옥탄올·아크릴산·점착제 생산 종료…가소제·촉매만 남게 돼
"화학업계 자생력 강화 위해 산업용 전기요금 인하 절실"
나주시, 40년 인연 강조 '배터리 등 신사업 유치' 제안

LG화학 나주공장 전경. (사진=뉴시스DB) 2017.09.28 [email protected]
[나주=뉴시스]이창우 기자 = 전남 나주시와 40여 년 역사를 함께 해온 LG화학 나주공장도 석유화학 업계에 거세게 몰아친 불황의 파고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12일 국내 화학업계에 따르면 LG화학이 사업 효율화를 위해 나주공장 내 연간 생산 2만t 규모의 스타이렌 아크릴레이트 라텍스(SAL) 생산설비를 충남 대산공장으로 이전할 예정으로 전해졌다.
SAL은 산업용·건축용 접착제와 코팅제의 핵심 원료다.
앞서 LG화학 나주공장은 알코올·가소제·아크릴산·점착제·촉매 등 5개 생산라인을 유지하고 있었다.
하지만 중국산 저가 제품에 밀려 2023년 12월 아크릴산 생산 중단을 시작으로 2024년 12월 알코올 생산 중단, 내년에 예정된 점착제 생산 중단까지 이어지면 '가소제'와 '촉매'(석유화학 제품 만드는 중간 매개체로 자체 필요시 만 생산) 생산라인 2개만 남게 된다.
하지만 2개 생산라인도 지속되는 중국산 저가품 공격에 언제까지 견뎌 낼 수 있을지 장담할 수 없는 상황이다.
이 때문에 LG화학 나주공장을 비롯한 화학업계는 자생력 강화를 위해 가장 시급한 지원 방안으로 최근 2년 새 급등한 산업용 전기요금 인하 필요성을 호소하고 있다.
전남지역 화학업계 관계자는 "정부가 빠르면 이달 말 또는 늦어도 다음달 안으로 '석유화학산업 경쟁력 강화 방안' 후속 대책을 발표할 것으로 예상된다"며 "여러 가지 지원책이 나오겠지만 화학업계만이라도 산업용 전기요금을 차등 적용해 주는 것이 가장 현실적인 지원 방안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실제 산업용 전기요금은 지난해 10월24일부터 평균 9.7% 인상됐다.
대기업 등 대용량 전력 사용 기업은 10.2%, 중소기업 등은 약 5.2% 인상됐다.
무엇보다 2022~2024년 산업용 전기 요금은 가정용·일반용 요금 인상의 2배 수준으로 가파르게 오르면서 기업들이 어려움을 호소하고 있다.
전기 민감 산업으로 분류되는 화학 업계 설문 조사에선 2024년 전기요금이 2022년 대비 평균 36.4% 상승했고, 기업의 매출 대비 전기요금 비중은 7.5%에서 10.7%로 증가해 경쟁력이 크게 떨어지고 있다는 우려의 목소리가 나왔다.
한편 나주시는 지난해 7월4일 윤병태 나주시장이 LG그룹 본사를 방문해 나주공장 신사업 유치를 통한 상생발전 방안을 제안했었다.
당시 윤 시장은 '배터리 등 신사업 유치' 제안이 담긴 서한문을 정종은 LG화학 상무(국내 대외협력 담당)를 만나 직접 전달하고 "전 세계적인 탄소중립, 에너지 전환 등에 따라 전기차 시장의 지속적인 성장세가 예상되고, 사용 후 배터리 산업 활성화를 위해 나주의 산업기반 강점과 LG그룹의 경험·기술력을 결합할 수 있는 방안을 함께 고민했으면 한다"며 배터리 생산라인 구축을 공식 제안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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