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 대출 권수 늘려달라"는 한마디, 수원시 정책을 바꿨다

기사등록 2025/07/14 16:15:08

6월 민원 접수 후 TF 가동해 7월부터 대출권수 14권으로 확대

정조대왕 상언제 재해석한 '폭싹 담았수다' 72일간 1296건 접수

[수원=뉴시스] 수원시청 민원실 앞에서 한 시민이 '폭싹 담았수다! 시민의 민원함'에 제안서를 작성하고 있다. 수원시는 정조대왕의 상언·격쟁 제도를 현대적으로 계승해 100일간 시민 의견을 집중 수렴하고 정책 반영 여부를 검토하는 '시민의 민원함'을 한시 운영 중이다. (사진=수원시 제공) 2025.07.14. photo@newsis.com *재판매 및 DB 금지
[수원=뉴시스] 수원시청 민원실 앞에서 한 시민이 '폭싹 담았수다! 시민의 민원함'에 제안서를 작성하고 있다. 수원시는 정조대왕의 상언·격쟁 제도를 현대적으로 계승해 100일간 시민 의견을 집중 수렴하고 정책 반영 여부를 검토하는 '시민의 민원함'을 한시 운영 중이다. (사진=수원시 제공) 2025.07.14. [email protected] *재판매 및 DB 금지

[수원=뉴시스] 박종대 기자 = "도서대출 권수를 늘려달라"는 시민 한 명의 제안이 72일 만에 경기 수원시 전체 도서관 정책을 바꿨다. 수원시가 정조대왕의 '상언(上言)·격쟁(擊錚)' 제도를 현대식으로 재해석한 '폭싹 담았수다! 시민의 민원함'을 통해 시민 목소리를 즉시 정책에 반영하는 시스템을 구축한 결과다.

14일 수원시에 따르면 지난 6월 13일 수원시 '시민의 민원함'에 접수된 "도서대출 확대 기간을 운영해 대출 가능 권수를 늘려달라"는 제안이 민원컨설팅 태스크포스(TF) 회의를 거쳐 7월부터 시 전체 도서관 정책으로 반영됐다.

수원시는 해당 민원 검토 후 즉시 TF를 가동하고 새빛민원실 담당자가 직접 도서관사업소를 방문해 실행 방안을 논의했다. 그 결과, 매달 마지막 주 수요일 '문화가 있는 날' 주간에 기존 7권에서 14권으로 대출 한도를 2배 늘리는 서비스가 시행되고 있다.

이번 사례는 수원시가 정조대왕의 상언·격쟁 제도를 현대적으로 재해석해 지난 5월 1일부터 8월 11일까지 100일간 한시 운영 중인 '폭싹 담았수다! 시민의 민원함'의 가장 눈에 띄는 성과로 꼽힌다. 7월 11일 현재까지 총 1296건의 민원이 접수됐다. 특히 수원시는 이렇게 접수된 민원을 매주 TF를 열어 처리 방향을 논의하고, 담당 부서 지정을 통해 민원 제기 시민에게 직접 결과를 안내하는 시스템을 구축했다.

이는 230여 년 전 정조대왕이 수원 화성을 축성하며 실행했던 상언·격쟁제의 현대적 계승으로 평가된다. 정조는 백성들이 직접 임금에게 의견을 올릴 수 있는 상언제와 억울함을 호소할 수 있는 격쟁제를 통해 민심을 수렴했다. 정조의 애민정신이 그가 탄생시킨 수원시 행정에 오늘날 그대로 이어지고 있는 셈이다.

실제로 도서관 민원을 제기한 시민에게는 정책 변화 결과가 개별 통지됐다. 새빛민원실 베테랑 팀장이 직접 도서관사업소를 찾아가 협의한 끝에 매달 마지막 주 수요일 '문화가 있는 날' 주간에는 기존 7권에서 14권으로 대출 한도가 확대됐다.

'시민의 민원함' 운영 두 달여 만에 나타난 변화는 이뿐만이 아니다. 생활불편, 제도개선, 도시계획 등 사안별로 처리 속도에는 조금씩 차이가 있지만,. 단순 민원은 즉시 처리하는 게 원칙이다. 장기검토·복합민원 등은 끝까지 추적해 관리할 수 있도록 전담 TF와 협업 체계를 가동하고 있다.

시 관계자는 "시민 누구나 자유롭게 의견을 제시하고 시정에 참여할 수 있도록 '시민의 민원함'을 운영하고 있다"며 "시민의 목소리를 가감 없이 수렴하고, 현장에서 해결해 나가는 것이야말로 실질적인 참여 행정"이라고 말했다.

이어 "시민의 민원함에 담긴 의견을 하나하나 꼼꼼히 살피고 끝까지 책임 있게 처리해 '말하는 시민, 듣는 행정'이 현장에서 구현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덧붙였다.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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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대출 권수 늘려달라"는 한마디, 수원시 정책을 바꿨다

기사등록 2025/07/14 16:15:08 최초수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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