꿈을 이룬 섬 소녀…배우 문희경이 청년들에게 건넨 조언

기사등록 2025/07/23 08:00:00

2025년 청년 체인지메이커 아카데미 두 번째 강연

'제주 출신' 문희경, 청년들 만나 진솔한 경험 공유

"실패했다고 좌절할 필요 없어…계속해서 나아가길"

[제주=뉴시스] 우장호 기자 = 배우 문희경씨가 22일 오후 제주시 제주청년센터 5층 라운지에서 열린 '2025 청년 체인지메이커 아카데미'에서 '실패에서 배우는 성장-좌절을 자산으로 바꾸는 힘'을 주제로 강연하고 있다.  제주 서귀포시가 고향인 문씨는 서귀포여고와 숙명여자대학교를 졸업했다. 영화 '인생세탁소', 드라마 '슬기로운 의사생활', 뮤지컬 '레베카' 등 다수 작품에 출연해 대중의 사랑을 받고 있다. 2025.07.22. woo1223@newsis.com
[제주=뉴시스] 우장호 기자 = 배우 문희경씨가 22일 오후 제주시 제주청년센터 5층 라운지에서 열린 '2025 청년 체인지메이커 아카데미'에서 '실패에서 배우는 성장-좌절을 자산으로 바꾸는 힘'을 주제로 강연하고 있다. 제주 서귀포시가 고향인 문씨는 서귀포여고와 숙명여자대학교를 졸업했다. 영화 '인생세탁소', 드라마 '슬기로운 의사생활', 뮤지컬 '레베카' 등 다수 작품에 출연해 대중의 사랑을 받고 있다. 2025.07.22. [email protected]
[제주=뉴시스] 양영전 기자 = "꿈을 이뤘다고 안주할 것 없고 실패했다고 좌절할 필요도 없습니다. 또 다른 길을 향해 계속해서 나아가세요."

배우 문희경씨는 지난 22일 오후 제주청년센터에서 열린 '2025년 제1회 청년 체인지메이커 아카데미' 두 번째 강연자로 참석해 이렇게 조언했다.

문씨는 이번 강연을 통해 실패를 두려워하지 않고, 삶의 자산으로 삼는 태도에 대해 제주 청년들과 소통하며 진솔한 경험을 공유했다.

제주 서귀포시 남원읍 하례리에서 태어나 고등학교를 마친 뒤 꿈을 찾아 서울에 있는 대학으로 진학한 문씨는 "생각했던 대로 인생이 흘러가진 않았다. 현재의 문희경이라는 배우가 있기까지 여러 가지 어렵고 힘든 시기가 있었다"고 말문을 열었다.

아들이 귀한 집의 2남6녀 중 다섯째로 태어난 문씨는 어렸을 때 크게 주목받는 아이는 아니었다고 했다. 그는 "그렇게 공부를 잘한 것도 아니고 평범하게 지내왔는데 지금도 스스로 자랑스러운 건 어렸을 때부터 꿈을 잃지 않았던 것"이라고 말했다.

문씨는 "유치원을 다니던 7살 때부터 그랬던 것 같다. 우리 동네에 TV가 없었는데 정말 잘 사는 집에 흑백TV가 있어서 오후 5~6시가 되면 동네 아이들이 그 집에 하나둘씩 모였다"며 "그때 가수들이 노래하는 프로그램을 보고 가수가 되겠다는 꿈을 가졌다"고 설명했다.

이어 "중학교 때까지만 하더라도 평범하게 지내다가 고등학교 때 결심하게 됐다"며 "가수가 되기 위해 할 수 있는 일이 뭘까를 생각했는데 공부를 열심히 해서 서울에 있는 대학에 가는 길밖에 없었다"고 했다.

결심이 선 후 공부를 열심히 한 끝에 서울 숙명여대 불어불문학과에 진학한 문씨는 3학년 때 주한프랑스대사관에서 주최한 샹송경연대회에서 대상을 받고, 이듬해인 1987년 강변가요제에서 '그리움은 빗물처럼'으로 대상을 탔다.

당시 스타들의 등용문이었던 강변가요제 대상 출신이었지만 문씨는 "가수로서 성공하지 못하고 묻히는 케이스가 됐다"고 했다.

문씨는 "세상이 내 마음대로 내가 원하는 대로 되지 않는다는 것을 느꼈던 시기였다. 내가 그렇게 꿈꾸던 가수를 하기 위해 서울로 와서 강변가요제 대상까지 받았는데 스타가 되지 못했던 것"이라며 "가수가 될 수 있었던 길이 막히면서 오랜 시간 침묵과 어둠의 시간을 버티는 게 힘들었다. 가장 찬란했어야 할 20대가 가장 불행했다"고 회상했다.

앞으로의 인생을 고민하면서 찾은 돌파구는 뮤지컬이었다. 경제적인 것을 보상받을 수 없고 스타가 될 수 있는 길도 아니었지만 좋아하는 노래를 할 수 있는 일을 찾은 것이고 했다.

