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간] 이토록 기괴한 사랑, 그 속에서 나를 보았다…'크리미(널) 러브'

기사등록 2025/09/05 14:50:12

이희주 첫 소설집

[서울=뉴시스] '크리미(널) 러브' (사진=문학동네 제공) 2025.09.05. photo@newsis.com *재판매 및 DB 금지
[서울=뉴시스] '크리미(널) 러브' (사진=문학동네 제공) 2025.09.05. [email protected] *재판매 및 DB 금지

[서울=뉴시스] 조기용 기자 = 올해 문학동네 젊은작가상과 이효석문학상 대상을 거머쥔 이희주 작가의 소설집 '크리미(널) 러브'가 출간됐다. 작가의 첫 소설집이다.

책에는 젊은작가상 수상작 '최애의 아이'와 이효석문학상 수상작 '사과와 링고'를 비롯해 총 8편의 단편소설이 실렸다. 낯설고 기괴하고 슬픈 욕망을 다루지만 이를 향유해도 좋을 대상으로 만들어낸다.

소설집의 문을 여는 '0302♡'는 사랑을 위해서라면 기꺼이 자신을 포기할 수 있는 이들의 이야기다. 주인공인 고교생 '유리'는 친구 '희주'를 보호하기 위해 희생한다. 자신의 정체성을 버리면서 유리를 향한 순애적 에너지의 추진력을 얻는다.

이희주는 작가의 말에서 "인생의 어느 한순간이라도 자기 자신이 아니었길 바란 이들에게 이 책을 바친다"라고 말한다.

'최애의 아이'는 최애(가장 좋아하는) 아이돌의 정자를 얻어 임신과 출산을 수행하며 사랑을 표현하는 인물의 이야기다. 이를 '좋은 굿즈'라고 표현하며 저자만의 기괴함이 드러나지만 '광기가 곧 순애의 최댓값'이라는 생각을 곱씹게 된다.

"가만히 눈을 감고 우미는 생각했다. 이걸로 유리에게 얼마가 돌아갈까. 음원을 들으면 6퍼센트, 음반을 사면 2퍼센트 정도 돌아가고, 크고 작은 사진·포토 카드·부채·포스터 따위의 얼굴을 쓰는 상품 수익이 실연자에게 제일 많이 돌아간다고 들었다. 그렇다면 나와 뒤섞이는 이것에 대해서는 얼마만큼의 수익을 얻는 걸까. 유리에게서 나온 거니까 전부 주고 싶다." ('최애의 아이' 중)

오은교 문학평론가는 "이 소설집에서 묘사되는 폭력이 감히 탐스러울 수 있다면, 그것은 약자가 그 고통을 다스리는 법을 배우며 새로운 주체성을 탄생시키고 있기 때문이다"고 말한다. 그러면서 "'크리미(널) 러브'는 이미 우리 안에 부드럽고 날카롭게 침투해 있는 바로 그 내장의 감정을 주무른다"고 한다. 우리의 내면을 마주하는 순간이다.

저자는 "죽이고 싶을 정도로 미운 얼굴과 차라리 죽었으면 싶게 사랑하는 얼굴이 이 안에 있다"고 한다. 이어 "손쓸 수 없는 것들과 마주하며 휘청이는 과정이었다"고 집필과정을 회상한다.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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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간] 이토록 기괴한 사랑, 그 속에서 나를 보았다…'크리미(널) 러브'

기사등록 2025/09/05 14:50:12 최초수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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