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느려도, 달라도 괜찮아"…복지 사각지대 밝힌 '이 회사'[같이의 가치]

[서울=뉴시스]강은정 기자 = '빠름'과 '우월'이 미덕인 시대, '느림'과 '미흡'은 환영받지 못한다. 우리 주변엔 남들보다 느리지만 자신의 삶을 살아가는 '경계선 지능인(느린 학습자)' 700만명이 있다.

경계선 지능인은 지능지수(IQ)가 지적 장애인과 비장애인 사이인 71~84구간에 분포하는 사람들로 전체 인구의 13.6%로 추정된다. 경계선 지능으로 진단되더라도 조기에 지원을 해주면 지능이 평균 범주까지 발달할 수 있는 희망이 있다. 하지만 지원법은 전무하고 장애인복지법상 지적 장애(IQ 70 이하)에 해당하지 않아 관련 도움조차 받을 수 없는 것이 슬픈 현실이다.
 
18일 대교에듀캠프(대교)에 따르면 대교는 2014년부터 경계선 지능인 지원사업을 이어오고 있다.  시작은 대교 드림멘토가 참여한 서울시 SIB(성과보상사업)였다. 당시 대교의 '경계선 지능 아동 정서인지 멘토링 사업'에 참여한 아동 74%가 지능이 향상되는 성과를 거뒀다. 이는 대교가 경계선 지능인 지원 사업에 눈을 뜨는 계기가 됐다.

'배움 이상의 가치를 제공하는 세상에서 가장 큰 학교'가 되겠다는 대교가 경계선 지능인들을 보고만 있을 리 없었다. 대교 드림멘토는 2021년 국내 교육 기업 최초로 경계선 지능 아동·청소년을 위한 학습 및 심리 상담 프로그램 '마이페이스'를 선보였다.

마이페이스의 인지워크북 교재는 연구를 통해 효과성을 검증받기도 했다. 김동일 서울대 교육학과 교수의 연구팀과 공동으로 진행한 조사 결과에 따르면 2개월간 학습 후 대상 아동의 인지 능력 점수는 평균 72점에서 90점으로, 기초학습능력 향상도는 49.6%에서 53.5%로 좋아졌다.

마이페이스 출시는 대교가 경계선 지능인을 위한 지원을 청년까지 넓히는 기폭제가 됐다. 경계선 지능 아동·청소년은 성인이 돼서도 사회생활, 취업 등 다방면에서 어려움을 겪는 경우가 많기 때문이다.

대교는 2022년 경계선 지능 청년을 지원하기 위한 드림멘토상담센터 개소를 시작으로 이들의 직무능력향상 프로그램 개발에 착수했다. 부단한 노력 끝에 경계선 지능 청년에 실무 교육과 자립 훈련을 제공하는 '청청 프로그램'이 탄생했다. 청청 프로그램은 마음 회복 상담, 대인기술 향상, 직무 역량 강화 등 취업을 앞둔 경계선 지능 청년들에게 꼭 필요한 교육들로 채워졌다.

경계선 지능 청년을 돕겠다는 대교의 진심은 지방자치단체(지자체)들과 업무 협약을 통해 구체화되는 중이다. 대교는 지난 4일 부산사회서비스원과 경계선 지능 청년 자립 응원 사업을 공동 추진하고 다양한 사회성 및 직무 프로그램을 제공하기로 했다.

홍혜선 드림멘토 상담센터 팀장은 "처음에는 자신감 없어 보이던 아동과 청년들이 자신의 가능성을 발견하고 사회 구성원으로 성장하는 모습을 볼 때 가장 큰 성취감을 느낀다. 그동안의 노력이 헛되지 않았음을 실감한다"고 말했다.

경계선 지능인을 돕기 위한 대교의 노력은 벅찬 감동으로 돌아오고 있다.

무기력과 우울감을 느끼고 있던 경계선 지능 아동 A군(12)을 위해 드림멘토는 일상에서 사소한 성공 경험을 느끼게 했고 어머니에 대한 양육 상담도 병행했다. 6개월 뒤 A군은 거짓말처럼 경계선 지능 범주에서 벗어났고 프로그램을 행복하게 마칠 수 있었다.

경계선 지능 청년 프로그램에 참여한 B씨는 행동이 다소 느렸지만 자신에게 주어진 일은 끝까지 책임졌다. 성실함과 꾸준함을 눈여겨본 드림멘토는 B씨의 성향을 파악해 한 기업에 후원 인턴으로 그를 추천했다. 그 결과 B씨는 번듯한 직장인이 됐다.

대교 드림멘토는 경계선 지능인을 위한 생애주기별 맞춤 콘텐츠를 지속해서 개발하고 지자체·교육청과 협력해 도서 산간까지 서비스를 확장할 계획이다.

대교 관계자는 "경제적·사회적 이유로 지원에서 소외되거나 정서적 어려움을 느끼는 아이들과 청년들이 꿈을 펼치고 올바른 사회 구성원으로 성장할 수 있도록 지원을 멈추지 않을 예정이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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