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가 아픈줄도 몰랐어요"…섬주민 생명구한 'AI의 기적'[빠정예진]

기사등록 2025/08/23 06:01:00

AI 기반 '메디바', 80대 주민 부정맥 이상 징후 포착

의료진 데이터 분석 후 이상 소견에 정밀검사 권유

수도권 병원으로 전원 후 시술…현재는 '건강 회복'

[서울=뉴시스] 21일 신안군 및 의료계에 따르면 전남 신안군 매화도에 사는 80대 주민이인공지능(AI) 기술로 심각한 질환을 발견해 생명을 구했다. 사진은 AI기반 의료기기 '메디바'를 사용하는 모습. (사진=신안군 제공) 2025.08.21. photo@newsis.com *재판매 및 DB 금지
[서울=뉴시스] 21일 신안군 및 의료계에 따르면 전남 신안군 매화도에 사는 80대 주민이인공지능(AI) 기술로 심각한 질환을 발견해 생명을 구했다. 사진은 AI기반 의료기기 '메디바'를 사용하는 모습. (사진=신안군 제공) 2025.08.21. [email protected] *재판매 및 DB 금지

[서울=뉴시스]송종호 기자 = 하루 네 차례 육지를 잇는 배가 오가는 작은 섬, 전남 신안군 매화도. 의료기관이라고는 작은 보건진료소 하나뿐인 이곳에서 지난 봄, 인공지능(AI)이 80대 주민의 생명을 구하는 일이 있었다.

지난 4월 매화도에 사는 김복순 씨는 평소처럼 보건진료소를 찾아 검진을 받았다. 진료소에는 AI 기반 의료기기 '메디바'가 설치돼 있었고, 주민들은 주기적으로 이곳을 찾아 혈압, 심전도 등을 확인했다.

그날도 김 씨의 심전도를 분석하던 메디바는 부정맥 이상 징후를 포착했고, 데이터는 기기 운영을 주관하는 광주 선한병원으로 전송됐다. 선한병원 의료진은 데이터를 검토한 결과 심실 조기 박동을 동반한 부정맥 소견을 확인했다. 의료진은 지체 없이 김 씨에게 정밀 검사를 권유했다. 곧바로 김 씨는 자녀와 함께 목포에 있는 한국병원을 찾았다.

한국병원에서 정밀 진단 결과 중증 대동맥판 역류 및 관상동맥 폐색증이라는 심각한 질환이 발견됐다. 의료AI 덕분에 숨어있던 질환을 발견한 순간이었다. 김 씨는 의료진의 신속한 조치에 따라 경기도 부천에 있는 세종병원으로 옮겨져 시술을 받았다. 시술을 마친 의료진은 김 씨에게 "앞으로 몇십 년은 더 건강하게 살 수 있다"라고 전했다.

현재 건강을 회복한 김 씨는 "기계가 심장이 나쁘다고 해서 반신반의했는데, 큰 병원에 가보니 진짜 병이 있었다"라며 "덕분에 큰일 날 뻔한 것을 막아준 병원과 보건소에 진심으로 감사하다"라고 말했다.

[서울=뉴시스] 21일 신안군에 따르면 신안군은 전국에서 섬이 가장 많은 지역으로 주민 대부분이 의료 기관 접근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사진은 매화도 청돌항의 모습. (사진=서해해경 아카이브) 2025.08.20. photo@newsis.com *재판매 및 DB 금지
[서울=뉴시스] 21일 신안군에 따르면 신안군은 전국에서 섬이 가장 많은 지역으로 주민 대부분이 의료 기관 접근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사진은 매화도 청돌항의 모습. (사진=서해해경 아카이브) 2025.08.20. [email protected] *재판매 및 DB 금지

신안군은 전국에서 섬이 가장 많은 지역으로, 주민 대부분이 의료 기관 접근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특히 고령자나 만성질환자의 경우 중증 질환으로 이어질 위험 요인을 조기 발견하는 일이 쉽지 않다.

신안군 관계자는 "섬에서는 환자가 발생하면 헬기 또는 배를 타고 나가야 하는데 이동하는 중에 골든타임이 끝날 수도 있는 위험이 있다"라고 말했다.

이러한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신안군은 한국보건산업진흥원의 ‘의료 취약지역 비대면 의료서비스 실증사업’에 참여했다. 이를 통해 광주 선한병원과 협력해 5개 보건진료소(매화도, 병풍도, 다물도, 대둔도, 당사도)에 AI 기반 의료기기 ‘메디바’를 도입했다. '메디바'는 광주 선한병원이 국가에서 사업비를 받아 개발을 주도한 의료AI이다. 

'메디바'는 주민들의 혈압, 심전도, 혈당 등 6가지 건강 지표를 정기적으로 관리하고, 이상 징후가 발견되면 병원 의료진에게 데이터를 자동 연계한다.



이번 사례는 '의료AI'가 의료 사각지대를 뚫고 사람의 생명을 구할 수 있음을 입증했다. 선한병원 관계자는 "의료AI를 적극적으로 도입한 결과 첨단기술, 의료진이 결합해 의료 사각지대의 한계를 극복한 사례"라며 "현재도 뷰노 등 다른 의료AI 솔루션을 활용해 1차 판독에 도움을 받고 있다"라고 설명했다.

의료AI를 직접 경험한 섬 주민들과 지자체도 AI가 의료 사각지대 해결에 도움이 될 것으로 보고 있다.

신안군 보건소 관계자는 "이번 사례는 AI 기술이 의료 취약 지역 주민의 생명을 구하고 의료 사각지대를 해소하는 데 실질적인 기여를 할 수 있음을 보여준다"라며 "앞으로도 디지털 헬스케어 시스템을 확대해 더 많은 섬 주민이 안정적인 의료서비스를 받을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라고 밝혔다.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
button by close ad
button by close ad

"제가 아픈줄도 몰랐어요"…섬주민 생명구한 'AI의 기적'[빠정예진]

기사등록 2025/08/23 06:01:00 최초수정

이시간 뉴스

많이 본 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