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무부, '서울의 봄' 김오랑 중령 국가배상 항소 포기

기사등록 2025/08/28 17:17:07

최종수정 2025/08/28 17:23:13

반란군, 사인 왜곡…국가 3억 배상 판결

법무장관 "국가의 잘못 머리 숙여 사과"

영화 '서울의 봄'에서 배우 정해인이 연기한 오진호 소령은 12·12 사태 당시 전사한 고(故) 김오랑 중령을 모티브로 삼은 실존 인물이다. (사진=플러스엠엔터테인먼트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영화 '서울의 봄'에서 배우 정해인이 연기한 오진호 소령은 12·12 사태 당시 전사한 고(故) 김오랑 중령을 모티브로 삼은 실존 인물이다. (사진=플러스엠엔터테인먼트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서울=뉴시스]최서진 기자 = 정부가 12·12 군사반란 당시 신군부 총탄에 맞아 전사한 고(故) 김오랑 중령 유족들이 제기한 국가배상소송에 대한 항소를 포기했다.

정성호 법무부 장관은 28일 페이스북에 "국방부의 요청을 받아들여 항소 포기를 지휘했다"고 밝혔다.

앞서 서울중앙지법 민사911단독 유창훈 부장판사는 지난 12일 김 중령의 누나인 김쾌평씨 등 10명이 국가를 상대로 제기한 5억원대 손해배상 청구 소송에서 피고가 원고에게 3억원 상당을 배상해야 한다고 판결했다.

정 장관은 "이번 결정은 지난날 국가가 고(故) 김오랑 중령의 숭고한 죽음마저 '전사'가 아닌 '순직'으로 진실을 왜곡해온 중대한 과오를 바로잡기 위함이다"라고 전했다.

이어 "김오랑 중령의 고결한 군인정신은 지난 겨울 12·3 불법 비상계엄에 저항한 군인들과 시민들의 용기로 이어졌다"고 평가했다.

정 장관은 이번 항소 포기로 김 중령이 권력이 아닌 국민과 국가에 충성을 다한 참군인으로서 영원히 기억되고 합당한 예우를 받기를 바란다고도 했다.

정 장관은 "대한민국 법무행정을 맡은 법무부 장관으로서, 김오랑 중령의 충심과 희생을 깊이 기리며, 유족들께도 국가의 잘못에 대해 머리 숙여 깊이 사과드린다"고 전했다.

그러면서 "국민주권 정부는 우리 헌정사에서 다시는 내란과 같은 불의가 반복되지 않도록, 민주주의 국가로서 책무를 다해 나갈 것"이라고 덧붙였다.

김 중령은 영화 '서울의 봄'에서 배우 정해인이 연기한 오진호 소령(배역 이름)의 모티브가 된 실존 인물이다.

1979년 12·12 군사반란 당시 정병주 육군특전사령관 비서실장이었던 김 중령은 12월13일 새벽 12시10분경 정 사령관을 불법체포하기 위해 사령부에 난입한 반란군 측 병력과 교전하다 현장에서 숨졌다.

사건 직후 반란군과 관계공무원 등은 김 중령의 선제 사격에 정당 방위 차원에서 대응한 것이라고 사인을 왜곡했고, 격흔을 가리기 위해 총격 현장 벽에 합판을 붙이는 등 사망 현장을 고의적으로 훼손한 것으로 조사됐다.

영화 '서울의 봄'의 흥행으로 관심이 집중되자 유족 측은 김 중령의 사망 책임 뿐 아니라 사망 경위를 조작·은폐·왜곡한 책임을 국가에 묻겠다며 지난해 6월 이번 소송을 제기했다.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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법무부, '서울의 봄' 김오랑 중령 국가배상 항소 포기

기사등록 2025/08/28 17:17:07 최초수정 2025/08/28 17:23: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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