총파업 얘기까지…증권가 긴장
![[서울=뉴시스] 김금보 기자 = 이찬진 금융감독원장이 9일 오후 서울 여의도 금융감독원에서 열린 '금융소비자보호 거버넌스 관련 전금융권 간담회'에 참석하고 있다. 금융감독원 노동조합 조합원들과 직원들이 금융소비자보호원 분리 반대 피켓을 들고 있다. 2025.09.09. kgb@newsis.com](https://img1.newsis.com/2025/09/09/NISI20250909_0020967096_web.jpg?rnd=20250909143356)
[서울=뉴시스] 김금보 기자 = 이찬진 금융감독원장이 9일 오후 서울 여의도 금융감독원에서 열린 '금융소비자보호 거버넌스 관련 전금융권 간담회'에 참석하고 있다. 금융감독원 노동조합 조합원들과 직원들이 금융소비자보호원 분리 반대 피켓을 들고 있다. 2025.09.09. [email protected]
[서울=뉴시스]우연수 기자 = 정부 조직개편 움직임 속에 금융감독원 내부가 뒤숭숭해지면서 여의도 증권가는 발행어음 인가 작업에 차질이 빚어지지 않을까 긴장하고 있다. 금융당국이 네 갈래로 나뉘는 과정에서 인허가 주체와 권한에 혼선이 발생하고, 인가의 핵심 변수인 제재 결과 통보가 지연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기 때문이다.
10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발행어음 인가를 신청한 5개사(삼성·메리츠·신한·하나·키움)에 대해 심사를 재개하기로 한 금감원은 우선 키움증권과 하나증권 심사에 속도를 내고 있다. 금감원은 5개사 일괄 심사가 아니라 빠르게 할 수 있는 곳들부터 순차적으로 진행하겠다는 방침이다.
지난 7월 말 금감원이 금융위에 키움증권을 제외한 4개사 심사 중단을 요청했으나, 금융위가 5개사 모두 심사를 계속하기로 결정하면서 심사 자체는 유지됐다. 증권사들은 '모험자본 공급 활성화'라는 정부 기조에 따라 신속한 인가를 기대했지만, 최근 불거진 조직개편 변수로 다시 불안감이 커지고 있다.
정부가 내놓은 개편안은 금융위원회를 정책을 담당하는 재정경제부와 감독 기능을 맡는 금융감독위원회로 분리하고, 금감원은 금융소비자보호원(금소원)을 따로 떼어내는 내용을 담고 있다.
이에 따라 인허가 최종 결정 권한이 어디로 귀속될지가 불확실하다. 금감원의 심사를 거쳐 금융위원회 산하 증권선물위원회, 금융위원회를 통과해야 하는데 앞으로 조직개편이 이뤄지면 인허가의 최종 결정 권한이 어디로 갈지 정해져야 한다.
한 금융당국 관계자는 "인허가 업무 특성은 감독과 정책 성격이 둘 다 있다"며 "금감위에 증선위가 들어갈 예정이니 금감위에 있을 가능성이 높아 보이지만 아직 그런 각론까지 들어가지 않은 거 같다"고 말했다.
담당 기관이 늘어남에 따라 의사결정 속도가 느려질 수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재경부는 정부 정책 기조에 맞춰 모험자본 공급 확대에 무게를 둘 수 있지만, 금감위와 금감원은 건전성 감독에 방점을 찍을 수 있어 시각 차이가 생길 수 있다는 것이다.
다만 조직개편 이슈보단 증권사별 제재 이슈가 인가 속도를 좌우할 것이란 관측이 우세하다. 금감원은 빠르게 처리할 수 있는 증권사들부터 순차적으로 심사를 진행 중인데 하나증권과 키움증권부터 심사를 서두르고 있다.
금감원 관계자는 "조직개편에 따른 업무 주체 등은 미리 세팅을 해놓을 것이기 때문에 조직개편을 이유로 발행어음 인허가 심사가 공회전할 가능성은 높지 않다"면서도 "조직개편보다 각 증권사별 제재 이슈가 얼마나 빨리 해소되느냐가 관건"이라고 말했다.
신한투자증권은 상장지수펀드(ETF) 유동성공급자(LP) 업무 과정에서의 대규모 손실로 제재 결과를 기다리는 중이고 삼성증권과 메리츠증권은 영업 점포 관련해 올해 수시검사를 받았다.
특히 최근 수검을 마친 메리츠는 위반사항이 발견될 경우 제재심의위원회가 빨라야 연말에야 열릴 수 있어 내년으로 심사가 넘어갈 가능성이 있다.
금감원 내부 상황도 변수다. 금소원 신설과 공공기관 지정안이 발표되자 금감원 직원들은 지난 2012년 이후 처음으로 집단 시위에 나섰다. 노동조합은 창립 이래 처음으로 총파업까지 검토하고 있다.
뒤숭숭한 내부 분위기에 직원들의 사기도 크게 떨어진 상황이다. 한 금감원 관계자는 "젊은 직원들 사이에서 퇴사 이야기가 나오는 통에 관리자 직급이 일반 직원에게 야근까지 시켜가며 일을 시키기 어려운 분위기가 됐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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