석화업계, 눈치보기…"자율감축안 제출, 내달 스타트 예상"

기사등록 2025/09/01 11:03:52

노랑봉투법·2차 상법개정안 통과로 기업들 부담 커져

"통폐합 과정에서 주주의 이사 배임 고발 우려돼"


[서울=뉴시스] 신항섭 기자 = 공급과잉으로 인한 국내 석유화학산업 위기가 계속되고 있지만 기업들의 눈치보기가 여전하다는 목소리가 높다. 노란봉투법 국회 통과로 인력 구조조정 어려움이 커졌고, 통폐합 과정에서 최대한 이익을 챙겨야하는 각사 이해관계가 충돌하고 있기 때문이다.

이에 내달부터 석유화학 기업들이 본격적으로 자율 감축안을 정부에 내놓을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어려운 기업들이 먼저 제출한 후 정부가 이를 승인하거나 반려하는 상황이 발생해야 다른 석유화학기업들도 자구책을 제출할 것이라는 관측이다.

1일 업계에 따르면 여수·대산·울산 석유화학단지의 나프타분해시설(NCC) 설비 통폐합을 놓고 다양한 방안들이 논의되고 있으나 큰 진척은 없는 상황이다.

이 중에는 산단의 NCC를 1개 기업에게 몰아주는 방안도 있다. 최근 한화그룹과 DL그룹의 갈등으로 합작회사(JV)에 대한 의구심이 커지고 있어서다.

석유화학업계 한 관계자는 "물밑에서 많은 논의들이 이뤄지고 있으나 수면 위로 올라올 만한 상황이 아니다"며 "지분 50%씩 갖는 JV도 지속 가능하지 않다는 걸 보여주면서 합의 보기가 쉽지 않다"고 전했다.

앞서 정부는 국내 전체 NCC 용량 1470만톤 중 18~25%에 해당되는 270만~370만톤을 기업들이 자율적으로 감축하라는 구조조정안을 발표했다.

하지만 정부는 인력감축은 최소화하라고 당부했다. 여기에 최근 노란봉투법 마저 통과되면서 업계가 인력 감축을 진행하기에는 부담스러운 상황이다.

이에 현재 인력 구조조정을 진행하는 곳은 사실상 없는 실정이다. LG화학이 임금피크제(만 58세 이상)를 대상으로 희망퇴직 의사를 확인하고 있으나, 이는 통상적으로 해왔던 제도다.

LG화학 관계자는 "임금피크제 남은 기간에 대한 금액을 드리고 자녀 학자금을 지원해주는 희망퇴직으로 과거부터 꾸준히 있었다"며 "주로 희망퇴직을 선택하는 직원들이 적은 편"이라고 설명했다.

현 정부가 2차 상법개정안을 통과시켰다는 점도 부담이다. 이사의 주주 충실 의무 확대로 인해 통폐합 과정에서 자칫 배임 혐의를 받을 수 있기 때문이다.

석유화학업계의 또 다른 관계자는 "노란봉투법 시행으로 인력 구조조정을 단행할 경우, 노동조합에서 언제든 소송을 걸 수 있게 됐다"며 "설비 폐쇄를 결정해도, 노조 측이 우리가 아닌 타사의 설비가 폐쇄돼야 한다고 주장하며 반대할 수 있다"고 전했다.

이어 "주주가치 제고도 해야하는데, 통폐합을 위해 자산을 매각하면 주주들이 왜 이 가격에 팔았느냐며 반발할 수 있다"며 "잘못 통폐합이 이뤄지면 배임으로 이사들이 감옥에 갈 수 있는 상황"이라고 덧붙였다.

이에 따라 업계는 내달에나 자율구제안을 제출하는 기업들이 나올 것으로 본다. 차입금 만기 도래가 빠른 기업들이 먼저 자구책을 제출하고, 통과 여부가 결정돼야 다른 기업들도 뒤따라 낼 가능성이 있다는 것이다.

업계 관계자는 "정부가 연말까지 제출하라고 했지만, 최대한 빨리 가져오라는 뉘앙스가 강하다"며 "10월이나 11월에 많이들 제출할 것 같다"고 말했다.

이어 "먼저 제출한 기업 자구책이 통과돼 정부 지원을 받거나, 아니면 제출안이 거부되는 사례가 나와야 좀더 자구책 제시가 활발해질 수 있다"고 덧붙였다.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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석화업계, 눈치보기…"자율감축안 제출, 내달 스타트 예상"

기사등록 2025/09/01 11:03:52 최초수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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