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주교 생명위원회 생명윤리자문위원회의 위원장
"안락사 요구는 돌봄에 대한 희망을 잃었기 때문"
"생애 말기 환자에 필요한 것은 경청해주는 돌봄"
"약자·소외된 이 돌보는 일은 인간 존엄 지키는 일"
![[서울=뉴시스] 지난 8일 서울 중구 천주교 서울대교구청에서 만난 천주교 서울대교구 총대리 구요비 주교 (사진=천주교 서울대교구 제공) 2025.09.24. photo@newsis.com *재판매 및 DB 금지](https://img1.newsis.com/2025/09/24/NISI20250924_0001951598_web.jpg?rnd=20250924074249)
[서울=뉴시스] 지난 8일 서울 중구 천주교 서울대교구청에서 만난 천주교 서울대교구 총대리 구요비 주교 (사진=천주교 서울대교구 제공) 2025.09.24. [email protected] *재판매 및 DB 금지
[서울=뉴시스]이수지 기자 = "지금 우리 사회는 물질적으로 풍요롭지만, 인간 생명의 존엄한 가치에 대한 의식은 점점 더 빈곤해지고 있습니다. 이는 대단히 걱정스러운 일입니다."
서울 중구 천주교 서울대교구청에서 만난 구요비 주교(천주교 서울대교구 총대리)는 인간 생명의 존엄성이 점차 위협받고 있다는 데 강한 우려를 표했다.
구 주교는 가톨릭생명윤리자문위원회의 위원장으로서, 정부와 국회의 생명윤리 관련 정책과 입법을 주시하며 각계 전문가들과 대응 방안을 논의하고 있다.
구 주교는 연명의료결정법 개정안과 조력존엄사 법안에 대해 깊은 경계심을 표명했다.
그는 "안락사, 의사조력자살, 조력존엄사는 모두 살아 있는 환자를 죽게 하는 살인 혹은 자살 방조에 해당한다"며 "고통과 질병에 짓눌리는 삶이 더 이상 가치 없다는 인식이 바탕에 깔려 있기 때문”이라고 지적했다.
천주교 서울대교구 생명위원회는 지난달 28일 국회 의원회관에서 '돌봄의 사회:생애 말기 돌봄의 활성화 방안' 토론회를 열었다. 토론회에서 구 주교는 삶이 고통스러울지라도 마지막 순간까지 인간에게 관심과 돌봄이 필요하다는 메시지를 냈다.
"오늘날 안락사와 조력자살에 대한 요구가 늘어나는 이유는 돌봄에 대한 희망을 잃었기 때문입니다. 생애 말기 환자에게 필요한 것은 죽음이 아니라 함께 있어주고 이야기를 경청해주는 돌봄입니다."
구 주교는 "인간의 죽음은 생애를 마감할 뿐 아니라 완성하는 아주 존엄한 시간"이라며 "인생 황혼기에 접어든 노인, 병상에서 여러질병으로 극심한 고통을 겪는 분들 곁을 지키고 돌봐 삶을 완성하는 거룩한 죽음을 맞이할 수 있도록 돕는 것이 중요하다"고 힘줘 말했다.
![[서울=뉴시스] 지난 8일 서울 중구 천주교 서울대교구청에서 만난 천주교 서울대교구 총대리 구요비 주교 (사진=천주교 서울대교구 제공) 2025.09.24. photo@newsis.com *재판매 및 DB 금지](https://img1.newsis.com/2025/09/24/NISI20250924_0001951605_web.jpg?rnd=20250924074636)
[서울=뉴시스] 지난 8일 서울 중구 천주교 서울대교구청에서 만난 천주교 서울대교구 총대리 구요비 주교 (사진=천주교 서울대교구 제공) 2025.09.24. [email protected] *재판매 및 DB 금지
구 주교는 '생애 말기 돌봄' 활성화의 필요성을 강조했다. 고령화 사회에서 생애 말기 돌봄은 화두이자 과제다.
그는 "참된 사랑과 자비의 길은 고통 중에 있는 사람이 죽기를 바라지 않고, 오히려 희망을 지켜 나갈 수 있도록 돕는 것"이라며 "돌보지 않는 사회, 돌봄이 필요한 사람을 죽음으로 내모는 사회야말로 비인간화된 사회"라고 꼬집었다. "돌봄은 한 사회가 얼마나 인간적인가를 가늠하는 척도"라고도 했다.
돌봄은 사회적 책임이다. 기술과 개인화가 진전되는 오늘날, 그 책임은 더욱 절실하다.
구 주교는 "인간은 태어날 때부터 돌봄을 받으며 성장하고, 모든 상황 안에서 서로를 돌보며 살아간다"며 "병원에서든, 가정에서든, 지역사회에서든 다양한 장소에서 다양한 방식으로 좋은 돌봄이 이뤄질 수 있도록 하는 일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이어 "자기중심적 삶에서 벗어나 타인과 관계를 맺고 사랑을 실천하는 가운데 인간은 자기를 실현하고 완성해 간다"며 "사회적으로 약하고 소외된 이들을 돌보는 일은 우리의 의무이자, 인간 존엄을 지키는 길"이라고 했다.
끝으로 구 주교는 "인간 생명의 존엄성이 존중되고 보호될 때, 우리 사회는 비로소 진정한 행복과 평화를 누릴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서울=뉴시스] 지난 8일 서울 중구 천주교 서울대교구청에서 만난 천주교 서울대교구 총대리 구요비 주교 (사진=천주교 서울대교구 제공) 2025.09.24. photo@newsis.com *재판매 및 DB 금지](https://img1.newsis.com/2025/09/24/NISI20250924_0001951600_web.jpg?rnd=20250924074514)
[서울=뉴시스] 지난 8일 서울 중구 천주교 서울대교구청에서 만난 천주교 서울대교구 총대리 구요비 주교 (사진=천주교 서울대교구 제공) 2025.09.24. [email protected] *재판매 및 DB 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