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지역 '무더위 쉼터' 연구 결과
행정동별로 쉼터 수용인원 편차 커
"노인 밀집 지역에 쉼터 충분치 않아"
"동별 폭염 취약성·노인 분포 고려해야"
![[서울=뉴시스] 김선웅 기자 = 전국 대부분 지역에 체감온도가 33도를 넘어서는 등 서울 전역에 폭염주의보가 발령된 30일 오후 서울 시내의 한 무더위쉼터에서 어르신들이 더위를 피하고 있다. 2025.06.30. mangusta@newsis.com](https://img1.newsis.com/2025/06/30/NISI20250630_0020869960_web.jpg?rnd=20250630160028)
[서울=뉴시스] 김선웅 기자 = 전국 대부분 지역에 체감온도가 33도를 넘어서는 등 서울 전역에 폭염주의보가 발령된 30일 오후 서울 시내의 한 무더위쉼터에서 어르신들이 더위를 피하고 있다. 2025.06.30. [email protected]
[서울=뉴시스]정유선 기자 = 장기간 이어지는 폭염에 건강 취약계층인 고령자들에 대한 우려가 커지는 가운데, 서울에서 고령층이 더위를 피해갈 공공 쉼터가 부족하다는 지적이 제기됐다.
11일 '폭염 취약성과 노인 인구를 고려한 무더위 쉼터 입지 연구: 서울시 행정동에 대한 공간 분석' 연구(이화여대 강수와·김진주·전수민·한진희·김유미)엔 서울시 25개 자치구 423개 행정동별 폭염 취약성 및 노인인구 분포현황 등을 근거로 한 무더위 쉼터 입지 적절성 평가 결과가 담겼다. 이 논문은 작년 12월 한국기후변화학회지에 실렸다.
무더위 쉼터란 고령층 및 취약계층이 더위를 피할 수 있도록 지정하는 시설을 말한다. 주로 마을회관·주민센터·경로당 등 공공시설물이 일정기간 동안 지정되며, 지방자치단체가 냉방비와 운영비를 지원한다. 서울시도 무더위 쉼터를 운영하는 자치구에 운영비를 지원하고 있다.
먼저 연구진이 폭염 노출도·민감도·적응능력과 관련한 지표를 근거로 폭염 취약성을 따져본 결과, 광진구·강북구·강동구·성동구·동대문구·중랑구에서 각각 폭염 취약성이 높은 행정동이 과반 이상인 것으로 나타났다.
서울에서 가장 폭염에 취약한 동네는 강북구 번3동으로 분석됐다. 가장 덜 취약한 곳은 종로구 이화동이었다.
무더위 쉼터는 (2023년 기준) 개수를 따졌을 때 노인과 독거노인 인구 밀집 지역인 종로구·성북구·중구·용산구에서 상대적으로 부족한 것으로 나타났다.
다만 무더위 쉼터의 개수가 많더라도 시설당 수용할 수 있는 인원은 한정적인 지역이 대부분이었다. 구로구가 대표적인 경우로 꼽혔다.
행정동별로 수용인원 편차도 컸다. 구로구 구로2동은 무더위 쉼터 수용 인원이 2387명인 데 반해 서초구 반포본동과 강동구 둔촌1동은 무더위 쉼터가 아예 설치되지 않아 수용 가능 인원이 없는 것으로 조사됐다.
연구진은 "현재 (서울에서) 무더위 쉼터는 폭염에 취약한 노인 인구 밀집 지역에 충분하게 입지돼 있지 않다. 특히 수용 인원 측면에서 매우 열악한 상황"이라고 했다.
다만 이와 관련해 강동구청 관계자는 "둔촌1동이 현재 전부 아파트 단지로 구성돼있는데 (2023년) 당시엔 공사 중이었기 때문에 인구가 없었고, 이에 따라 당연히 무더위 쉼터도 없었다"며 "현재는 두 곳을 운영하고 있다"고 전했다.
서초구청 관계자는 "반포본동은 다 아파트 단지고 재건축이 진행 중이다. 2022년부터 철거를 시작해 현재까지 공사가 진행되고 있어 무더위 쉼터가 없는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광주=뉴시스]김혜인 기자 = 광주 남구 월산동 한 연립주택에서 홀로 사는 80대 노인이 방 안에서 냉풍기 바람을 쐬고 있다.2021.07.27.hyein0342@newsis.com](https://img1.newsis.com/2021/07/27/NISI20210727_0017727446_web.jpg?rnd=20210727152046)
[광주=뉴시스]김혜인 기자 = 광주 남구 월산동 한 연립주택에서 홀로 사는 80대 노인이 방 안에서 냉풍기 바람을 쐬고 있다[email protected]
연구진이 각 지역의 노인인구까지 고려해 무더위 쉼터 수용력을 계산한 결과 강남구·관악구·은평구·송파구·강북구·강서구 행정동은 무더위 쉼터의 노인 인구 수용력이 저조하게 나타났다.
특히 은평구 역촌동의 경우 전체 노인 인구는 8445명, 독거노인 인구는 1982명이지만 무더위 쉼터 수용 인원은 135명에 불과했다.
무더위 쉼터 수용력은 동일한 구 내에서도 행정동별로 다른 양상이 나타났다. 가령 양천구 내 신정3동과 신정6동은 수용력이 높은 지역인 반면 신정7동은 수용력이 낮은 지역으로 분류됐다.
아울러 전체 노인 인구를 대상으로 할 때와 독거노인 인구를 기준으로 할 때 동네별로 수용력이 다르게 나타나는 경향도 확인됐다.
이러한 연구 결과를 바탕으로 연구진은 무더위 쉼터 입지 선정시 자치구에서 행정동 단위로 범위를 좁혀 각 동별로 폭염 취약성을 살펴봐야 한다고 제언했다.
노인인구의 특성과 분포 역시 고려 대상이 돼야 한다고 했다. 연구진은 "현재 대부분의 폭염 정책은 폭염 취약 계층에 대한 면밀한 분석 없이 단기적 대응으로 이뤄지고 있다"며 "정책 대상자에 대한 특성을 체계적으로 고려할 수 있는 방안을 모색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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