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군서 투구 자세 변화 주고 '12K 인생투'…SSG 김건우 "나를 돌아본 시간"

기사등록 2025/09/23 22:24:02

37일 만의 1군 복귀전에서 5⅓이닝 12K 무실점 쾌투

올 시즌 국내 투수 한 경기 최다 탈삼진 타이

[인천=뉴시스] 김희준 기자 = SSG 랜더스의 김건우가  23일 인천 SSG랜더스필드에서 벌어진 KIA 타이거즈와의 경기에 선발 등판해 5⅓이닝 1피안타 2볼넷 12탈삼진 무실점으로 호투한 뒤 포즈를 취하고 있다. 2025.09.23jinxijun@newsis.com
[인천=뉴시스] 김희준 기자 = SSG 랜더스의 김건우가  23일 인천 SSG랜더스필드에서 벌어진 KIA 타이거즈와의 경기에 선발 등판해 5⅓이닝 1피안타 2볼넷 12탈삼진 무실점으로 호투한 뒤 포즈를 취하고 있다. [email protected]
[인천=뉴시스]김희준 기자 = 한 달 넘게 2군에 머무는 동안 자신을 돌아보고, 투구폼에도 변화를 줬다. 절치부심한 SSG 랜더스 좌완 영건 김건우는 37일 만에 1군에 돌아와 '인생투'를 펼쳤다.

김건우는 23일 인천 SSG랜더스필드에서 벌어진 2025 신한 쏠뱅크 KBO리그 KIA 타이거즈와의 경기에 선발 등판해 5⅓이닝 동안 안타 1개와 볼넷 2개만 내주고 KIA 타선을 무실점으로 틀어막았다. 삼진은 무려 12개를 솎아냈다.

6회 1사까지 노히트 행진을 펼친 김건우는 2-0으로 앞선 6회초 1사 2루 상황에 교체됐고, SSG가 5-0으로 승리하면서 시즌 4승째(4패)를 수확했다. 시즌 평균자책점은 4.20에서 3.84로 끌어내렸다.

김건우는 최고 시속 149㎞의 직구에 체인지업과 슬라이더, 커브를 고루 섞어던지며 삼진을 무려 12개나 솎아냈다. 올해 3월27일 인천 롯데 자이언츠전에서 작성한 종전 7개를 훌쩍 넘어선 개인 한 경기 최다 탈삼진이다.

아울러 롯데 자이언츠 박세웅이 4월17일 사직 키움 히어로즈전에서 기록한 올 시즌 국내 투수 한 경기 최다 탈삼진 기록에 어깨를 나란히 했다. 국내 선수로는 올 시즌 두 번째로 선발 전원 탈삼진 기록도 썼다.

1회말 세 타자를 모두 삼진으로 처리한 김건우는 2회초 1사 1루에서 김호령, 한준수를 연달아 삼진으로 돌려세웠고, 3회에도 삼진 1개를 추가했다.

4회초 선두타자 박찬호를 볼넷을 내보냈던 김건우는 김선빈, 패트릭 위즈덤을 연속 삼진으로 솎아냈다. 포수 조형우가 도루 저지까지 성공하면서 4회도 위기없이 마무리했다.

김건우는 5회초 선두타자 오선우부터 6회초 정해원까지 4명의 타자를 연속으로 삼진 처리했다.

'환골탈태'라고 봐도 무방했다. 김건우는 제구 난조 때문에 7월 이후 세 차례나 2군에 다녀왔다.

지난달 16일 인천 LG 트윈스전에서 2이닝 3피안타 2볼넷 3탈삼진 3실점하고 다음 날 1군 엔트리에서 제외된 이후에는 꽤 오랜 시간 2군에 머물렀다. 한 달 넘게 1군에 올라오지 못하고 재정비를 거쳤다.

37일 만에 1군에 돌아온 김건우는 구위를 앞세워 확 달라진 모습을 선보였다.

