슈트라우스로 물든 밤…한여름 클래식의 향연 '예술의전당 국제음악제'[객석에서]

기사등록 2025/08/06 08:10:00

'2025 예술의전당 국제음악제'개막…10일까지 총16회 공연

로렌스 르네스, SAC 페스티벌 오케스트라와 슈트라우스 갈라

'지휘의 정석' 보여준 거장 르네스…음악제 폐막 공연도 지휘

[서울=뉴시스] '로렌스 르네스 with SAC 페스티벌 오케스트라' 오프닝 콘서트. (사진=예술의전당 제공) 2025.08.06. photo@newsis.com *재판매 및 DB 금지
[서울=뉴시스] '로렌스 르네스 with SAC 페스티벌 오케스트라' 오프닝 콘서트. (사진=예술의전당 제공) 2025.08.06. [email protected] *재판매 및 DB 금지

[서울=뉴시스] 조기용 기자 = '2025 예술의전당 국제음악제'가 막을 올렸다. 개막공연은 '로렌스 르네스 with SAC 페스티벌 오케스트라' 오프닝 콘서트가 장식했다.

개막 무대를 지휘한 네덜란드-몰타 출신의 세계적인 지휘자 로렌스 르네스(55)는 오페라와 교향악 두 분야 모두에서 뛰어난 음악성을 인정받아 오랜 기간 스웨덴 왕립오페라 음악감독을 역임한 베테랑이다. 음악감독 이전에는 네덜란드 로열 콘세르트허바우 오케스트라부터 최근 왕립 스코틀랜드 오케스트라, BBC 교향악단 등 세계 유수의 오케스트라를 지휘한 이력을 보유하고 있다.

음악제의 문을 연 SAC 페스티벌 오케스트라는 지난 2021년 창단 이래, 매년 여름 열리는 예술의전당 국제음악제의 개막과 폐막 무대를 맡고 있다. 올해 SAC 페스티벌 오케스트라는 런던심포니 종신 단원 임채문(더블베이스), 2014 파블로 카잘스 콩쿠르 우승의 문태국(첼로), 뮌헨필하모닉 수석 알렉상드르 바티(트럼펫), 함부르크 NDR 엘프필하모닉 수석 한여진(플루트) 등 국제 콩쿠르 우승자를 비롯해 해외 유수의 오케스트라에서 활약 중인 연주자들이 다수 참여했다.

이들은 R. 슈트라우스의 작품을 연주했다. 화려한 관현악의 매력과 진수(珍秀)를 충분히 느낄 수 있는 무대였다. 슈트라우스의 초기작인 '돈 후안'으로 포문을 열었다. 슈트라우스는 리스트의 교향시를 계속해서 작곡했는데 '돈 후안'이 첫 작품이다.
[서울=뉴시스] '로렌스 르네스 with SAC 페스티벌 오케스트라' 오프닝 콘서트. (사진=예술의전당 제공) 2025.08.06. photo@newsis.com *재판매 및 DB 금지
[서울=뉴시스] '로렌스 르네스 with SAC 페스티벌 오케스트라' 오프닝 콘서트. (사진=예술의전당 제공) 2025.08.06. [email protected] *재판매 및 DB 금지

이날 공연의 주인공은 단연 르네스였다.

그는 마치 음악과 한 몸이 된 듯 온몸을 바친 지휘를 펼쳤다. 부드러운 선율을 주문할 때는 마치 음을 형상화하듯 손을 가슴에 감싸는가 하면 통통 튀는 움직임과 지휘봉이 쉴 새 없이 움직이며 강한 템포를 이끌었다.

오케스트라 단원들은 르네스의 손끝을 주시했고, 르네스는 이따금씩 미소를 띠며 그들과 대화했다.

이들의 혼연일체된 호흡에 급작스러운 전환 탓에 까다롭기로 유명한 슈트라우스의 작품이 이질적이지 않게 자연스럽게 흘렀다. 그는 이번 음악제의 폐막 무대도 책임진다.

제1바이올린 악장 이지혜도 돋보였다. 그는 독일 바이에른 방송교향악단의 제2바이올린 악장을 역임하고, 현재는 한국예술종합학교 음악원 기악과 교수로 재직 중이다. 2부 슈트라우스의 '영웅의 생애'에서 펼친 그의 솔로 연주만으로 무대는 현(絃)의 울림으로 가득 찼다.

2부의 또 다른 볼거리는 트럼펫이었다. 4장 '영웅의 전장'에서 연주자가 돌연 무대를 떠나더니, 무대 밖에서 들리는 트럼펫 소리는 시작을 알리는 듯한 느낌을 연출했다. 이 외에도 톡톡 튀는 플루트, 멜로디 전반을 책임지는 클라리넷, 묵직한 소리로 작품의 분위기를 잡는 호른 등 각기 다른 개성을 뽐냈다.
[서울=뉴시스] '로렌스 르네스 with SAC 페스티벌 오케스트라' 오프닝 콘서트. (사진=예술의전당 제공) 2025.08.06. photo@newsis.com *재판매 및 DB 금지
[서울=뉴시스] '로렌스 르네스 with SAC 페스티벌 오케스트라' 오프닝 콘서트. (사진=예술의전당 제공) 2025.08.06. [email protected] *재판매 및 DB 금지

오케스트라를 압도한 르네스는 곡이 끝난 후에는 모든 공(功)을 단원에게 돌렸다. 단원 한 명 한명을 지목하며 연주에 대한 감사와 존중을 보였고, 관객도 환호와 기립박수로 화답했다.

앙코르곡 브람스의 '헝가리 무곡 제5번'으로 공연은 끝을 맺었다.

2021년 한국공연예술경영협회와 함께 국내 클래식계의 발전과 상생을 위해 처음으로 선보인 '여름음악축제'는 올해로 5회째를 맞이했다. 이번 음악제는 오는 10일까지 총 6일간 이어진다. 개막공연을 포함한 11회의 초청공연과 5팀의 공모 연주 등 총 16회의 다양한 무대가 준비됐다.

주요 공연으로는 6일 '지난드레아 노세다 & 클라라 주미 강 with 미국 내셔널 유스 오케스트라', 8일 피아니스트 김세현이 무대에 올라 모차르트, 포레, 쇼팽 등의 작품으로 구성된 리사이틀을 선보인다. 올해 롱-티보 국제 콩쿠르를 우승한 젊은 연주가의 화려한 무대가 기대되는 부분이다.

폐막일인 10일에는 르네스와 SAC 페스티벌 오케스트라가 다시 합을 맞춘다. 이날 피아니스트 얀 리시에츠키가 협연해 베토벤의 '피아노 협주곡 제3번 C단조'와 말러의 '교향곡 제1번 D장조'를 연주한다.
[서울=뉴시스] '2025 예술의전당 국제음악제' 초청 공연 포스터. (사진=예술의전당 제공) 2025.07.07. photo@newsis.com *재판매 및 DB 금지
[서울=뉴시스] '2025 예술의전당 국제음악제' 초청 공연 포스터. (사진=예술의전당 제공) 2025.07.07. [email protected] *재판매 및 DB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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슈트라우스로 물든 밤…한여름 클래식의 향연 '예술의전당 국제음악제'[객석에서]

기사등록 2025/08/06 08:10:00 최초수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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