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토부, 안성 고속도로 교량 붕괴사고 조사 결과 발표
용접 편의 위해 스크류잭 120개 중 72개 임의로 해체
전도 방지 와이어·버팀목도 제거 장면도 CCTV에 담겨
"발주청·시공사 관리·감독 부실 여부 경찰 조사"
국토부 "추가 정밀 안전 점검 후 공사 재개"
![[안성=뉴시스] 김금보 기자 = 25일 경기도 안성시 서운면 산평리 서울세종고속도로 천안~안성 구간 연결공사 교량 작업 중 교량을 떠받치던 50m 철구조물이 무너져 내려 작업 중이던 인부들이 숨지거나 다쳤다. 2025.02.25. kgb@newsis.com](https://img1.newsis.com/2025/02/25/NISI20250225_0020713241_web.jpg?rnd=20250225151104)
[안성=뉴시스] 김금보 기자 = 25일 경기도 안성시 서운면 산평리 서울세종고속도로 천안~안성 구간 연결공사 교량 작업 중 교량을 떠받치던 50m 철구조물이 무너져 내려 작업 중이던 인부들이 숨지거나 다쳤다. 2025.02.25. [email protected]
[세종=뉴시스]정진형 기자 = 세종~안성 고속도로 교량 붕괴 사고와 관련해 거더(Girder)의 넘어짐(전도)을 막기 위해 설치한 스크류잭을 별다른 조치 없이 작업 편의를 이유로 제거한 게 사고 원인으로 드러났다.
더욱이 현장소장과 운전자가 자리를 비운 가운데 거더 설치 장비인 빔 런처를 안전 기준에 맞지 않게 조작해 교량이 붕괴한 것으로 밝혀졌다.
국토교통부 건설사고조사위원회(사조위)는 19일 세종~안성 고속도로 붕괴 사고 조사 결과 발표를 통해 이같이 밝혔다.
스크류잭 120개 중 72개 제거…"하도급사 임의"
사조위 조사 결과 ▲전도방지시설(스크류잭 등)의 임의 제거 ▲안전인증 기준을 위반한 빔런처 후방이동 등이 주요 사고 원인으로 지목됐다.

거더란 교각에 상판을 올리기 위해 놓는 보로, 공사 당시 50~55m 길이의 거더가 현장에 설치됐다. 거더 설치 후 하도급사는 용접 작업 편의를 위해 스크류잭 120개 중 72개(60%)를 임의로 해체하고 전도 방지 와이어와 버팀목도 제거했다. 남아있던 스크류잭은 44개로, 임의 해체한 72개 외에도 추가로 4개가 파손되거나 탈락된 것으로 파악됐다.
전도 방지 시설은 가로보를 타설하고 양생하는 등의 안정화 작업 후 해체를 해야 한다. 하지만 이런 작업 없이 스크류잭을 해체한 게 사고의 결정적 원인이 됐다는 게 사조위의 설명이다. 시공사는 하도급사의 스크류잭 해체 여부를 파악하지 못한 것으로 나타났다.
오흥섭 사조위원장(경상국립대 교수)은 "스크류잭의 임의 제거는 청문 조사에서 확인했고 현대엔지니어링이 관리하는 폐쇄회로(CC)TV에도 제거 장면이 찍혀 있었다"며 "하수급사(하도급사) 현장소장이 스크류잭 제거를 지시했다고 한다"고 말했다.
![[안성=뉴시스] 김금보 기자 = 25일 경기도 안성시 서운면 산평리 서울세종고속도로 천안~안성 구간 연결공사 교량 작업 중 교량을 떠받치던 50m 철구조물이 무너져 내려 작업 중이던 인부들이 숨지거나 다쳤다. 2025.02.25. kgb@newsis.com](https://img1.newsis.com/2025/02/25/NISI20250225_0020713214_web.jpg?rnd=20250225150820)
[안성=뉴시스] 김금보 기자 = 25일 경기도 안성시 서운면 산평리 서울세종고속도로 천안~안성 구간 연결공사 교량 작업 중 교량을 떠받치던 50m 철구조물이 무너져 내려 작업 중이던 인부들이 숨지거나 다쳤다. 2025.02.25. [email protected]
런처 후방이동에 붕괴…현장소장 자리 비워
아울러 하도급사가 시공계획에 제시한 런처 운전자와 작업일지상 사고 당일 운전자가 달랐고, 이 운전자는 다른 크레인 조종을 위해 현장을 이탈한 사실도 드러났다.
