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럽인권재판소, "러, 우크라에서의 인권 유린에 책임" 판결

[헤이그(네덜란드)=AP/뉴시스] 유세진 기자 = 유럽인권재판소(ECHR)는 9일 러시아가 우크라이나 분쟁 당시 국제법을 위반했다고 처음으로 판결하면서, 러시아가 우크라이나에서 저지른 인권 유린에 책임이 있다고 최초로 밝혔다.

ECHR은 또 러시아가 298명의 목숨을 앗아간 2014년 말레이시아 항공 MH17편 추락의 배후라고 판결했다. 이 역시 MH17편 비극의 책임이 러시아에 있다고 판결한 첫 사례이다.

스트라스부르의 ECHR 판사들은 우크라이나와 네덜란드가 러시아를 상대로 제기한 4건의 사건에 판결을 내리고 있다. 그러나 ECHR의 판결은 상징적 의미에 그칠 것이다. 이 소송들은 2022년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으로 러시아가 ECHR에서 추방되기 에 제기됐었다.

MH17 참사 희생자 가족들은 이번 판결이 11년에 걸친 정의 추구에 있어 중요한 이정표를 세운 것으로 보고 있다. 이 비극으로 18세 아들 퀸을 잃은 토마스 샨스만은 AP통신과의 인터뷰에서 "누가 정말 책임이 있는지 이해하는 진정한 단계"라고 말했다.

암스테르담에서 쿠알라룸푸르로 가던 보잉 777기는 2014년 7월17일 분리주의 반군이 장악한 우크라이나 동부에서 발사된 러시아제 부크 미사일에 격추됐다. 네덜란드 국민 196명을 포함해 298명의 승객과 승무원이 모두 사망했다.

지난 5월 유엔 항공기구(UNAHA)는 러시아가 MH17 참사에 책임이 있다고 밝혔었다.

2022년 국제사법재판소(ICJ)는 러시아에 우크라이나에서 군사작전을 중단하라고 명령했지만, 러시아는 이를 무시했다.

지난달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은 러시아 고위 관리들을 우크라이나에 대한 전면 침공 혐의로 기소하기 위한 새로운 국제 재판소 설립 계획을 공식 승인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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