문씨는 "30대에 밑바닥부터 다시 배우자라는 생각으로 뮤지컬을 선택하고 서울예술단에 들어갔다"며 "나이 어린 단원들에게 선배님이라고 부르고 연습실 청소, 목욕탕 청소도 마다하지 않았다. 연기를 배우고 노래를 배우고 춤을 배우는 게 절실했기 때문에 참고 견딜 수밖에 없었다"고 했다.

2년여 서울예술단 활동을 마치고 나온 뒤에는 뮤지컬 맘마미아와 미녀와야수 오디션에 합격하며 여우조연상을 수상하는 등 안정적인 뮤지컬 배우 활동을 이어갈 수 있었다.

[제주=뉴시스] 우장호 기자 = 배우 문희경씨가 22일 오후 제주시 제주청년센터 5층 라운지에서 열린 '2025 청년 체인지메이커 아카데미'에서 '실패에서 배우는 성장-좌절을 자산으로 바꾸는 힘'을 주제로 강연하고 있다.제주 서귀포시가 고향인 문씨는 서귀포여고와 숙명여자대학교를 졸업했다. 영화 '인생세탁소', 드라마 '슬기로운 의사생활', 뮤지컬 '레베카' 등 다수 작품에 출연해 대중의 사랑을 받고 있다. 2025.07.22. woo1223@newsis.com
[제주=뉴시스] 우장호 기자 = 배우 문희경씨가 22일 오후 제주시 제주청년센터 5층 라운지에서 열린 '2025 청년 체인지메이커 아카데미'에서 '실패에서 배우는 성장-좌절을 자산으로 바꾸는 힘'을 주제로 강연하고 있다.제주 서귀포시가 고향인 문씨는 서귀포여고와 숙명여자대학교를 졸업했다. 영화 '인생세탁소', 드라마 '슬기로운 의사생활', 뮤지컬 '레베카' 등 다수 작품에 출연해 대중의 사랑을 받고 있다. 2025.07.22. [email protected]
그는 "40대이던 당시에 뮤지컬을 60~70대까지 할 수 있을까라는 고민을 하다가 많은 걸 내려놓게 됐다"면서 "이후 분장실도 하나를 같이 쓰고 무대도 아주 작은 대학로 소극장에서 뮤지컬을 하던 시기였는데 욕심을 부리지 않으니 기회가 왔다"고 했다.

조승우 주연의 '말아톤'을 연출한 장윤철 감독이 차기작인 '좋지 아니한가'의 비중 있는 엄마 역으로 문씨를 캐스팅한 것이다.

문씨는 "김혜수씨, 천호진씨, 박해일씨 등 대단한 배우들이 이미 캐스팅된 상태였는데, 장윤철 감독이 대학로를 지나다 뮤지컬 포스터를 보고 공연을 관람했고 연락이 온 것"이라며 "그때만 해도 영화나 드라마를 하겠다는 생각이 없었는데 첫 영화에서 수상도 하게 됐다"고 했다.

이후 문씨는 잘 알려진 대로 영화와 드라마는 물론 예능에도 다수 출연하며 시청자들의 사랑을 받는 배우로 거듭났다.

문씨는 "이 영화를 보고 드라마 감독님이나 작가님들이 저를 캐스팅하기 시작했다"며 "제 인생이 이렇게 계속해서 굴곡이었다. 정말 인생을 살 만한 가치가 있다고 느낀 시기이기도 하고 가수의 꿈을 꾸고 시작했지만 또 다른 세상이 펼쳐지면서 행복했던 시기이기도 하다"고 했다.

문씨는 청년들에게 "꿈을 이뤘다고 안주할 것도 없고 실패했다고 좌절할 필요도 없다"며 "또 다른 길을 찾으면 되는 것이기 때문에 삶을 계속해서 나아가야 한다"고 조언하며 강연을 마쳤다.

올해 러시아국제영화제에서 특별심사위원상과 최우수장편영화상을 수상한 '인생세탁소'에 출연한 문씨는 제8회 부산영화평론가협회상 여우조연상을 받은 바 있다. 드라마 '슬기로운 의사생활', 뮤지컬 '레베카' 등으로 시청자와 관객들을 만났다.

한편 청년 체인지메이커 아카데미는 인생전환기를 맞은 청년들이 삶의 방향을 설정하고, 경험 및 사고를 확장할 수 있도록 멘토 역할을 할 인재와 명사를 초청해 강연하는 프로그램이다.

취업 역량 강화, 창업 설계 멘토링 등 다양한 주제로 올해 4회에 걸쳐 이어진다.

1회차 아카데미는 지난 달 27일 진행했으며, '제주에서 시작하는 혁신-지역기반 창업과 문화기획'을 주제로 정도연 브로콜리 404 대표가 연사로 참여해 큰 호응을 얻은 바 있다.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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꿈을 이룬 섬 소녀…배우 문희경이 청년들에게 건넨 조언

기사등록 2025/07/23 08:00:00 최초수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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