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평 남짓 공간…유일한 휴게공간은 작은 침대
학생 민원에 소음까지…휴게시간은 '무용지물'
명지대 측 "문제 인지…조만간 개선할 계획"
![[서울=뉴시스]최예진 인턴기자=서울 은평구 명지대 학생회관 1층 경비실 내 휴게공간. 1평 남짓한 공간에 근로공간과 함께 마련돼있다. 2025.08.26 photo@newsis.com *재판매 및 DB 금지](https://img1.newsis.com/2025/08/26/NISI20250826_0001927109_web.jpg?rnd=20250826151644)
[서울=뉴시스]최예진 인턴기자=서울 은평구 명지대 학생회관 1층 경비실 내 휴게공간. 1평 남짓한 공간에 근로공간과 함께 마련돼있다. 2025.08.26 [email protected] *재판매 및 DB 금지
[서울=뉴시스]이다솜 기자, 최예진 인턴기자 = 대학 내 용역 노동자에 대한 처우 문제가 심각한 사회 문제로 대두된 가운데 여전히 휴게공간을 보장받지 못하는 근로자들이 많은 것으로 나타났다.
26일 찾은 서울 은평구 명지대학교 학생회관 1층 경비실. 불과 1평 남짓한 공간에 근무 공간과 간이 휴게시설이 함께 자리하고 있었다.
경비실 안은 컴퓨터, 폐쇄회로(CC)TV 등 근무용 장비와 전자레인지, 침대가 뒤섞여 있었다. 성인 두 명이 들어가기조차 어려운 크기였다.
침대는 학생회관 경비원이 유일하게 쉴 수 있는 공간이다. 그러나 책상 옆에 붙어 있어 남성 성인이 눕기에는 턱없이 좁았다. 실제로 키 164㎝ 여성도 양팔을 뻗지 못한 채 몸을 접고 누워야 했다.
산업안전보건법은 모든 사업주에게 휴게시설 설치를 의무화하고 있다. 현행법상 휴게실은 목적 외 용도로 사용해서는 안 되며 이를 지키지 않을 경우 1000만원 이하의 과태료가 부과된다.
그럼에도 명지대 학생회관, 미래관, 국제관, 방목학술정보관의 경비실은 모두 책상 옆에 침대를 놓은 구조였다. 열악한 근무 환경에 있는 청소·경비 노동자의 휴게권 보장을 위해 2022년 법 개정으로 휴게시설 설치가 의무화됐지만 여전히 지켜지지 않고 있는 셈이다.
이 때문에 경비원들은 휴게 시간을 온전히 보장받기 어렵다. 휴게시간에는 경비 업무를 하지 않는 것이 원칙이지만, 경비실에서 쉬는 탓에 민원이나 호출이 오면 근무에 나설 수밖에 없다.
한 경비원은 "자정이 넘으면 학생증으로 출입해야 하는데, 미소지 학생들이 계속 인터폰을 눌러 휴식을 취하지 못한다"며 "새벽 휴게시간에는 인터폰 소리가 나지 않았으면 하는 바람"이라고 말했다.
![[서울=뉴시스]최예진 인턴기자=서울 은평구 명지대 국제관 1층에 위치한 경비실. 경비실 내 근로 공간과 휴게 공간이 함께 마련돼있다. 2025.08.26 photo@newsis.com *재판매 및 DB 금지](https://img1.newsis.com/2025/08/26/NISI20250826_0001927143_web.jpg?rnd=20250826153918)
[서울=뉴시스]최예진 인턴기자=서울 은평구 명지대 국제관 1층에 위치한 경비실. 경비실 내 근로 공간과 휴게 공간이 함께 마련돼있다. 2025.08.26 [email protected] *재판매 및 DB 금지
소음 문제도 심각하다. 학생회관 특성상 발자국 소리와 대화 소리가 그대로 경비실로 들어왔다. 특히 경비실은 소강당과 붙어 있어 공연이 열릴 때는 큰 소음에 무방비로 노출된다.
격일제로 근무하는 경비원들은 오전 0시부터 오전 4시까지 휴게 및 취침시간을 갖는다. 그러나 협소한 공간과 소음 탓에 대부분 제대로 잠을 이루지 못한다.
한 경비원은 "학생들이 경비실 앞을 걸어가며 큰 소리로 대화하면 바로 잠이 깬다"며 "경비원 대부분이 60~70대 고령층으로 한 번 잠이 깨면 뜬 눈으로 밤을 지새우는 경우가 많다"고 토로했다.
이어 "자리가 협소해 누워있기도 어렵고 잠에서 깨면 다시 근로 공간에 있는 셈이라 명목상 휴게시간이 지켜지지 않는 경우가 대부분"이라고 말했다.
또 다른 경비원도 "개강 후에는 새벽마다 인터폰이 울려 일주일에 2~3번은 잠에서 깬다"며 "반응이 없으면 학생들이 계속 눌러 결국 다시 잠을 못 이룬다"라고 했다.
명지대 역시 대부분의 대학과 마찬가지로 경비원을 용역업체에 하청하는 구조다. KT텔레캅이 경비원을 고용해 학교에 파견하는 방식이다.
경비원 처우 개선을 위해서는 학교와 용역업체 간 조율이 필수적이다. 실제로 경비실 공간은 학교가 제공하지만 냉·난방기와 정수기 등은 KT텔레캅이 설치한 것으로 알려졌다.
명지대 관계자는 뉴시스와의 통화에서 "해당 문제를 인지하고 있으며 법적 사안인 만큼 공간을 확보해 조속히 개선하겠다"며 "조만간 경비원 휴게실을 보완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KT텔레캅 관계자도 "별도의 휴게 공간을 만들기 위해 점진적으로 노력 중"이라며 "학교 측과 꾸준히 협의해 개선해 나가겠다"고 전했다.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