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하이협력기구 개막서 세 지도자 화기애애한 모습
시진핑 "중국이 미국 대안" 푸틴 "서방 전쟁 책임"
미와 중러 사이 줄타기하던 모디 푸틴에 노골적 친밀감
![[텐진=AP/뉴시스]중국 텐진에서 열린 상하이협력기구(SCO) 정상회의에 참석한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왼쪽), 나렌드라 모디 인도 총리(가운데) 시진핑 중국 주석이 1일 환담하고 있다. 2025.9.2.](https://img1.newsis.com/2025/09/01/NISI20250901_0000597716_web.jpg?rnd=20250901133722)
[텐진=AP/뉴시스]중국 텐진에서 열린 상하이협력기구(SCO) 정상회의에 참석한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왼쪽), 나렌드라 모디 인도 총리(가운데) 시진핑 중국 주석이 1일 환담하고 있다. 2025.9.2.
[서울=뉴시스] 강영진 기자 =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이 야기한 지정학적 혼란이 중국과 러시아에게 중앙아시아와 남아시아 나라들을 규합하는 발판을 제공했다고 미 뉴욕타임스(NYT)가 1일(현지시각) 보도했다.
상하이협력기구(SCO) 정상회의에서 중국은 미국의 혼란스러운 무역정책이 인기가 없음을 이용해 미국과 세계 각국을 갈라놓으려 시도하면서 중국이 더 안정적인 세계 주도국이 될 수 있다고 주장했다.
시진핑 중국 주석은 SCO 개막 연설에서 은근히 미국을 공격하면서 “냉전 사고방식, 진영 대립과 괴롭힘”에 반대한다고 강조했다.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은 우크라이나 전쟁의 책임이 서방에 있다는 주장을 다시 한 번 강조했다.
푸틴은 알래스카 미러 정상회담 결과를 시주석에게 자세히 보고했다고 밝혀 자국 외교 전략에서 중국이 핵심을 차지하고 있음을 시사했다.
나렌드라 모디 인도 총리는 “다자주의와 포용적 세계 질서 증진”을 언급해 인도 같은 나라들이 더 큰 발언권을 가지는 세계 질서를 강조했다.
시주석, 푸틴, 모디가 한 자리에 모여 손잡은 모습은 러시아가 되살리려 애써온 삼각 구도가 현실화되고 있음을 보여준다.
모디는 푸틴과 같은 차를 타고 회의에 참석했다. 공식 회담 전 50분 동안 푸틴의 전용차 안에서 대화했다.
모디는 푸틴과 대화를 자랑했고 트미트리 페스코프 러시아 대통령 대변인은 두 정상이 차안에 50분이나 머문 이유를 묻자 “우리끼리 할 말이 있어서”라고 답했다.
인도는 과거 중국, 러시아와 노골적 친밀감을 드러내는 일을 피하려 애썼다. 미국과 관계를 확장하면서도 중국, 러시아가 주도하는 국제 회의체에 참석하려는 노력이었다.
그러나 인도의 러시아 석유 구매를 이유로 트럼프가 관세를 50%까지 올리면서 인도는 예전처럼 조심하지 않는다.
모디는 회의 시작을 자신의 소셜 미디어에 올림으로써 더 이상 줄타기를 하지 않고 있음을 보여주려 애썼다.
모디는 푸틴과 회의에서 “14억 인도인들이 오는 12월 뉴델리에서 당신을 맞이할 날을 기다린다. 가장 어려운 시기에도 인도와 러시아가 어깨를 나란히 해 왔다는 것은 우리의 ‘특별하고 특권적인 전략적 동반자 관계’의 깊이와 폭을 증명하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시주석도 모디 총리와 회담하면서 양국이 더 이상 경쟁자가 아니라 파트너임을 강조했다. 푸틴과 회담도 예정돼 있다.
3일 열리는 군사 퍼레이드는 이번 정상회의의 하이라이트다.
전문가들은 시주석이 중국의 전쟁 능력을 과시함으로써 대만과 남중국해에 대한 장악력을 높이려 할 것으로 예상한다.
시주석은 1일 개막 연설에서 “2차 세계대전 역사를 제대로 이해할 것”을 촉구했다. 2차 대전 이후의 미국 지배 세계 질서에 도전하고 중국이 대안임을 강조하려는 의도다.
다만 중국과 러시아, 인도 사이에는 불신과 불안이 깊이 자리하는 것이 사실이다.
인도는 중국과 국경분쟁을 겪고 있고 러시아는 인도가 서방과 맺고 있는 경제 관계를 대체할 능력이 없다.
중국은 북한에 대한 러시아의 영향력이 커지는 것을 경계하고 있다.
시주석과 푸틴, 모디가 보이는 친밀감만으로 3국 사이의 균열이 사라지진 않을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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