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모리 슈퍼사이클"…마이크론 실적 전망에 삼성·SK는?

[서울=뉴시스]이인준 기자 = 미국 메모리 반도체 기업인 마이크론테크놀로지(마이크론)가 한국 시간으로 24일 발표하는 분기 실적에 이목이 쏠린다.

인공지능(AI) 수혜가 고대역폭메모리(HBM)를 넘어 범용 메모리 가격 상승까지 확산되고 있는 가운데, 메모리 업계에는 내년 '슈퍼사이클(장기 호황) 전망'까지 등장했다.

마이크론은 반도체 업계에서 가장 먼저 실적을 공개하는 기업으로,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의 올 3분기 실적을 가늠할 바로미터로 꼽힌다.

마이크론은 23일(현지시각) 2025 회계연도 4분기(6~8월)  실적'을 발표한다.

미국 월가에 따르면 마이크론의 4분기 매출 컨센서스(증권사 추정치 평균)는 111억5000만달러로, 전년 동기 대비 44% 증가한 수치다. 주당순이익(EPS)은 같은 기간 142% 증가한 2.86달러로 예상된다.

일부 증권사에선 마이크론이 이번 분기에 시장 기대치를 웃도는 실적을 낼 것으로 예상한다. 최근 인공지능(AI) 데이터센터 부문의 호조와 스마트폰·PC 등 시장에서도 고성능 제품 수요가 늘고 있어서다.
 
여기에 AI 추론 수요까지 늘면서 HBM뿐 아니라 DDR5 등 서버용 D램과 기업용 데이터 저장장치(eSSD) 등 반도체 전 분야에서 온기가 나타나고 있다.

이번 실적 발표에서 마이크론이 향후 시장 전망에 대해 얼마나 긍정적인 견해를 내놓을 것이냐도 관심거리다.

특히 범용 메모리 시장에 나타난 극적 변화는 메모리 업계 전반에 미치는 파장이 클 것으로 예상된다.

범용 메모리는 최근 수 년간 수요 둔화로 인해 거래 가격이 약세를 면치 못했으나, 최근 시장 상황은 완전히 달라지고 있다. 시장조사업체 트렌드포스에 따르면 범용 D램과 낸드 가격은 이번 3분기에 각각 10~15%, 3~8% 상승할 것으로 추정된다.

반면 메모리 업체들의 HBM 설비 투자 집중으로 인해 당분간 수요 대비 공급 부족은 지속될 조짐이다.

이런 가운데 메모리 공급 과잉론을 줄기차게 제기해온 모건스탠리마저 입장을 선회해 주목된다. 모건스탠리는 최근 공개한 '메모리 슈퍼사이클-AI의 부상으로 모든 산업에 호황' 보고서에서 "AI 성장이 새로운 기술 사이클을 견인하며 2026년 상당한 수급 불일치를 야기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런 우호적 환경 속에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의 이번 3분기 실적 기대감도 크다.

업계에 따르면 삼성전자도 샌디스크, 마이크론에 이어 D램은 최대 30%, 낸드는 5~10%가량 제품 가격 인상을 시도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SK하이닉스도 조만간 가격 인상에 합류할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이미 증권가에서는 실적 기대감이 무르익고 있다.

전날 현재 에프엔가이드의 3분기 영업이익 컨센서스는 삼성전자가 9조4357억원, SK하이닉스는 10조6150억원이다. 이는 한 달 전 추정치인 8조7665억원, 10조2734억원 대비 눈높이가 한단계 높아진 것이다.

한편 이번 마이크론 실적 발표에서는 엔비디아 HBM 공급망 경쟁을 둘러싼 첨예한 경쟁 상황도 눈길을 끌 전망이다.

최근 엔비디아가 차세대 'HBM4' 공급업체들에 규격 이상의 속도 성능을 요구한 것으로 알려진 가운데, 설계 공정상 마이크론이 점유율 확보에 어려움을 겪을 수 있다는 관측이 들린다. 이와 관련 마이크론이 내년 HBM 판매 계약 전망을 어떻게 밝힐 지 업계의 관심이 쏠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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