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태원 참사 1000일 추모…유족·시민 "끝까지 진상규명"

기사등록 2025/07/24 21:16:36

최종수정 2025/07/24 23:00:23

명동성당서 추모행사 개최…159명 희생자 기려

유족 "잊지 말아달라" 호소…진상규명·책임자 처벌 촉구

[서울=뉴시스]유서영 인턴기자=24일 오후 7시께 서울 중구 명동성당 꼬스트홀에서 열린 이태원 참사 1000일 추모 행사에서 이태원 참사 희생자를 추모하는 시민들의 메시지가 적힌 포스트잇이 행사장 입구에 마련된 게시판을 가득 메우고 있다.2025.07.24
[서울=뉴시스]유서영 인턴기자=24일 오후 7시께 서울 중구 명동성당 꼬스트홀에서 열린 이태원 참사 1000일 추모 행사에서 이태원 참사 희생자를 추모하는 시민들의 메시지가 적힌 포스트잇이 행사장 입구에 마련된 게시판을 가득 메우고 있다.2025.07.24

[서울=뉴시스]최은수 기자, 유서영 인턴기자 =
"작별인사조차 하지 못한 채 떠나보낸 아이들을 기억해주세요."
"그곳에서는 자유롭고 평화롭게 맘껏 뛰어놀기를"

159명이 희생된 이태원 참사가 일어난 지 1000일을 맞아 유족과 시민들이 24일 저녁 서울 명동성당에 모여 희생자를 기리고 진상규명을 촉구했다. 

10·29 이태원참사 유가족협의회와 시민대책회의는 이날 오후 7시께 서울 중구 명동성당 꼬스트홀에서 '이태원 참사 1000일 추모의 밤'을 개최했다.

추모 행사는 유가족과 시민 약 300여명이 모인 가운데 유족의 편지 낭독, 시민 발언, 아티스트 공연 등이 이어졌다. 민주사회를위한변호사모임, 전국민주노동조합총연맹 등 시민단체도 함께했다.

행사장 입구에는 이태원 참사를 추모하는 포스트잇 메시지와 리본이 전시됐다. 포스트잇에는 "진상규명이 될 때까지 기억하고 연대하겠습니다", "잊지 않고 기억하겠습니다", "잊지 않겠습니다. 진상규명. 책임자 처벌" 등 시민들의 손글씨가 담긴 메모가 벽면을 가득 채웠다.

무대에 오른 송해진 이태원 참사 유가족협의회 운영위원장은 "우리 아이들이 별이 된 지 1000일이 지났다"며 "작별인사조차 하지 못한 채 떠나보낸 아이들을 기억해달라"고 호소했다. 이어 "진실을 증언할 수 있는 사람들의 목소리는 진상규명의 열쇠"라고 말했다.
[서울=뉴시스]유서영 인턴기자=24일 오후 7시께 서울 중구 명동성당 꼬스트홀에서 열린 이태원 참사 1000일 추모 행사에서 참석자들이 희생자들을 추모하고 있다.2025.07.24
[서울=뉴시스]유서영 인턴기자=24일 오후 7시께 서울 중구 명동성당 꼬스트홀에서 열린 이태원 참사 1000일 추모 행사에서 참석자들이 희생자들을 추모하고 있다.2025.07.24

송기춘 이태원참사 진상규명과 재발방지를 위한 특별조사위원회 위원장은 "시간이 흘러도 상처는 치유되지 않는다"며 "진가 여부를 밝히고 책임 있는 사과가 있어야 한다"고 촉구했다.

시민들은 '진상규명 촉구하라', '책임자 처벌하라'는 팻말을 들고 "규명하라", "건설하라"를 연호했다.

시민 발언에 나선 건국대 재학생 이서윤씨는 "대학생이던 나와 또래의 친구들이 희생됐다"며 "국가는 유가족이 모이는 것조차 가로막았다. 분향소를 지키는 동안 극우의 위협도 있었지만 응원하는 시민 덕분에 버틸 수 있었다"고 말했다.

행사 말미에는 유가족들이 희생자들의 이름을 한 명씩 부르며 편지를 낭독했고, 일부 유족은 말을 잇지 못하고 흐느꼈다. 성당 안 곳곳에서 눈물을서 훔치는 소리도 들렸다. 참석자들은 손수건이나 옷자락으로 눈물을 닦았다.

이날 무대에서 자작곡을 부른 유족이자 싱어송라이터인 이예람씨는 "할머니 댁에서 함께 밤새 '짱구는 못말려'를 봤던 기억이 가장 그립다"며 고인을 떠올렸다. 그는 "진상규명이 이뤄져야 하고, 더 안전한 사회가 만들어지길 바란다"고 말했다.

또 다른 유족 이성환(59)씨는 "이 참사는 절대 일어나선 안 됐고, 충분히 막을 수 있었던 일이었다"라며 "국민들에게 이 참사가 잊혀지지 않는 게 가장 최우선이라 생각한다. 진상규명, 안전 확보를 위해 유족으로서 끝까지 힘쓰겠다"라고 강조했다.   

40대 여성 나영선씨는 "이태원 참사로 희생된 아이들이 내 자녀들과 비슷한 또래였다"며 "혹시라도 내 자녀가 그 자리에 있었더라면 하는 생각만으로도 끔찍하다"고 말했다. 그는 "3년 가까이 시간이 흘렀지만 왜 이런 참사가 일어났는지 여전히 분노가 가라앉지 않는다"라며 "막을 수 있는 일은 막고, 이미 벌어진 일은 잊지 말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태원 참사 시민대책회의 공동상황실장 조인영 변호사는 "희생자들이 어떻게 숨졌는지 진상규명이 돼야 명예가 회복될 수 있다"며 "남은 사람들이 끝까지 싸워나갈 테니 하늘에서는 편히 쉬길 바란다"고 말했다.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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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태원 참사 1000일 추모…유족·시민 "끝까지 진상규명"

기사등록 2025/07/24 21:16:36 최초수정 2025/07/24 23:00: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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