돌담·여물통 그대로 살려…빈 축사, 카페공간 재탄생
문을 연 빈집은행 플랫폼, 열흘 만에 3건 계약…문의↑
![[제주=뉴시스] 제주 서귀포시 안덕면 화순리에 위치한 카페 포레스트제이카우쉐드는 옛 축사와 숙소, 창고를 카페로 재생한 곳이다. 돌창고를 리모델링해 만든 카페의 내부 모습. (사진 = 농식품부 공동취재단) 2025.09.03.](https://img1.newsis.com/2025/09/06/NISI20250906_0001936633_web.jpg?rnd=20250906112315)
[제주=뉴시스] 제주 서귀포시 안덕면 화순리에 위치한 카페 포레스트제이카우쉐드는 옛 축사와 숙소, 창고를 카페로 재생한 곳이다. 돌창고를 리모델링해 만든 카페의 내부 모습. (사진 = 농식품부 공동취재단) 2025.09.03.
[제주=뉴시스]임하은 기자 = "축사의 입구 돌대문을 통과하는 순간 '여기다' 싶어 그날 바로 결정했어요. 옛 주인 어르신이 손수 지으신 우사의 이야기를 무너뜨리고 싶지 않았어요. 따라 할 수 없는 '시간의 분위기'가 느껴졌거든요."
제주 서귀포시 안덕면 화순리에는 축사의 모습이 그대로 살아 있는 카페가 있다. 돌담 너머 낮은 지붕의 돌창고와 식물이 식재된 소 여물통이 있는 축사에는 이제 원두 향이 난다. 빈 옛 축사가 카페로 탈바꿈한 '포레스트제이카우셰드(이하 포레스트제이)'다.
부모님과 함께 세컨드하우스를 찾으러 왔다가 발견하게 된 빈 축사. 방수연 대표가 이곳을 선택한 건 '시간의 결' 때문이었다. 입구의 돌대문과 돌로 만든 숙소와 창고, 그리고 가축들의 모습이 그려지는 축사까지 빈집에서 느껴지는 이야기를 그대로 살리고 싶었다. 창고와 숙소에 낀 이끼를 살려 내부를 리모델링했고, 축사 기둥에는 조명을 달았으며 소 여물통은 화분이 됐다. 평일엔 40~50명, 주말엔 그 두 배의 방문객이 카페를 찾는다. 수확철이면 마당 귤농장에서 귤 따기 체험도 연다.
![[제주=뉴시스] 제주 서귀포시 안덕면 화순리에 위치한 카페 포레스트제이카우쉐드는 옛 축사와 숙소, 창고를 카페로 재생한 곳이다. 사진은 축사 내부의 소 여물통을 그대로 살려 식물을 식재한 모습. (사진 = 농식품부 공동취재단) 2025.09.03.](https://img1.newsis.com/2025/09/06/NISI20250906_0001936631_web.jpg?rnd=20250906112142)
[제주=뉴시스] 제주 서귀포시 안덕면 화순리에 위치한 카페 포레스트제이카우쉐드는 옛 축사와 숙소, 창고를 카페로 재생한 곳이다. 사진은 축사 내부의 소 여물통을 그대로 살려 식물을 식재한 모습. (사진 = 농식품부 공동취재단) 2025.09.03.
부지는 카페·스테이 3채·귤밭을 합쳐 약 800평. 토지 매입과 리모델링, 스테이 신축 등을 포함한 총 투자 규모는 20~30억원이다. 일부 불법 건축물은 철거 후 새로 지었다. 방 대표는 "건축·토지·농사 지식이 부족해 초기엔 난관이 많았다. 합법 전환 기준이 촘촘해 현장에서 체감하는 어려움이 크다"며 "빈집·유휴시설 재생의 현실을 반영해 기준을 합리화해 달라"고 제언했다.
이날 현장을 찾은 송미령 농림축산식품부 장관은 "외관은 살리고 내부만 리모델링한 점이 인상적"이라며 "민간이 이와 같이 할 수 있도록 방향을 유도하기 위해 '빈집정비특별법'을 만들고자 한다. 또 빈집 재생에도 모태펀드를 통해 민간 투자가 활성화되도록 고시를 개정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제주=뉴시스] 제주 서귀포시 안덕면 화순리에 위치한 카페 포레스트제이카우쉐드는 옛 축사와 숙소, 창고를 카페로 재생한 곳이다. 송미령 농림축산식품부 장관이 카페를 둘러보고 있다. (사진 = 농식품부 공동취재단) 2025.09.03.](https://img1.newsis.com/2025/09/06/NISI20250906_0001936636_web.jpg?rnd=20250906112534)
[제주=뉴시스] 제주 서귀포시 안덕면 화순리에 위치한 카페 포레스트제이카우쉐드는 옛 축사와 숙소, 창고를 카페로 재생한 곳이다. 송미령 농림축산식품부 장관이 카페를 둘러보고 있다. (사진 = 농식품부 공동취재단) 2025.09.03.
정부는 빈집 실태조사로 기초 정보를 구축하고 한국부동산원 '빈집愛'에 공개 중이다. 귀농귀촌 플랫폼 '그린대로' 기반의 '농촌 빈집은행'은 지난달 21일 문을 열었고, 개시 열흘 만에 계약 3건이 성사되는 등 초기 수요를 확인했다. 빈집은행에는 19개 시·군이 참여하고 지역 협력 공인중개사 138명이 활동하고 있다. 제도 정비 후 실제 공인중개사들에게 빈집 매물 문의가 많이 들어오고 있다는 설명이다.
포레스트제이는 민간에서 주도한 빈집 재생의 좋은 사례다. 세월이 깃든 마을의 유휴 축사를 재해석해 상업·체험·체류가 결합된 공간으로 바꿨고, 귤밭과 카페·스테이의 동선을 하나로 묶어 체류 유인을 만들었다.
이런 선례를 토대로 정부는 민관이 협업하는 빈집 재생 모델을 개발하고자 한다. 빈집 정비를 규모화해 워케이션 공간, 주거 공간, 영화관 등 주민 공동이용시설로 재생한다는 계획이다. 지자체와 민간이 기획부터 운영까지 직접 참여하고, 대·중소기업·농어업협력재단도 사업비의 20%를 분담한다. 전남 강진, 경북 청도, 경남 남해가 선정돼 사업이 추진 중이다.
정부가 추진하는 빈집 거래·재생 인프라에 민간과 현장의 아이디어가 결합되면 농촌 빈집의 다양한 재생이 가능해질 전망이다.
![[제주=뉴시스] 제주 서귀포시 안덕면 화순리에 위치한 카페 포레스트제이카우쉐드는 옛 축사와 숙소, 창고를 카페로 재생한 곳이다. 송미령 농림축산식품부 장관이 카페를 둘러보고 있다. 인파 뒤로 보이는 곳이 축사를 리모델링한 야외 공간. (사진 = 농식품부 공동취재단) 2025.09.03.](https://img1.newsis.com/2025/09/06/NISI20250906_0001936635_web.jpg?rnd=20250906112449)
[제주=뉴시스] 제주 서귀포시 안덕면 화순리에 위치한 카페 포레스트제이카우쉐드는 옛 축사와 숙소, 창고를 카페로 재생한 곳이다. 송미령 농림축산식품부 장관이 카페를 둘러보고 있다. 인파 뒤로 보이는 곳이 축사를 리모델링한 야외 공간. (사진 = 농식품부 공동취재단) 2025.09.03.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