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라이베리아 정상 향해 "영어 어디서 배웠나" 물어 논란 [뉴시스Pic]

[서울=뉴시스] 류현주 기자 =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9일(현지 시간) 백악관에서 세네갈, 라이베리아, 기니비사우, 모리타니, 가봉 등 아프리카 5개국 정상과의 오찬에서 라이베리아 대통령을 향해 "영어는 어디서 배웠나"라고 물어 논란이 일었다.

AP통신 등 외신에 따르면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아프리카 지도자들과의 오찬에서 조지프 보아카이 라이베리아 대통령이 영어로 "라이베리아는 미국의 오랜 친구이며 우리는 트럼프 대통령의 정책이 미국을 다시 위대하게 만들 것으로 믿는다"고 인사말을 하자 "영어를 잘한다. 그렇게 아름다운 영어는 어디서 배웠냐"고 물었다.

이에 보아카이 대통령은 당황한 듯 "라이베리아에서 교육을 받았다"고 답했다.

영어를 공식 언어로 사용하는 라이베리아는 1820년대 미국 노예제도 폐지를 계기로 세워진 나라로 1847년 미국으로부터 독립을 선언했고 미국은 1862년 라이베리아의 독립을 인정했다.

일부 라이베리안인들은 트럼프 대통령의 발언에 불쾌감을 표시했다. 라이베리아 청년운동가는 CNN에 "우리나라는 영어권 국가인데 (트럼프 대통령이) 그런 질문을 하는 건 칭찬으로 보이지 않는다"며 "트럼프 대통령과 서방 사람들은 여전히 아프리카인들이 교육을 받지 못한 시골 마을 사람들로 보는 것 같다"고 했다.

익명을 요구한 라이베리아 외교관은 "영어권 국가 출신 아프리카 대통령을 무시하는 발언"이라고 지적했다.

이에 애나 켈리 백악관 부대변인은 트럼프 대통령의 발언이 "진심 어린 칭찬"이었다며 "트럼프 대통령이 아프리카와 전 세계 국가들을 안정시키고 돕기 위해 조 바이든 전 대통령보다 더 많은 노력을 기울였다는 점을 인식해야 한다"고 말했다.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