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형배 전 헌법재판소장 권한대행 첫 책
![[서울=뉴시스] '호의에 대하여' (사진=김영사 제공) 2025.08.28. photo@newsis.com *재판매 및 DB 금지](https://img1.newsis.com/2025/08/28/NISI20250828_0001928816_web.jpg?rnd=20250828102749)
[서울=뉴시스] '호의에 대하여' (사진=김영사 제공) 2025.08.28. [email protected] *재판매 및 DB 금지
[서울=뉴시스] 조기용 기자 = "평생 책 한 권 내는 것을 꿈꾸었던 저에게는 이 책의 발간이 큰 의미가 있음이 명백하지만, 여러분께는 어떠한 의미가 있을지 모르겠습니다. 이 책은, 비록 성공하지 못했지만 평균인의 삶에서 벗어나지 않고자 애썼던 어느 판사의 기록입니다."
2018년 4월 19일부터 2025년 4월 18일까지 7년간의 헌법재판관 임기를 마무리하고 퇴임한 문형배 전 헌법재판소장 권한대행이 첫 책을 출간했다. 제목은 '호의에 대하여'다.
책은 일상에 관한 생각, 독서일기, 사법부 게시판에 올렸던 글 등 총 3부로 구성됐다.
문 전 대행은 '독서광'으로 유명하다. 그의 블로그 '착한사람들을 위한 법 이야기'에 올린 글만 봐도 8할 이상이 독후감이다.
이 책은 문 전 대행이 블로그에 연재한 글을 발췌해서 편집했다. 그가 1998년 9월부터 2025년 8월까지 작성해 2006년 9월부터 개인 블로그에 올린 1500여 편 중 120편의 글을 선별했다.
문 전 대행은 책을 읽는 이유로 ▲무지(無智) 극복 ▲무경험 극복 ▲무소신 극복을 들었다. 대학 시절 남들과 비교하면 읽지 못한 고전이 많다는 것을 깨달았고, 판사로서 판결을 내리기 전 경험을 얻고 싶었고, 나서지 못하는 자신이 내성적인 성격이 아닌 소신이 없었기 때문이라고 자각한 결과다.
그러면서 "혼돈의 시기에 그나마 생존을 유지할 수 있는 것이 친구와 책 덕분이라 생각하니 이 글을 쓰는 감회가 남다르다"며 "모든 분들에게 책을 한번 읽어보시라는 말씀을 드리고 싶다"고 한다.
2부 '일독을 권한다'에 블로그에 올린 일부 독서 일기(독후감)를 싣고 "문학 독서가 재판에 지대한 영향을 준다"고 고백한다.
"판사는 많은 경험을 해야 하지만 여러 사정으로 제한적인 경험을 할 수밖에 없다. 문학이 그 대안이 될 수 있다. 문학은 보편적 진실을 추구하는 것이고, 재판은 구체적 진실을 추구하는 것이며, 양자는 서로를 필요로 하기 때문이다." (2부 '문학 속의 재판, 재판 속의 문학' 중)
문 전 대행이 창원지방법원 부장판사 재직 시절 유명한 판결 일화의 배경도 문학에 기인한다. 당시 피고인은 자신의 처지에 비관해 자살 목적으로 집을 방화한 혐의로 기소됐다. 문 전 대행은 선고 당일 피고인에게 '자살'을 열 번 외치게 하고, 듣는 사람은 '살자'로 들린다며 살아야 할 이유를 깨우쳐주며 '살아 있는 동안 해야 할 49가지' 책을 선물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는 단 한 번도 판사가 된 것을 후회하지 않는다고 고백한다. 1998년 부산구치소에서 복역 중인 기결수가 보낸 한 통의 편지에 "판사님을 실망시키지 않는 삶을 살도록 최선을 다해서 노력하겠습니다"에 적혀있었고, 이 편지는 그가 법원에 떠날 수 없게 만들었다고 한다.
이처럼 누군가에게 베푼 작은 호의가 한 사람의 인생을 바꿀 수 있다는 사실을 목도한 문 전 대행의 기록들이 책 곳곳에 녹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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