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급 호텔도 연회 대신 거리음식"…中 공직사회 통제에 살길 찾기

기사등록 2025/07/14 16:57:16

경기 침체와 공직사회 기강 잡기로 어려워진 호텔들 노점 서비스 등 나서

[베이징=AP/뉴시스] 지난해 7월 9일 중국 베이징의 한 식당에서 저녁식사를 하는 사람들의 모습. 기사와는 직접 관련 없음. 2025.07.14
[베이징=AP/뉴시스] 지난해 7월 9일 중국 베이징의 한 식당에서 저녁식사를 하는 사람들의 모습. 기사와는 직접 관련 없음. 2025.07.14
[베이징=뉴시스]박정규 특파원 = 중국이 공직사회를 중심으로 기강 다잡기와 지출 통제를 이어가면서 위기에 처한 고급 호텔들이 활로를 모색하기 위해 고급 연회 등 대형 행사 대신 도시락 제공 서비스 등 일반적인 거리 음식 판매에 나서고 있다고 14일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가 보도했다.

보도에 따르면 장쑤성 창저우의 5성급 호텔인 중우호텔은 케이터링팀이 도시락을 준비해 저렴하게 제공하는 노점 서비스를 시작했다.

판매되는 도시락에는 찜이나 가재, 딤섬 등 인기있는 야시장 메뉴가 포함돼있으며 가격은 20∼100위안(약 3900∼1만9000원)으로 일반적인 호텔 연회 식사 가격이 수천 위안에 달하는 것을 감안하면 상당히 싼 가격이다.

해당 호텔은 트립닷컴 평가에서 창저우 시내 고급 호텔 10곳 중 2위를 차지한 곳이어서 이 같은 서비스는 보는 이들을 놀라게 했다고 매체는 전했다. 힐튼호텔 등 기존 대형 호텔을 포함해 창저우의 다른 호텔 33곳도 노점 서비스를 출시했다.

이 같은 서비스는 소비 부진과 공직사회에 대한 지출 통제 등으로 어려움을 겪고 있는 호텔들이 이를 극복하기 위한 수단이라는 설명이다.

중국의 호텔 관련 데이터 제공업체인 호텔하우스에 따르면 지난해 중국 본토의 평균 객실 요금은 118위안(약2만3000원)으로 전년 대비 9.7% 감소했으며 점유율도 58.8%로 2.5% 줄었다. 호텔 수익의 또 다른 한 축인 케이터링 서비스 수요도 크게 감소하는 상황이다.

중우호텔의 경우에도 전통적인 연회 예약은 전년 대비 65.7% 감소했다고 호텔 매니저인 천용화씨는 밝혔다. 천씨는 "일반 운영비를 메우고 직원 보수를 확보하는 것이 필요하다"며 "그렇지 못하면 영업이 어려움에 처하고 직원 해고에 직면할 것"이라고 말했다.

현 상황은 공직사회의 낭비를 줄이고 기강 잡기에 나선 중국 정부의 방침에도 기인한 것으로 풀이된다. 공산당과 정부는 지난 5월 18일 공표한 '당정 기관의 절약 실천 및 낭비 반대 조례'를 통해 공무 시 출장·접대 등에서 낭비성 지출을 하지 말라는 지침을 내렸다.

해당 지침에는 업무용 식사에서 고급 요리와 담배, 술 등을 제공할 수 없도록 해 공무원들의 음주와 사적 모임을 통제하는 내용이 담겼다. 이는 시진핑 국가주석이 2012년 집권 첫 해 선포한 '8항 규정'보다 강화된 내용으로 중국 현지에서는 공직사회의 기강 잡기의 여파가 다양한 분야로 확산되는 분위기다.

익명을 요구한 광저우의 한 정치학 연구원은 "금주령이 업계에 큰 영향을 미쳤다"며 "일반 식당에는 혜택이 될 수 있지만 고급 식당과 비즈니스용 연회 식당 같은 경우 심각한 타격을 받을 것"이라고 말했다고 SCMP는 전했다.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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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급 호텔도 연회 대신 거리음식"…中 공직사회 통제에 살길 찾기

기사등록 2025/07/14 16:57:16 최초수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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