헝가리 정부 "송유관 공격 우크라, EU 가입 용납 못해"

기사등록 2025/08/26 15:37:28

최종수정 2025/08/26 16:30:24

우 "헝가리에 달려"…연관성 부인 안해

오르반 "EU가입 반대했다고 안보위협"

[블레넘궁=AP/뉴시스]헝가리 정부가 우크라이나군의 러시아 드루즈바 송유관 공격을 비판하며 우크라이나의 유럽연합(EU) 가입에 반대한다는 의사를 재확인했다고 러시아 언론이 전했다. 사진은 빅토르 오르반 총리가 지난해 7월18일(현지 시각) 영국 옥스포드셔 우드스톡 블레넘궁에서 열린 유럽정치공동체(EPC) 정상회의에 참석한 모습. 2025.08.26.
[블레넘궁=AP/뉴시스]헝가리 정부가 우크라이나군의 러시아 드루즈바 송유관 공격을 비판하며 우크라이나의 유럽연합(EU) 가입에 반대한다는 의사를 재확인했다고 러시아 언론이 전했다. 사진은 빅토르 오르반 총리가 지난해 7월18일(현지 시각) 영국 옥스포드셔 우드스톡 블레넘궁에서 열린 유럽정치공동체(EPC) 정상회의에 참석한 모습. 2025.08.26.

[서울=뉴시스] 김승민 기자 = 헝가리 정부가 우크라이나군의 러시아 드루즈바 송유관 공격을 비판하며 우크라이나의 유럽연합(EU) 가입에 반대한다는 의사를 재확인했다고 러시아 언론이 전했다.

타스통신, RT 등에 따르면 게르겔리 굴리아스 헝가리 총리비서실장은 25일(현지 시간) 브리핑을 통해 "공동체 회원국 에너지 안보를 위협하는 국가가 EU 회원국 지위를 얻는 것은 용납할 수 없다"고 밝혔다.

굴리아스 비서실장은 "우크라이나는 헝가리로 향하는 에너지 공급로를 공격하는 것을 중단해야 한다"며 "드루즈바 공격은 러시아가 아닌 EU 회원국에 피해를 입힌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헝가리는 우크라이나에 가장 많은 전기를 공급하는 국가이며, 우리가 없다면 우크라이나 에너지 안보는 보장되지 않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앞서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은 자국군의 러시아 드루즈바 송유관 공습이 헝가리의 우크라이나 EU 가입 반대와 무관치 않다는 입장을 시사했다.

그는 24일 "우크라이나는 항상 헝가리와의 '우정(friendship)'을 지지해왔고 이 '우정'의 존속 여부는 헝가리에 달려 있다"고 했는데, 표적 송유관 이름인 드루즈바가 러시아어로 '우정'이라는 뜻이다.

안드리 시비하 우크라이나 외무장관도 "헝가리 에너지 안보는 여러분 손에 달렸다"며 "다른 유럽 국가들처럼 에너지 다각화를 추진하고 러시아로부터 독립하시라"라며 부인하지 않았다.

이에 오르반 총리는 "이것은 공개적 위협이며, 우리가 그들의 EU 가입을 지지하지 않기 때문에 고의적으로 헝가리 에너지 안보를 위협했다는 고백"이라고 강하게 반발했다.

그러면서 "이것은 헝가리 국민들이 올바른 선택을 했다는 것을 보여준다"며 우크라이나 EU 가입 반대 입장을 고수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앞서 우크라이나군은 지난 13일, 18일, 22일 세 차례에 걸쳐 러시아 영토 내 드루즈바 송유관을 공습해 헝가리·슬로바키아에 대한 러시아 석유 수출을 일시 중단시켰다.

이에 오르반 총리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에게 항의 서한을 보냈고, 트럼프 대통령은 "이 얘기를 듣고 싶지 않다. 정말 화가 난다"는 답신을 보내기도 했다.

드루즈바 송유관은  러시아 탐보프주에서 우크라이나·벨라루스·폴란드를 거쳐 중유럽(체코·슬로바키아·헝가리)으로 향하는 4000㎞ 길이의 석유 수송 시설이다.

EU는 우크라이나 전쟁 발발 직후 러시아산 석유 수입 90% 감축을 발표하면서 중유럽의 대(對)러시아 에너지 의존도를 고려해 드루즈바는 예외로 뒀다.

중유럽 3개국 중 체코는 지난 4월 러시아산 원유 수입 중단을 선언했으나 헝가리와 슬로바키아는 여전히 높은 대러 의존도를 유지하고 있다.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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헝가리 정부 "송유관 공격 우크라, EU 가입 용납 못해"

기사등록 2025/08/26 15:37:28 최초수정 2025/08/26 16:30: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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