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찰은 전문성 부족…수사 공백 우려"
![[서울=뉴시스] 정부와 더불어민주당이 구상하는 수사기관 개혁안 (그래픽=안지혜 기자) hokma@newsis.com](https://img1.newsis.com/2025/06/13/NISI20250613_0001866454_web.jpg?rnd=202506131004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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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시스] 사회부 사건팀 = 이재명 정부가 검찰청을 폐지해 수사권을 완전 박탈하는 검찰 개혁을 공식화했다. 시민들은 개혁 필요성에 공감하면서도 경찰 수사권 확대에 우려의 의견을 나타냈다.
국정기획위원회는 전날 청와대 영빈관에서 국민보고대회를 열고 "표적수사 등으로 권한을 남용해 온 검찰청을 폐지하겠다"고 밝혔다. 검찰청을 폐지하고, 수사권은 중대범죄수사청에 넘기고 기소권은 공소청에 넘겨 수사와 기소를 완전 분리하겠단 것이다.
향후 수사는 경찰과 중대범죄수사청,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가 나눠 맡게 된다. 수사기관 간 권한 조율을 위해 국무총리실 산하에 국가수사위원회를 신설하는 안도 여당에서 발의됐다.
시민들은 검찰 개혁에 찬성하는 목소리를 냈다. 서울 영등포구에 거주하는 백모(36)씨는 "검찰이 그동안 정권 입맛대로 수사해왔던 게 있으니 개혁은 필요하다고 생각한다. 지금 특검이 수사하는 김건희 여사 비리도 원래 검찰에서 수사했는데 아무 것도 안 나오지 않았냐"며 "검찰청을 폐지하는 게 과하다고 생각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경기도 수원시에 거주하는 직장인 이모(30)씨는 "검찰 수사권 전면 박탈만이 능사는 아니지만 검찰 정권이라 불리는 윤석열 정권의 종국적 방향성을 보면 수사권을 모두 경찰로 이관하고 검찰은 공소 유지권을 갖도록 하는 수사구조 개혁이 필요해 보인다"며 "경찰 권한의 비대화가 우려되는 만큼 수사를 통제할 수 있는 제도와 기구를 마련하는 과정이 수반된다면 결과를 기대해볼 가치가 있다"고 밝혔다.
취업준비생 박은서(29)씨는 "(검찰 개혁이) 이뤄지면 좋지 않을까"라면서도 "너무 정치인들 중심으로 논의가 진행되니까 일개 국민으로서 '개혁하면 좋은 게 뭔가'라는 생각은 든다. 본격적으로 진행되면 왜 국민들한테 필요한 작업인지 실질적으로 느껴지게 더 설명해주면 좋겠다"고 했다.
반면 다른 측 시민들은 경찰 수사 기간이 길어지고 수사 공백이 생길 수 있다고 우려했다.
서울 마포구에 사는 김모(26)씨는 "피해자로서 경찰 조사를 받아본 적 있다. 법을 잘 몰라서 담당 수사관한테 물어봤는데 '자기도 모른다'는 불성실한 답변을 받았다"며 "이런 사례가 주변에서 자꾸 보인다. 경찰도 법적 지식을 가진 집단이지만 검찰이 더 엄격한 (채용)과정을 거쳤다고 생각한다. 막상 피해 당사자가 되면 그냥 많이 알고 유능한 사람을 찾게 된다. 경찰 수사권이 적당히 커졌으면 좋겠다. 특히 수사 종결권이 경찰한테 간 후 업무가 과중돼서 피해자한테 신경을 훨씬 덜 쓰는 느낌을 받는다"고 밝혔다.
경기도 파주시에 거주하는 자영업자 조민형(58세)씨도 "사기 같은 복잡한 범죄는 경찰이 제대로 응대도 안 해주고 수사도 엉망이라던데 어떻게 믿고 맡기라는 건지 모르겠다"며 "우리 동네 이웃이 싸움 중에 폭행 당한 것도 일처리가 2, 3달 밀렸다고 들었는데 수사 기소가 분리돼서 경찰이 다 하면 그게 제대로 돌아가겠나. 서민들만 불쌍하게 된 거지"라고 비판했다.
직장인 이석준(30)씨는 "사회 전반에 큰 변화를 일으키는 만큼 국민 여론을 잘 모아서 신중하게 접근해야 할 문제"라며 "정치적 논란으로 비화한다면 안 하느니만 못한 것 아닌가 싶다. 장기적으로는 수사와 기소를 분리하는 것이 좋은 방향이라고 생각하지만 단기적으로 봤을 때 공백이 생기지는 않을지 우려되는 것은 사실"이라고 지적했다.
민주당 정부 집권 때마다 반복되는 '검찰 개혁'에 피로감을 호소하는 목소리도 나왔다.
직장인 지모(31)씨는 "검찰 개혁은 관심이 많지 않다"며 "처음 문재인 정부에서 개혁 얘기가 나왔을 때만 하더라도 이제 뭔가 바뀌는구나 하는 기대감이 있었다. 그런데 이후 윤석열, 이재명 정권 입맛따라 방향성이 뒤집히는 것을 보면서 있던 관심도 사라졌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권력기관을 왜 자꾸 더 만드는지 모르겠다. 자기들끼리 싸운다고 힘 빼는 것 아니냐"고 일갈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