故오요안나 가해자 지목 동료, 손배소서 "괴롭힌 적 없다"

기사등록 2025/07/22 15:05:36

최종수정 2025/07/22 15:08:44

가해자 지목 A씨 "맥락 고려 없이 대화 편집"

유족 측 "망인 괴롭힌 사실 변하지 않아"

재판부, 서면 제출 등 위해 오는 9월 속행

[서울=뉴시스] MBC 기상캐스터 고(故) 오요안나씨의 유족이 괴롭힘 가해자로 지목된 동료 기상캐스터 A씨를 상대로 낸 민사소송 1심 첫 변론기일에서 A씨 측이 오씨를 괴롭힌 적이 없다고 주장했다. 사진은 고(故) 오요안나씨. (사진=오요안나 인스타그램 캡처) 2025.01.28. photo@newsis.com *재판매 및 DB 금지
[서울=뉴시스] MBC 기상캐스터 고(故) 오요안나씨의 유족이 괴롭힘 가해자로 지목된 동료 기상캐스터 A씨를 상대로 낸 민사소송 1심 첫 변론기일에서 A씨 측이 오씨를 괴롭힌 적이 없다고 주장했다. 사진은 고(故) 오요안나씨. (사진=오요안나 인스타그램 캡처) 2025.01.28. [email protected] *재판매 및 DB 금지
[서울=뉴시스]이소헌 기자 = MBC 기상캐스터 고(故) 오요안나씨의 유족이 괴롭힘 가해자로 지목된 동료 기상캐스터 A씨를 상대로 낸 민사소송 1심 첫 변론기일에서 A씨 측이 오씨를 괴롭힌 적이 없다고 주장했다.

서울중앙지법 민사합의48부(부장판사 김도균)는 22일 오씨 유족 3명이 A씨를 상대로 제기한 손해배상 청구 소송 1차 변론기일을 진행했다.

재판부는 당초 변론 없이 지난 3월 27일에 선고를 진행하려고 했으나, A씨가 선고를 이틀 앞두고 변호인을 선임하면서 무변론 판결이 취소됐다.

무변론판결은 민사소송법 257조에 근거한 제도다. 피고가 소장을 송달받은 날로부터 30일 이내 답변서를 내지 않으면 재판부는 피고가 원고의 청구를 인정한 것으로 간주하고 변론 없이 판결을 선고할 수 있다.

다만 재판부가 직권으로 조사할 사항이 있거나 피고 측에서 선고일 전에 답변서를 내면 변론을 재개해야 한다.

이날 변론기일에서 A씨 측은 "원고 주장은 망인과 피고의 당시 상황과 전체적인 대화의 맥락을 고려하지 않고 일부 대화 내용을 편집해 망인이 직장 내 괴롭힘 당사자라고 주장하고 있다"고 했다.

이어 "피고는 망인에게 근로기준법에서 규정하는 직장 내 괴롭힘을 한 사실이 없고 피고의 행위로 망인이 사망했다고 주장하는 것은 사실을 호도하는 것"이라며 "사망 전까지 좋은 관계로 지내왔고 망인이 최근 개인 사정 등으로 힘들어 한 점을 고려하면 망인의 사망과 피고의 인과관계를 인정하기 어렵다"고 말했다.

유족 측은 "카카오톡에서는 일부 좋은 관계로 보일지언정 피고가 망인을 괴롭혀 정신적 고통을 호소했다는 사실은 변하지 않는다"며 "친밀한 관계처럼 대화한 것은 직장에서 상사의 심기를 건드리지 않기 위한 것이지 이것으로 좋은 관계였다고 볼 수 없다"고 반박했다.

재판부는 피고 측 반박 서면 제출과 원고 측의 추가 서면 제출 등을 위해 오는 9월 23일 2차 변론기일을 진행하기로 했다.

오씨는 지난 2021년 MBC 공채 기상캐스터로 입사한 뒤 지난해 9월 세상을 떠났다. 유족이 올해 초 오씨의 휴대전화에서 동료 기상캐스터 2명에게 괴롭힘을 당했다는 내용이 담긴 원고지 17장(약 2750자)의 분량의 유서를 발견하면서 직장 내 괴롭힘 의혹이 불거져 논란이 됐다.

유족 측은 오씨의 생전 통화 내용과 카카오톡 대화 등을 모아 지난해 12월 A씨 등 3명을 상대로 이번 소송을 냈다. 오씨가 직장 동료에게 보낸 메시지는 "이런 소리 들을 만큼 최악인가 싶어서", "내가 기상팀 존폐를 논할 만큼 잘못하고 있는 거야?" 등의 내용인 것으로 전해졌다.

고용노동부는 지난 5월 이번 의혹에 대한 특별근로감독 결과를 발표하면서 오씨에 대한 괴롭힘이 있었다고 결론을 내렸다.

다만 정해진 출퇴근 시간이 없고, 자율적으로 업무를 수행했다는 점 등을 들어 오씨의 근로자 지위를 인정하지 않아 '직장 내 괴롭힘' 규정은 적용할 수 없다고 판단했다.

MBC는 같은 날 오씨 사망 8개월 만에 뉴스데스크를 통해 이번 사건을 보도하고 방송을 통해 "관련자 조치와 함께 조직문화 전반을 개선하겠다"며 사과했다. MBC는 A씨와 기상캐스터 계약을 해지한 것으로 알려졌다.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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故오요안나 가해자 지목 동료, 손배소서 "괴롭힌 적 없다"

기사등록 2025/07/22 15:05:36 최초수정 2025/07/22 15:08: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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