경기를 마친 뒤 김건우는 "기록을 생각하고 투구한 것은 아니지만, 좋은 결과가 나와 너무 기쁘다. 8개를 넘긴 이후 두 자릿수 탈삼진을 해보고 싶었는데 해내서 좋다"며 "너무 앞만 보고 달리면서 내가 안 좋았던 부분을 계속 반복한 것 같아 지난달 2군에 내려간 뒤로는 나에 대해 많이 돌아봤다"고 밝혔다.

김건우는 지난달 1군 엔트리에서 빠진 후 투구 자세에 약간의 변화를 줬다. 투구 전 발을 드는 동작을 할 때 이중 키킹을 하고, 좋았을 때 영상을 찾아보며 높아진 팔 각도도 조정했다.

김건우는 "이중 키킹으로 연습했는데 일관성이 생기는 것 같아 계속 연습했다. 급했던 부분도 보완이 됐고, 시즌 초처럼 힘을 많이 쓸 수 있어서 구위도 나아졌다"고 설명했다.

[인천=뉴시스] 김근수 기자 = 23일 인천 미추홀구 SSG랜더스필드에서 열린 2025 KBO리그 KIA 타이거즈와 SSG 랜더스의 경기, 1회초 SSG 랜더스 선발 김건우가 공을 던지고 있다.  2025.09.23. ks@newsis.com
[인천=뉴시스] 김근수 기자 = 23일 인천 미추홀구 SSG랜더스필드에서 열린 2025 KBO리그 KIA 타이거즈와 SSG 랜더스의 경기, 1회초 SSG 랜더스 선발 김건우가 공을 던지고 있다.  2025.09.23. [email protected]
이어 "시즌을 치르면서 팔 각도가 높아졌는데, 시즌 초반의 편안한 각도를 찾으려고 했다. 이것도 좋은 결과로 이어졌다"고 진단했다.

2군에 있는 시간 동안 마인드도 긍정적으로 바꾸려 노력했다.

김건우는 "문제점만 생각하면서 시즌을 치른 것이 독이 됐다는 생각이 들었다. 좌타자를 상대하면서 나온 문제점만 생각하고 보완하려고 하다보니 더 고전했다"며 "2군에 가서는 좌우 타자를 생각하지 않고 나의 투구에만 집중했다. 좋았을 때 영상을 많이 보고, 좋은 생각만 하려고 했다"고 돌아봤다.

"나를 돌아보며 보낸 2군에서의 시간은 보물 같은 시간이었다"고 말한 김건우는 "오늘은 위해서 다녀왔다고도 볼 수 있지 않겠나"라며 미소 지었다.

김건우가 6회초 1사 후 박민에 우월 2루타를 맞아 노히트 행진이 깨지자 이숭용 SSG 감독은 곧바로 교체를 택했다.

투구수가 77개라 김건우는 데뷔 첫 퀄리티스타트(선발 투수 6이닝 이상 3자책점 이하)도 노려볼 수 있었지만, 개인 한 경기 최다 이닝에 만족해야 했다.

김건우는 "코치님이 마운드에 올라오셔서 '힘 떨어지지 않냐'고 물으셨다. 괜찮다고 했는데 내려가야할 것 같다고 하시더라"고 비화를 전해 웃음을 안겼다.

아쉬울 법도 했지만, 김건우는 "퀄리티스타트보다 팀 승리가 더 중요하다. 노경은 선배님, (김)민이 형, (이)로운이 등 뒤에 더 강한 투수들이 많았고, 나도 후회없이 내려왔다"고 전했다.

SSG는 이날 승리로 준플레이오프 직행 티켓이 걸린 3위 확정에 한 발 더 다가섰다. 포스트시즌 진출이 유력한 상황이다.

이날 호투로 벤치의 믿음을 키운 김건우도 생애 첫 가을야구 마운드 꿈을 부풀리고 있다.

김건우는 "좋았던 것은 오늘로 잊고, 다음 경기에 좋은 리듬으로 투구할 수 있도록 하겠다"며 "많이 공부해서 가을야구 엔트리에 들고, 도움이 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다짐했다.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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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군서 투구 자세 변화 주고 '12K 인생투'…SSG 김건우 "나를 돌아본 시간"

기사등록 2025/09/23 22:24:02 최초수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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