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벤처투자 40조 약속…'한국판 팔란티어' 꿈꾼다

기사등록 2025/07/21 11:01:00

최종수정 2025/07/21 12:44:24

지난해 국내 벤처 투자 시장 약 12조

올해 벤처 투자 시장 규모 40조로 육성

공공자금 확대·퇴직연금 벤처 투자 허용

[서울=뉴시스]
[서울=뉴시스]
[서울=뉴시스] 류난영 기자 = 지난 3월 국내 AI(인공지능) 반도체 설계 스타트업인 퓨리오사AI가 메타(페이스북 모회사)의 8억 달러(약 1조2000억원) 인수 제안을 거절하면서 벤처투자 업계에서 화제를 모았다.

스타트업은 언제든 실패할 가능성이 있는 만큼 1조2000억원의 인수 자금은 창업자 입장에서 거절하기 힘든 제안일 수 있기 때문이다.

퓨리오사AI가 인수를 거절한 것은 인수 금액보다 자체 개발한 AI 반도체 칩의 가치가 더 높다고 판단했기 때문이다. 백준호 퓨리오사AI 대표는 "독자적으로 시장에서 승부를 보겠다"고 말했다. 

퓨리오사AI는 메타의 조명덕에 국산 기술력에 대한 관심을 단숨에 끌어올리면서 최근 진행된 투자 유치에 1500억원 이상의 자금이 몰리기도 했다.

이재명 정부가 출범하면서 지난해까지 침체가 이어진 벤처 투자 시장이 다시 살아날 수 있을 것이란 기대감이 커지고 있다. 이재명 대통령이 후보 시절 벤처 투자 시장 규모를 연간 40조원으로 키우겠다는 것을 공약으로 내걸었기 때문이다.

또 AI 등 첨단 전략사업에 100조원 투자를 하겠다고 하면서 자금 조달이 막힌 벤처 생태계가 활기를 되찾을 수 있을지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지난해 국내 벤처 투자 규모는 약 12조원 가량. 이를 고려하면 연간 40조원 규모의 벤처 투자 규모는 지금보다 3배가 넘는 수치다.

이는 모태펀드 중심의 공공자금 규모를 확대하고 연기금 벤처펀드 출자 확대, 퇴직연금 벤처투자 허용 등을 통해 나온 것이다. 연간 40조원 규모의 벤처투자 시장을 육성해 통해 글로벌 4대 벤처 강국을 만들겠다는 것이다.

국내 벤처투자 시장은 모태펀드 등 공공자금 의존도가 높기 때문에 벤처투자 시장 규모를 키우기 위해서는 무엇보다 모태펀드와 같은 정책금융 확대가 필수적이다.
 
정부가 모태펀드를 투입하면 벤처캐피탈(VC)들은 이 출자금으로 자펀드를 결성해 벤처 등 민간투자에 나선다. 공공자금이 많을 수록 벤처에 투자할 펀드 조성이 그만큼 더 확대될 수 있는 셈이다.

실제 지난해 모태펀드 등 정책금융기관이 출자한 펀드 결성액은 약 2조4000억원으로 전년보다 늘어나긴 했지만 민간부문과 비교하면 약 5조7000억원 낮다. 아직은 많이 부족하다는 얘기다.

해외 자본의 유입도 확대할 필요가 있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국내 전체 벤처투자 대비 글로벌 VC의 국내 투자 비중은 2023년 기준 2.1%에 불과한 실정이다. 이는 싱가포르(84%), 영국(74%), 독일(66%) 등 주요국들과 비교해 터무니 없이 낮다.

글로벌 기술 패권 경쟁이 심화되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벤처·스타트업에 대한 전략적 투자는 중요하다.

우리 경제는 저상정 국면에 접어들었고, 과거 대기업 위주의 성장 전략이 먹히지 않는 상황이다. 기술력을 바탕으로 도전하고 있는 유망 벤처와 스타트업에 대해 '옥석 가리기'를 통해 팔란티어와  같은 세계적인 기업으로 키워야 한다.  

인공지능(AI) 기반 데이터 분석 소프트웨어 기업 팔란티어도 억만장자 벤처투자가 페이팔 창업자가 창업한 벤처회사였다. 팔란티어는 미 국방부나 중앙정보국(CIA) 등 주로 공공부문에 소프트웨어를 공급하면서 성장했다. 

저출산 고령화 시대에 혁신기업을 키우지 못한다면 우리의 성장 동력도 사라질 수 있다. 이재명 정부의 벤처투자 40조원 육성 약속이 지켜져야 하는 이유다.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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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수첩]벤처투자 40조 약속…'한국판 팔란티어' 꿈꾼다

기사등록 2025/07/21 11:01:00 최초수정 2025/07/21 12:44: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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