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무기 재고 파악” 언급했으나 공급 중단 지시 안 해
러, 개전 이후 최대 공습 사흘 후 국방 장관 결정으로 ‘공급 중단!’
![[키이우(우크라이나)=AP/뉴시스] 우크라이나 긴급구조대가 제공한 사진에서 9일 우크라이나 수도 키이우에서 러시아의 공격으로 화재가 발생해 있다. 러시아가 8일 밤(현지시각)부터 9일 새벽 사이 미사일 13기와 샤헤드 드론 728대를 우크라이나로 발사했다고 우크라이나 공군이 밝혔다. 2025.07.09.](https://img1.newsis.com/2025/07/09/NISI20250709_0000478800_web.jpg?rnd=20250709163131)
[키이우(우크라이나)=AP/뉴시스] 우크라이나 긴급구조대가 제공한 사진에서 9일 우크라이나 수도 키이우에서 러시아의 공격으로 화재가 발생해 있다. 러시아가 8일 밤(현지시각)부터 9일 새벽 사이 미사일 13기와 샤헤드 드론 728대를 우크라이나로 발사했다고 우크라이나 공군이 밝혔다. 2025.07.09.
[서울=뉴시스] 구자룡 기자 = 러시아가 개전 이래 최대 규모의 공습을 퍼부은 지 사흘 후 미국 국방부가 발표한 우크라이나에 대한 무기 지원 중단을 대통령과 국무장관 심지어 우크라이나 특사도 언론 보도를 보고 알았던 것으로 나타났다.
CNN 방송은 8일 소식통을 인용해 피트 헤그세스 국방장관은 우크라이나에 대한 무기 선적 중단을 승인하기 전에 백악관에 알리지 않았다고 보도했다.
이 때문에 행정부 내부에서 중단 경위를 파악하고 의회와 우크라이나 정부에 설명하기 위해 소동이 빚어져다고 방송은 전했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은 8일 우크라이나에 대한 방어 무기 공급을 계속할 것이라며 누가 중단을 승인했느냐는 질문에 “모르겠다. 왜 말해주지 않았느냐”고 말했다.
CNN은 이번 사건은 트럼프 행정부 내부, 특히 헤그세스 장관 체제에서 정책 결정 과정이 종종 무질서하다는 점을 여실히 보여준다고 지적했다.
헤그세스 장관이 우크라이나에 대한 미국 무기 공급을 중단하기로 결정한 것은 올해 들어 두 번째이며 고위 국가안보 관리들이 당황했다고 소식통들은 전했다.
2월에도 그가 무기 공급 중단을 발표했다가 결정이 빠르게 번복된 바 있다.
헤그세스가 중단에 서명했지만 무기 선적은 계속될 것이라고 발표한 7일 밤에도 이와 비슷한 일이 일어났다.
앞서 러시아가 지난달 29일 우크라이나에 드론 477대와 탄도·순항 미사일 60발을 동원한 대규모 공격을 가했는데 이는 2022년 2월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이후 최대 규모라고 우크라이나 당국 관계자가 말했다.
미국의 군사 지원 물품이 이미 폴란드에 도착해 우크라이나로 전달을 준비하고 있는 과정에 중단됐다고 보도했다.
숀 파넬 국방부 대변인은 2일 국방부가 외국 원조 제공에 대한 검토를 진행해 우크라이나에 대한 일부 군사 지원이 중단됐다고 말했다.
지원이 중단된 무기에는 패트리어트 방공 미사일 24개, 스팅어 방공 시스템 20개 이상, 정밀 포탄, 헬파이어 미사일, 드론, 그리고 F-16 전투기에서 발사되는 AIM 공대공 미사일 90개 이상이 포함됐다.
더욱이 이들 무기는 폴란드와 우크라이나 접경까지 도착해 전달하기 위해 대기하고 있던 중 공급 중단 명령이 내려졌으며 민주당 뿐만 아니라 공화당 의원들도 공급 중단에 반대했다.
고위 행정부 관계자와 두 소식통에 따르면 키스 켈로그 우크라이나 특사, 대통령 국가안보 보좌관이자 국무장관 마코 루비오 모두 사전에 무기 공급 중단에 대해 통보받지 못했으며 언론 보도를 통해 알게 되었다고 CNN은 보도했다.
캐롤라인 레빗 백악관 대변인은 “국방부가 모든 외국에 대한 지원이 미국의 이익에 부합하는지 확인하기 위해 검토를 진행했다”고만 말했다. 그는 “대통령은 국방장관을 전적으로 신뢰한다”고 덧붙였다. 대통령에 사전에 보고했는지 등에서는 대답을 하지 않는 것이다.
두 소식통은 헤그세스가 백악관에 알리지 않은 이유는 주변에 수석 보좌관이나 신뢰할 수 있는 고문이 없어서 주요 정책 결정을 보다 효과적으로 조율하도록 촉구할 수 없기 때문이라고 말했다고 CNN은 전했다.
지난주 중단 사실을 알게 된 직후 트럼프 대통령은 헤그세스 장관에게 일부 무기 운송을 재개하라고 지시했으며 구체적으로는 패트리엇 미사일을 재개하라고 했다고 CNN은 전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4일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과의 통화에서 무기 공급 중단 결정에 자신의 역할을 축소했다고 CNN은 덧붙였다.
트럼프 대통령이 지난달 네덜란드 헤이그에서 열린 북대서양조약기구(NATO) 정상회담에 참석했을 때 헤그세스 장관에게 미국의 무기 재고 현황을 평가해 보라고 했지만 우크라이나로의 무기 운송 중단을 지시하지는 않았다는 것이다.
소식통은 CNN에 무기 공급 중단 권고는 엘브리지 콜비 국방부 정책 담당 차관으로부터 나왔다며 그는 오랫동안 우크라이나에 대한 미국의 대규모 군사 원조에 회의적이었다고 말했다.
헤그세스 장간은 트럼프 대통령의 ‘미국 우선주의’ 정책과 부합한다고 판단해 무기 수송 중단 최종 결정을 내렸다고 그의 생각을 잘 아는 소식통 중 한 명이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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