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임 사유' 법정 다툼…美연준-트럼프 충돌 본격화

기사등록 2025/09/10 16:48:20

최종수정 2025/09/10 18:02:24

법원 "해임 사유 기준 충족 못해"…백악관 항소 방침 시사

대통령 권한 vs 중앙은행 독립성, 대법원까지 갈 듯

[워싱턴=AP/뉴시스] 9일(현지 시간) 워싱턴포스트, 뉴욕타임스에 따르면 워싱턴DC 연방지방법원의 지아 콥 판사는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제시한 쿡 이사의 해임 '사유(for cause)'는 기준을 충족하지 못한다고 판단하고, 쿡 이사가 제기한 긴급명령 신청을 받아들여 해임 효력을 일시 정지시켰다. 사진은 도널드 트럼프(왼쪽) 미국 대통령이 7월 24일(현지 시간) 워싱턴DC 연방준비제도(연준) 건물 개보수 현장을 방문해 제롬 파월 의장과 함께 둘러보고 있다. 2025.09.10.
[워싱턴=AP/뉴시스] 9일(현지 시간) 워싱턴포스트, 뉴욕타임스에 따르면 워싱턴DC 연방지방법원의 지아 콥 판사는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제시한 쿡 이사의 해임 '사유(for cause)'는 기준을 충족하지 못한다고 판단하고, 쿡 이사가 제기한 긴급명령 신청을 받아들여 해임 효력을 일시 정지시켰다. 사진은 도널드 트럼프(왼쪽) 미국 대통령이 7월 24일(현지 시간) 워싱턴DC 연방준비제도(연준) 건물 개보수 현장을 방문해 제롬 파월 의장과 함께 둘러보고 있다. 2025.09.10.
[서울=뉴시스]박미선 기자 = 미국 연방법원이 리사 쿡 연방준비제도(Fed·연준) 이사 해임을 일시 중단하는 결정을 내리자, 쿡 이사 측은 판결을 환영한 반면 백악관은 항소할 것임을 시사했다.

9일(현지 시간) 워싱턴포스트, 뉴욕타임스에 따르면 워싱턴DC 연방지방법원의 지아 콥 판사는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제시한 쿡 이사의 해임 '사유(for cause)'는 기준을 충족하지 못한다고 판단하고, 쿡 이사가 제기한 긴급명령 신청을 받아들여 해임 효력을 일시 정지시켰다. 이에 쿡 이사는 연준 7인 이사회의 직위를 유지할 수 있게 됐다.

대통령은 법적으로 '사유'가 있을 경우에만 연준 이사를 해임할 수 있는데, 이는 일반적으로 직무 태만, 의무 불이행, 비행을 뜻한다. 콥 판사는 이 기준이 재임 중 행위와 직무 수행에만 적용되며, 취임 전 행위에는 적용되지 않는다고 밝혔다.

앞서 트럼프 대통령은 쿡 이사가 연준에 합류하기 4년 전 모기지 신청 과정에서 서류를 위조했다는 의혹을 근거로 해임을 결정한 바 있다.

법적 다툼은 결국 연방대법원으로 이어질 가능성이 크다. 대법원은 지금까지 트럼프 대통령에게 상당한 재량을 인정해 왔지만, 연준은 백악관의 직접적 통제를 받지 않도록 설계된 다른 기관들과는 구조적으로 다르다는 점을 대법원도 인정해왔다.

이번 판결은 16~17일 예정된 연준 회의를 앞두고 내려졌다. 쿡 이사는 판결에 따라 기준금리 결정을 위한 표결에 참여할 수 있으며, 시장에서는 연준이 금리 인하를 재개해 기준금리를 0.25%p(포인트) 낮출 가능성이 크다고 본다.

쿡의 변호인 애비 로웰은 성명에서 "이번 판결은 불법적인 정치적 간섭으로부터 연준의 독립성을 보호하는 것이 얼마나 중요한지를 보여준다"며 "근거 없는 모호한 혐의로 대통령이 쿡 이사를 해임하도록 허용한다면 금융 시스템 안정과 법치주의를 위협할 것"이라고 말했다.

반면 백악관 대변인 쿠시 데사이는 트럼프 대통령이 "모기지 사기라는 신빙성 있는 혐의로 쿡을 정당하게 해임했다"며 "이번 판결이 최종 결정은 아니고, 트럼프 행정부는 연준의 책임성과 신뢰 회복을 위해 계속 노력할 것"이라고 주장해 항소할 것임을 시사했다.

전문가들은 대통령이 '사유'의 기준을 자의적으로 정한다면 연준의 법적 보호 장치는 사실상 무력화될 수 있다고 지적한다.

블룸버그 이코노믹스와 피터슨국제경제연구소의 데이비드 윌콕스는 "대통령이 일방적으로 사유 기준을 결정할 수 있다면, 연준 이사들이 받는 고용 보호는 환상에 불과해질 것"이라며 "결국 연준 이사들이 행정부 의지에 따라 해임될 수 있는 처지로 전락하게 될 것"이라고 우려했다.

재무부 출신 금융 규제 전문가 그레이엄 스틸도 "해임 제한은 연준을 부적절한 정치적 간섭에서 보호하는 중요한 장치"라며 "법원의 이번 세밀하고 논리적인 판결은 타당한 결론에 도달했다"고 평가했다.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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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임 사유' 법정 다툼…美연준-트럼프 충돌 본격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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