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스라엘 가자 군사작전은 집단 학살 아니다"

기사등록 2025/07/24 10:57:27

최종수정 2025/07/24 12:38:23

"말살 의도를 가지고 특정 집단 그 자체로 파괴" 아냐

2차 대전 때 독일인 100만 숨졌어도 집단 학살 아니듯

"하마스 제거" 목표 위한 이스라엘 전쟁도 해당 안 돼

[가자시티=AP/뉴시스] 22일(현지 시간) 팔레스타인 주민들이 가자지구 북부에서 가자시티로 들어오는 인도적 지원 트럭에 매달려 있다. 2025.07.24.
[가자시티=AP/뉴시스] 22일(현지 시간) 팔레스타인 주민들이 가자지구 북부에서 가자시티로 들어오는 인도적 지원 트럭에 매달려 있다. 2025.07.24.

[서울=뉴시스] 강영진 기자 = 가자 전쟁이 장기화하고 팔레스타인 주민 피해가 크게 늘면서 이스라엘의 가자 전쟁이 집단학살에 해당하는 지를 두고 논쟁이 벌어지고 있다.

미 뉴욕타임스(NYT)는 지난 15일(현지시각) 이스라엘의 군사작전을 집단학살로 단정하는 오메르 바르토브 미 브라운대 석좌 교수의 기고문(https://www.newsis.com/view/NISX20250716_0003253231)을 실었다.

그러자 브렛 스티븐스 NYT 칼럼니스트가 22일(현지시각)자에 “아니다, 이스라엘은 가자에서 집단학살을 저지르지 않는다(No, Israel Is Not Committing Genocide in Gaza)”는 제목의 칼럼으로 반박했다. 다음은 칼럼 요약.

가자가 학살당한다는 주장은 모순된다. 이스라엘 정부의 의도와 행동이 정말 집단학살임을 보여준다면 훨씬 더 치명적이고 체계적으로 수십만 명을 살해하지 않고 2년 동안 6만 명을 살해했을까?

이스라엘이 그럴 능력이 없어서가 아니다. 이스라엘은 공격에 앞서 일상적으로 가자 주민들에게 대피하도록 경고했다.

인질 때문에 더 강하게 공격하지 못한 것도 아니다. 이스라엘 정보기관은 인질들이 어디에 구금돼 있는지 꽤 잘 알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그래서 이스라엘의 공격으로 사망한 인질이 비교적 적었다.

외교적 고립이 무서워서도 아니다.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이 가자의 모든 주민들이 떠나게 해야 한다고 공개 천명했고 하마스가 인질을 돌려주지 않으면 “모든 지옥”이 벌어질 것이라고 여러 번 경고했다.

이스라엘은 경제적으로도 고립돼 있지 않다. 텔아비브 증권거래소는 전쟁 발발 이래 가장 많이 오른 곳 중 하나다.

이스라엘이 학살을 저지른다고 주장하는 사람들은 사망자 수가 왜 더 많지 않은가라는 질문에 답해야 한다.

그 답은 분명하다. 이스라엘이 집단 학살을 저지르고 있지 않기 때문이다. 

유엔 집단 학살 협약에 따르면 집단 학살은 “전체 혹은 일부를 말살할 의도를 가지고 특정 민족, 인종, 종교 집단을 그 자체로 파괴하는 것”이라고 정의된다.

“의도”와 “그 자체로”라는 단어에 주목하라. 집단 학살은 단순히 “과도하게 많은 민간인 사망”을 의미하지 않는다.

집단학살은 특정 집단에 속한다는 이유만으로 그 집단을 말살하려는 시도를 뜻한다.

나치가 유대인이라는 이유로 유대인들을 살해한 홀로코스트, 르완다의 후투족이 투치족을 살해한 것이 집단 학살이다. 하마스가 2023년 이스라엘을 침공해 가정집에서 가족들을 고의로 학살하고 음악 축제에서 젊은이들을 살해한 것은 이스라엘인들을 “그 자체로” 살해한 것이다.

2차 세계대전 동안 100만 명 이상의 독일 민간인이 사망했지만 그들은 전쟁의 희생자였을 뿐, 집단 학살의 희생자는 아니었다.

연합국의 목표는 독일을 전쟁으로 이끈 나치를 패배시키는 것이었지, 독일인이라는 이유만으로 독일인을 말살하는 것이 아니었다.

이스라엘 비판자들은 가자에서 벌어지는 대량 파괴의 규모를 지적하고 일부 이스라엘 정치인들이 잔혹한 보복을 약속한 발언을 인용한다.

그러나 하마스의 만행 직후 쏟아진 발언을 나치가 유대인 집단학살을 모의한 반제 회의(Wannsee Conference)의 논의 내용과 비교할 수 없으며 나는 이스라엘이 가자 민간인을 의도적으로 표적 삼아 살해하려는 계획이 있다는 증거를 알지 못한다.

가자에서의 파괴는 실제로 엄청나다. 이스라엘이 사용한 전술, 특히 하마스의 식량 공급 통제를 무력화하려는 혼란스러운 식량 배급 시스템에 대해 심각한 문제 제기가 있을 수 있다. 또 역사상 어떤 군대도 전쟁을 치르며 일부 병사가 전쟁 범죄를 저지르지 않은 경우는 드물다.

그러나 엉망인 인도주의 계획이나 성급한 병사, 잘못된 표적을 때린 공격, 보복을 위한 정치인의 발언들이 모여도 집단 학살에 가까워지지 않는다. 그것들은 전쟁에서 흔히 나타나는 비극적 양상일 뿐이다.

이스라엘의 목표는 인질의 송환과 하마스를 제거해 이스라엘이 다시는 10월 7일 같은 위협을 받지 않게 하는 것이다.

그 두 목표는 과거에도, 지금도 정당하다. 하마스가 인질을 넘겨주고 항복했다면 가자에서의 살상이 끝났을 것이다.

어떤 독자들은 가자 전쟁이 집단 학살이 아니라 해도, 너무 오래 지속됐으니 끝내야 한다고 말할 수 있다. 그것은 타당한 관점이며, 다수 이스라엘인도 공유하는 시각이다.

그렇다면 “집단 학살”이라는 단어를 둘러싼 논쟁이 왜 문제가 되는가?

첫째, 반시온주의자와 반유대주의자들이 현대 이스라엘을 나치 독일과 동일시하기 위해 그 주장을 펴기 때문이다. 유대인 혐오를 정당화하고 이스라엘 정부와 이스라엘 정부를 지지하는 유대인들을 집단학살 지지자로 낙인찍으려는 것이다. 

둘째, 집단 학살이라는 단어는 1940년대에 만들어진 이래로 유일무이하게 끔찍한 범죄를 의미한다.

그렇기에 마음에 들지 않는 군사적 상황에 그 용어를 함부로 적용해서는 안 된다.

전쟁은 그 자체로 충분히 끔찍하다. 하지만 집단 학살이라는 단어를 남용하면, 실제로 집단 학살이 일어날 때 그것을 보지 못하게 될 위험이 있다.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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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스라엘 가자 군사작전은 집단 학살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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