샘표가 한국식품산업협회 회장사로?…전통 장류 진영서 우려 목소리 왜

기사등록 2025/07/14 16:48:22

최종수정 2025/07/14 16:48:43

샘표 등 대형사, 산분해 방식으로 만든 원액 양조간장과 혼합해 대량 생산

전통 장류 업계 "산분해간장, 간장으로 보기 어려워"…정책 영향력 우려도

샘표 "식산협서 공공성·대표성 회복 방향 역할…특정 사안 중심 운영 안돼"

[세종=뉴시스]농림축산식품부가 지난 3월 오후 2시 서울 한국식품산업협회에서 강형석 농업혁신정책실장 주재로 13개 주요 식품기업 임원들과 간담회를 개최하고 있다. (사진=농식품부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세종=뉴시스]농림축산식품부가 지난 3월 오후 2시 서울 한국식품산업협회에서 강형석 농업혁신정책실장 주재로 13개 주요 식품기업 임원들과 간담회를 개최하고 있다. (사진=농식품부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서울=뉴시스]동효정 기자 = 박진선 샘표 대표의 한국식품산업협회장 단독 출마 가능성이 높아진 가운데 일부 전통 장류 단체들이 우려를 나타내고 있다. 간장 제조 방식에 따른 분류 문제를 두고 업계 내 시각차가 존재하기 때문이다.  

14일 식품업계에 따르면 한국식품산업협회는 23대 협회장 후보자를 오는 15일까지 모집하는 가운데 박진선 샘표 대표가 단독 출마할 가능성이 높다.

간장협회, 한국장류발효인협회 등 일부 단체들은 협회장을 통해 샘표가 식품업계 내 입지를 확대할 수 있다는 점에 우려를 표하고 있다.

모두 '간장' 제조 업체지만 제조 방식 등과 관련해 뚜렷한 차이가 있기 때문이다.

식품업계에 따르면 혼합간장을 생산하는 일부 업체들은 소비자 혼란을 줄인다는 명목으로 장류 유형을 통합하는 '장류산업진흥법' 제정이나 혼합간장, 양조간장 등의 구분 없이 모두 '간장'으로 표시하는 식품공전 개정을 추진하고 있다.

이에 전통 장류 업계에서는 전통 발효 간장의 정체성이 훼손될 수 있다며 반발하고 있다.

실제 샘표 등 대형 기업은 산분해 방식으로 만든 원액을 양조간장과 혼합해 대량 생산하는 '혼합간장'을 중심으로 시장을 공략하는 반면, 전통 장류 단체들은 장기간 자연 발효 과정을 거쳐 만드는 '양조간장'만을 진짜 간장으로 본다.

전통 방식으로 간장을 만드는 간장협회·대한민국장류발효협회 등은 "산분해간장은 발효 과정을 거치지 않기 때문에 '간장'이라고 부를 수 없다"며 "해당 제품군이 전통 간장과 동일한 범주에 포함되는 일은 없어야 한다"는 입장이다.

익명을 요구한 국내 전통 장류 협회 대표는 "업계를 대표하는 한국식품산업협회장이 특정 제조방식 중심의 입장을 대변하게 될 경우 전통 장류 산업의 입지는 점차 좁아질 수밖에 없다"고 걱정했다.

해당 협회 대표는 "장류산업진흥법 제정이나 식품공전 개정안 등을 추진할 경우 소비자들 사이에서 산분해간장과 전통 간장이 모두 다 같은 간장처럼 이해되고 변모할 가능성이 농후해서 염려가 된다"며 "산분해간장을 판매하는 기업이라면, 정직하게 그 명칭대로 표시해 유통하면 될 일"이라고 주장했다.

간장협회 관계자는 "박진선 대표가 협회장으로 선출될 경우, 그가 행사할 수 있는 정책적 영향력이 간장 분류 및 기준 설정 과정에 직·간접적으로 작용해 결과적으로 샘표를 포함한 혼합간장 제조업체에 유리하게 작용할 가능성을 우려하고 있다"며 "샘표나 혼합간장 생산자들에게 유리한 방향으로 귀결되는 일은 결코 있어서는 안 된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식품의약품안전처는 간장의 식품 분류에 대한 간장협회의 의견을 요청한 바 있고 간장협회는 발효를 거치지 않은 산분해간장 및 혼합간장은 '장류'로 분류되면 안 된다는 입장을 공식 제출한 바 있다"며 "K푸드의 글로벌 위상이 높아지는 지금 '발효'에 가치를 둔 전통 발효장류 업계의 입장 또한 식품 정책 및 분류 기준에 충분히 반영돼야 할 것"이라고 밝혔다.
[서울=뉴시스]이영환 기자 = 박진선 샘표식품 대표이사. hwan@newsis.com *재판매 및 DB 금지
[서울=뉴시스]이영환 기자 = 박진선 샘표식품 대표이사. [email protected] *재판매 및 DB 금지

한편 한국식품산업협회장은 협회 대표로서 회원사 간 조정 역할과 대외 활동을 맡는다. 한국식품산업협회는 15일까지 후보 등록을 마친 후 이달 말 임시 총회를 열어 후보자 중 차기 협회장을 선출한다는 방침이다.

이에 대해 샘표 측은 "박진선 대표는 회원사의 다양한 의견을 존중하며 협회를 통해 실질적인 변화와 지원을 체감할 수 있도록 실행력 있는 회장 역할을 다하겠다"고 입장을 밝혔다.

이어 "박 대표는 협회가 특정 기업이나 사안을 중심으로 운영돼선 안 된다는 점을 일관되게 강조해 왔다"며 "한국식품산업협회의 공공성과 대표성을 회복하는 방향에 대해 꾸준히 목소리를 내고 있다"고 덧붙였다.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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샘표가 한국식품산업협회 회장사로?…전통 장류 진영서 우려 목소리 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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