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럽은 손 놓고 있다"…EU 2인자, 가자 위기 외면에 작심 비판

기사등록 2025/07/31 01:31:33

EU, 이스라엘 첫 제재 시도 무산…"집행위 내부 교착"

[베이징=AP/뉴시스] 테레사 리베라 유럽연합(EU) 수석 부집행위원장이 지난 14일(현지 시간) 중국 베이징에서 열린 기자회견에서 발언하고 있다. 2025.07.31.
[베이징=AP/뉴시스] 테레사 리베라 유럽연합(EU) 수석 부집행위원장이 지난 14일(현지 시간) 중국 베이징에서 열린 기자회견에서 발언하고 있다. 2025.07.31.

[서울=뉴시스]임철휘 기자 = 유럽연합(EU) 집행위원회의 서열 2위인 테레사 리베라 수석 부집행위원장이 가자지구의 인도주의 위기에 대해 EU가 아무런 조치를 취하지 않고 있다며 집행위와 회원국들을 강하게 비판했다.

리베라 부집행위원장은 30일(현지 시간) 스페인 카데나 세르 라디오 방송에 출연해 "역사상 최악의 인도주의적 스캔들 중 하나가 전개되고 있음에도 EU는 손을 놓고 있다"며 "역사는 결코 외면하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그는 수개월 동안 우르줄라 폰 데어 라이엔 집행위원장에게 보다 단호한 대응을 요구해왔다며 "위원장이 앞장서 대응을 이끌어주길 바랐지만, 그런 모습은 보이지 않았다"고 비판했다.

집행위 내부 분위기에 대해서도 쓴소리를 이어갔다.

그는 "동료 위원들 역시 이 문제에 대해 완전히 교착 상태에 빠져 있다"며 가자 전쟁을 둘러싼 EU 회원국 간의 분열이 집행위원회 내에서도 그대로 드러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집행위는 각국의 감수성을 반영하는 구조"라며 "제도적으로는 EU 전체의 이익을 대표해야 하지만, 현실은 각자의 문화적 배경과 신념이 개입된 방식으로 운영되고 있다"고 꼬집었다.

그는 특히 이스라엘에 대한 EU의 사실상 첫 제재 시도로 평가된 '연구기금 중단' 조치가 회원국 간 합의 실패로 무산된 점을 언급하며 EU가 얼마나 분열돼 있는지를 보여주는 사례라고 지적했다.

EU 집행위원회는 지난 28일 이스라엘의 EU 연구·혁신 프로그램인 '호라이즌 유럽(Horizon Europe)' 참여 자격을 부분적으로 제한하는 방안을 회원국들에 제안했다.

이스라엘은 해당 프로그램의 준회원국으로, EU 예산이 투입되는 연구 과제에 참여할 수 있다.

그러나 이 조치가 시행되기 위해서는 EU 전체 인구의 65% 이상을 대표하는 15개 회원국 이상의 찬성이 필요하다.

전날 열린 회원국 대사급 회의에서는 독일과 이탈리아가 제안서에 대한 추가 검토가 필요하다는 입장을 밝히면서 표결 요건을 충족하지 못했다.

그는 'EU-이스라엘 협력 협정'의 전면 중단이나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에 대한 제재와 같은 조치에 대해서도 "(집행위 내에서) 어떠한 합의도 존재하지 않는다"고 밝혔다.

폴리티코 유럽판에 따르면 리베라 부집행위원장은 스페인 출신으로 EU 내에서 이스라엘의 가자지구 군사작전에 대해 가장 강하게 비판해온 인사 중 한 명이다.

그는 지난해 스페인이 팔레스타인 국가를 공식 승인했을 당시 스페인 부총리를 지냈다.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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