블레어 전 英 총리, 트럼프에 “가자 주민들, 제2 두바이 꿈꿔” 조언

기사등록 2025/08/31 05:53:52

27일 백악관 가자 재건 회의 참석, 전후 가자 재건 방안 조언

더타임스 “블레어, 트럼프 1기의 아브라함 협정 체결에도 기여”

블레어 연구소 조사 “가자 주민, 하마스 단독 집권 4%·치안유지 8%”

[서울=뉴시스] 토니 블레어 전 영국 총리가 2004년 6월 28일 투르키예 이스탄불에서 열린 북대서양조약기구(NATO) 정상회담에서 조지 부시 전 미국 대통령과 악수하고 있다.(출처: 백악관 홈페이지). 2025.08.30.  *재판매 및 DB 금지
[서울=뉴시스] 토니 블레어 전 영국 총리가 2004년 6월 28일 투르키예 이스탄불에서 열린 북대서양조약기구(NATO) 정상회담에서 조지 부시 전 미국 대통령과 악수하고 있다.(출처: 백악관 홈페이지). 2025.08.30.  *재판매 및 DB 금지

[서울=뉴시스] 구자룡 기자 = 미국 백악관에서 27일 열린 전후 가자 계획 논의에 토니 블레어 영국 총리가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사위 재러드 쿠슈너 전 백악관 선임고문 등과 함께 참석해 그의 역할이 주목을 받았다.

영국 더 타임스는 29일 블레어 전 총리가 트럼프 대통령에게 가자 지구 주민들은 두바이와 같은 모습을 꿈꾸고 있다고 말했다고 조언했다고 보도했다.

블레어 “가자 주민, 하마스 아닌 새로운 지도부 원해”

블레어 총리는 가자지구 주민들은 하마스가 아닌 새로운 지도부를 간절히 원하고 있다는 것을 전달하고 팔레스타인 문제는 팔레스타인 자치정부(PA) 단일정부 아래 연합해야 한다는 자신의 장기적 견해도 나타냈다.

그는 하마스의 공격으로 인한 가자 전쟁으로 많은 사망자가 발생했지만 평화협정이 여전히 가능하다고 말했다.

블레어 전 총리의 일부 아이디어는 트럼프 대통령이 2월에 제시한 가자를 ‘중동의 리비에라’로 개발하는 비전과 부합한다. 다만 그는 가자 지구 주민들의 영구 이주에는 반대한다.

‘토니 블레어 글로벌 체인지 연구소(TBI)’측은 블레어 전 총리는 가자 주민들의 이주 아이디어를 창안, 개발, 지지한 적이 없다고 밝혔다.

다만 가자 재건을 위해 가자 주민들을 일시적으로 이주시켜야 한다고 생각하는지 묻는 질문에는 답변을 거부했다고 더 타임스는 전했다.

가자 주민의 일시 이주는 쿠슈너가 지난해 제안한 아이디어다. 그는 파괴된 가자 지구가 재건되는 동안 주민들을 이스라엘 네게브 사막으로 이주시키는 방안을 제안한 바 있다.

더 타임스는 블레어 전 총리는 트럼프 대통령의 특사인 스티브 위트코프와 오랫동안 중동에 관심을 가져온 이방카 트럼프의 남편 쿠슈너에게 조언을 한 뒤 이번 백악관 가자 재건 회의에 초대됐다고 전했다.

블레어는 트럼프 1기가 출범한 직후인 2017년 초 중동 문제를 논의하기 위해 쿠슈너를 백악관에서 처음 만났다.

그는 7월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가 이란핵 시설 폭격 이후 트럼프를 만나기 위해 방문했을 때도 백악관을 다시 찾았다.

블레어는 여러 아랍 국가들이 이스라엘과 관계를 정상화하는데 기여한 아브라함 협정의 설계자인 쿠슈너와 수년간 연락을 유지해 왔다.

블레어는 자신의 연구소가 2020년 최초로 협정에 서명한 UAE의 참여에 중요한 역할을 했다고 주장한다.

블레어와 쿠슈너 ‘두 국가 해법’에는 차이

워싱턴의 영국 소식통은 블레어 전 총리가 트럼프에게 한 말에 대해 영국 정부나 피터 맨델슨 주미 대사와 협의했는지에 대해서는 언급할 수 없다고 밝혔다.

키어 스타머 영국 총리는 이스라엘이 휴전을 포함한 여러 조건을 충족하지 않는 한 다음달 9일부터 시작되는 유엔 총회에서 팔레스타인 국가 인정을 선언하겠다고 공언해 트럼프 대통령과 네타냐후 총리와는 다른 견해를 나타낸 바 있다.

쿠슈너는 2019년 ‘평화에서 번영으로’ 중동 컨퍼런스에서 블레어와의 깊은 관계를 밝히며 그를 “이 지역에서 많은 시간을 보낸 전 총리이자, 나의 좋은 친구이며, 이 문제들에 대한 좋은 조언자”라고 불렀다.

그러나 블레어가 팔레스타인 문제 해결에 ‘두 국가 해법’을 주장해 쿠슈너와는 차이점이 있다고 더 타임스는 전했다.

두 국가 해법이란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 자치정부 두 국가를 전체로 팔레스타인 문제를 풀어가는 것이다.

쿠슈너는 지난해 2월 “팔레스타인 국가를 인정하는 것은 극도로 나쁜 생각이며 본질적으로 테러 행위를 장려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가자 주민 가장 원하는 모델, 두바이와 아부다비의 아랍에미리트 

블레어 전 총리는 백악관 회의를 위해 5월에 실시한 자신의 연구소의 가자지구 주민들을 대상으로 한 여론조사 결과를 활용했다.

그 결과 가자지구의 미래 모델로 가장 존경받는 국가는 두바이 리조트와 아부다비 금융 허브를 보유한 아랍에미리트(27%)였으며, 터키(15%)와 싱가포르(14%)가 그 뒤를 이었다.

전후 통치 방식에 대한 의견은 엇갈렸다.

하마스가 단독으로 집권하는 것을 지지하는 사람은 4%에 불과했다. 가장 선호하는 대안은 팔레스타인 자치정부(35%)였고 그 다음으로은 지역 행정부와 협력하는 과도기 국제 연합(27%), 이어 하마스와 파타가 참여하는 통일 정부(22%)가 뒤를 이었다.

가자 주민 하마스 치안 장악지지 8% 불과

가자 주민 중 전쟁 후 하마스가 치안을 장악하기를 원한다고 답한 비율은 8%에 불과했다. 이는 지난해 11%에서 줄어든 수치다.

치안 유지를 위해 가장 선호하는 선택지는 국제연합군(42%) 또는 팔레스타인 자치정부(PA) 보안군(40%)이었다.

국제연합군은 카타르(46%), 이집트(37%), 사우디아라비아(19%), UAE(19%), 요르단(17%), 미국(14%) 등 순이었다.

쿠슈너가 지난해 제시한 주민 이주 계획에 대해서는 주민의 3분의 1이 영구히 떠나고 싶어한다고 답했다(30%).

또 다른 3분의 1은 재건 기간 동안 귀환이 보장된다면 일시적으로 떠나겠다고 답했고(32%), 3분의 1이 조금 넘는 38%는 어떤 상황에서도 떠나지 않겠다고 답했다.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
button by close ad
button by close ad

블레어 전 英 총리, 트럼프에 “가자 주민들, 제2 두바이 꿈꿔” 조언

기사등록 2025/08/31 05:53:52 최초수정

이시간 뉴스

많이 본 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