 많고 질적으로 향상된 탄도미사일 개발의 중요성을 다시 한 번 일깨워줬다”고 말했다.
18일 이란 소셜 미디어 사용자들은 셈난주 상공 일몰 무렵의 하늘 사진을 올렸다.
이란 관리들은 비행운의 원인을 밝히지 않았고 국영 언론도 이 사건을 보도하지 않았다.
플래닛 랩스, 이맘 호메이니 우주 기지 발사대의 그을음 포착
하지만 18일 이후 위성 사진에서 발사대가 변색된 것처럼 보였다. AP가 요청한 24일 촬영된 더 자세한 플래닛 사진이 공개되기 전까지는 완전히 선명하게 드러나지 않았다.
해당 사진에는 상당한 그을음이 보이는데 그 흔적은 과거 발사 후 발사대에서 보였던 그을음 과 유사하다.
미사일을 연구하는 국제전략연구소 연구원 파비안 힌츠는 “(그을음 흔적으로 추정되는) 뜨거운 폭발 규모는 고체연료 미사일을 발사했을 가능성을 시사한다”고 말했다. 산화 알루미늄 입자가 타면서 이런 흔적이 생기기 때문이다.
그는 남북으로 난 흔적은 화염을 분산시키기 위해 폭발 방지 장치가 사용되었음을 보여준다고 말했다.
이란 국회의원도 TV 방송에서 ICBM 발사 주장
그는 이를 이스라엘과 서방의 도전에 직면한 이란의 힘을 보여주는 증거라고 설명했다.
호라산 라자비 지방 의회 예산위원회 의원인 잔가네는 “우리는 핵 농축을 포기하지 않았고, 적에게 우라늄을 넘기지도 않았으며, 미사일 배치를 포기하지도 않았다”고 말했다.
그는 “18일 밤 우리는 지금까지 시험된 적이 없었던 이 나라의 가장 진보된 미사일 중 하나를 시험했고 성공적이었다”고 말했다.
그는 “다시 말하면 이런 상황에서도 우리는 ICBM 발사 실험을 진행하고 있다는 뜻”이라고 강조했다.
장가네는 정보 출처에 대해 자세히 설명하지 않았고 자신의 주장을 뒷받침할 증거도 제시하지 않다. 이란 의회 의원들은 과거에도 과장된 주장을 해왔다.
ICBM은 일반적으로 사거리가 5500㎞ 이상이다. 이는 최고 지도자 아야톨라 알리 하메네이가 허용한 것으로 알려진 사거리 2000㎞를 훨씬 뛰어넘는 수치다.
이스라엘 타격 사거리 200㎞ 넘는 ICBM은 美·유럽 겨냥한 것
ICBM은 적어도 유럽 전역을 사정권에 넣을 수 있다. 중동 작전을 총괄하는 미군 중부사령부는 논평 요청에 응답하지 않았다.
잔가네 의원의 주장에도 불구하고 발사를 둘러싼 의문은 여전히 다. 그중에는 이란이 무엇을 발사했는지도 포함된다.
이란은 과거에 이 발사대를 이용해 줄자나(Zuljanah)라는 고체 연료 미사일을 발사한 적이 있다. 줄자나는 예언자 무함마드의 손자이자 시아파의 주요 인물인 이맘 후세인의 말 이름을 따서 명명되었다. 후세인은 7세기 카르발라에서 전사들과 함께 학살당했다.
줄자나는 우주로 위성을 발사할 수 있다. 그러나 고체 연료를 사용하고 우주까지 도달할 수 있다는 사실 때문에 미국은 이란이 ICBM을 개발할 가능성이 있다는 우려를 제기했다.
탈레블루는 “이번 실험이 우주발사체 실험이었다면 이는 이란이 유럽 대륙이나 미국 본토 등 중동 외부의 목표물을 잠재적으로 위협하려는 의도를 보여준다”고 말했다.
이러한 미사일은 핵무기를 운반할 수 있지만 이란은 오랫동안 핵 프로그램이 평화적이라고 주장해 왔다.
미국 정보기관 또한 이란이 우라늄을 최대 60% 순도까지 농축해 왔지만 원자폭탄 개발을 적극적으로 추진하고 있지는 않다고 평가했다.
이란이 미사일 발사 사실을 공식적으로 인정하지 않고 그 뒤에 남겨진 불규칙한 비행운을 고려하면 발사가 실패했을 가능성이 높다.
또한 미국 우주 당국은 이란이 18일 새로운 위성을 우주로 발사했다는 사실을 전혀 인정하지 않았다.
이란은 이번 발사를 제재와 압력에도 불구하고 미사일 프로그램을 계속하겠다는 신호를 서방에 보냈을 가능성이 있다. 하지만 공식적인 확인이 없어 이란이 무엇을 하려고 했는지는 여전히 불분명하다.
힌츠는 “문제는 이란에서 너무 많은 일이 일어난다는 것”이라며 “무엇이 우연이고 무엇이 패턴인지 말하기 어렵다”고 말했다.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