런처 조종사뿐만 아니라 현장소장이 사고 당시 자리를 비운 상태에서 신고되지 않은 기술자가 장비를 조작해 런처를 후방으로 이동시켰다. 이로 인해 런처 지지대가 들뜨면서 무게를 이기지 못하고 하부 거더에 비틀림이 발생해 거더가 넘어지면서 붕괴로 이어졌다.
사조위의 구조해석 결과 동일한 하중 조건에서 스크류잭이 모두 설치되면 거더는 넘어지지 않는다. 특히 사고 현장처럼 내진성능이 우수한 양방향 면진받침 위해 거더를 직접 거치한 상태에서 임시 받침을 제거하면 넘어짐에 매우 취약해지는 것으로 확인됐다.
발주청·시공사 관리·감독 부실 "경찰 조사"
런처 후방이동 작업 등 법령을 위반한 내용의 안전관리계획서를 도로공사가 승인했고, 시공사와 무관한 제3자가 아닌 하도급사 소속 기술사가 가설 구조물의 구조 안전성을 자체 확인하는 등 전문가 검토도 미흡했다.
도로공사는 자체 매뉴얼을 통해 시공사에게 가설 구조물의 상시 검측을 맡겨 건설사업관리 업무에도 소홀했다.
오 위원장은 "런처 장비는 전방으로 끝까지 가서 해체한 후 다시 진입하는 게 원칙이나 런처 작업장이 설치된 포천 방향과 달리 세종 방향은 해체 후 접근이 불가능한 여건이어서 후방 이동을 할 수밖에 없는 구조였다"며 "후방 이동시 런처 안전성에 대해 시공사와 발주청이 파악할 수 있었는지는 경찰 조사로 밝혀야 할 부분"이라고 전했다.
![[안성=뉴시스] 김금보 기자 = 25일 경기도 안성시 서운면 산평리 서울세종고속도로 천안~안성 구간 연결공사 교량 작업 중 교량을 떠받치던 50m 철구조물이 무너져 내려 작업 중이던 인부들이 숨지거나 다쳤다. 2025.02.25. kgb@newsis.com](https://img1.newsis.com/2025/02/25/NISI20250225_0020713200_web.jpg?rnd=20250225150937)
[안성=뉴시스] 김금보 기자 = 25일 경기도 안성시 서운면 산평리 서울세종고속도로 천안~안성 구간 연결공사 교량 작업 중 교량을 떠받치던 50m 철구조물이 무너져 내려 작업 중이던 인부들이 숨지거나 다쳤다. 2025.02.25. [email protected]
국토부 "추가 정밀 안전 점검 후 공사 재개"
이와 관련, 김태병 국토부 기술안전정책관은 "세종~안성 현장은 원래 2026년 말에 개통할 예정이었으나 사고 조사를 토대로 추가 정밀 안전점검을 거칠 예정"이라며 "공사 재개 시기는 교각과 교대에 대한 추가 점검 결과가 나온 뒤 고용노동부 등 관계부처 협의를 거쳐 결정할 것"이라고 말했다.
오 위원장은 "사고조사 결과를 정리·보완해 이달 중 국토교통부에 최종보고서를 제출할 예정"이라며 "다시는 안타까운 사고가 발생하지 않도록 국토부 등 관계기관의 조속한 제도개선이 이뤄지길 바란다"고 밝혔다.
세종~안성고속도로 9공구는 총 길이 4.1㎞ 구간으로 총 사업비 2573억원 규모다. 시공사는 현대엔지니어링(주간사)과 호반산업이며, 하도급은 장헌산업 등 27개사가 참여했다. 현재 공정률은 59%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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