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의 호의·좌절감 무시한 채 우크라 공세 강화
수개 월 안에 우크라 방어선 무너질 것으로 확신
우크라 큰 폭 양보 없으면 전쟁 중단할 생각 없어
![[서울=뉴시스]](https://img1.newsis.com/2025/02/17/NISI20250217_0001771794_web.jpg?rnd=20250217141526)
[서울=뉴시스]
[서울=뉴시스] 강영진 기자 =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우크라이나 전쟁에서 우위를 굳히고 더 큰 전쟁 목표를 달성할 수 있을 것으로 확신해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의 호의와 좌절감을 무시한 채 우크라이나 공세를 강화하고 있다고 미 뉴욕타임스(NYT)가 9일(현지시각) 보도했다.
NYT는 러시아 대통령실과 가까운 익명의 인사들을 인용해 푸틴이 우크라이나 방어선이 수개월 안에 무너질 것으로 확신한다고 전했다.
이에 따라 푸틴은 우크라이나가 큰 폭으로 양보를 하지 않는 이상 전투를 중단할 생각이 전혀 없다고 소식통들이 전했다.
푸틴의 이 같은 태도는 트럼프 대통령 취임과 함께 제기된 일부의 예상과 정반대되는 것이다. 트럼프는 대선 유세 중 우크라이나 전쟁을 24시간 안에 끝내겠다고 공약했고 취임 직후부터 러시아와 관계 개선을 적극 추진해왔다
러시아는 트럼프가 푸틴에게 보이는 호의적 태도를 감안해 제재 완화, 투자 유치, 군비 통제 협정, 러시아에 유리한 방향으로 유럽 질서 재편 등을 이끌어낼 수 있을 것으로 기대했다. 이를 위해 푸틴은 이미 점령한 우크라이나 영토를 유지한 채 휴전에 동의하기만 하면 될 것으로 여겨졌다.
그러나 전장에서 러시아가 우위를 점하는 것이 분명해지면서 푸틴의 야망이 더 커졌다. 갈수록 실망감을 드러내는 트럼프와 관계를 무시한 채 우크라이나에 대한 공세를 강화하면서 점령지를 늘려나가려 시도하고 있다.
푸틴-트럼프 통화가 여섯 차례 있었고 미러가 직접 휴전 협상을 벌인 것도 두 차례지만 러시아가 미국의 휴전 요구를 무시한 채 갈수록 더 강경해지고 있는 것이다.
푸틴은 트럼프에게 친절하게 대하려 노력해왔다. 희토류 채굴 사업을 제안하고 유럽에 대한 러시아 가스 공급 지분 일부를 미국에 넘길 수 있다고 제안했다. 특히 트럼프에 대해 직접적으로 칭찬하는 발언을 이어왔다.
푸틴은 그러나 우크라이나 문제에서 의미 있는 양보를 제안한 적이 없다. 푸틴은 지난달 27일 벨라루스에서 가진 기자회견에서 우크라이나 전쟁을 끝내기가 생각보다 어렵다고 한 트럼프의 좌절감을 이해한다며 “그게 현실”이라고 강조했다.
트미트리 페스코프 러시아 대통령 대변인도 9일 인터뷰에서 같은 취지로 발언했다. 그는 전날 트럼프가 푸틴이 “헛소리를 많이 한다”고 거칠게 비난한 것에 대해 “차분하게 받아들이고 있다. 미국과 대화를 계속 이어가고 양국관계를 회복하기 위해 노력할 것을 기대한다”고 강조했다.
러시아의 이 같은 반응을 두고 러시아 소식통 2명이 트럼프의 인내심이 바닥나는 상황에 푸틴이 대비돼 있다고 밝혔다.
이들은 트럼프가 러시아에 새로운 제재를 가할 수 있음을 알고 있다고 전했다.
트럼프는 간헐적으로 러시아에 제재 가능성을 언급해왔다. 그러나 실제로 제재 조치를 취한 적이 없으며 전황을 뒤집을 정도로 우크라이나 군사 지원을 확대한 적도 없다. 또 유럽이 전황을 바꿀 정도로 우크라이나를 지원할 여력도 없다.
이에 따라 푸틴은 우크라이나와 전쟁을 끝낼 수 있다고 여겨질 때 트럼프와 제재 완화를 거래할 수 있을 것으로 판단하고 있다고 러시아 소식통들이 전했다.
푸틴의 우크라이나에 대한 목표는 러시아군이 점령한 우크라이나 영토를 유지하는 수준을 훨씬 넘는다. 일부만을 점령한 우크라이나 동부와 남부 지역에서 우크라이나 군이 완전히 철수할 것을 요구하는 것이 그의 야심을 보여 준다.
푸틴의 이 같은 야심은 현재 전선에서 휴전하길 중재해온 트럼프 정부에 좌절감을 안겨 왔다.
러시아 소식통들은 그러나 푸틴이 트럼프와 해온 대화에 만족하고 있다고 전했다. 미국 대통령과 대화한 것 자체가 러시아로서는 큰 진전이며 조 바이든 전 미 대통령 정부 시절의 외교적 고립에서 벗어났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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