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민족무용연구소, 16일 한예종 서초캠퍼스서 공연
한국, 중국, 일본 전통무용을 대표하는 총 8편 작품 선봬

[서울=뉴시스] 최희정 기자 = 한국예술종합학교 무용원 부설 세계민족무용연구소는 16일 서초캠퍼스 이강숙홀에서 '아시아 민족춤의 정취 Ⅱ'를 개최한다.
궁중무, 민속무, 제의무 등 한국, 중국, 일본의 전통무용을 대표하는 총 8편 작품이 무대에 오르며, 각국 전통춤의 정서와 미학, 신체기법이 어우러지는 장면을 통해 동아시아 전통무용의 깊이와 폭을 체험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한다.
공연의 서막을 여는 작품은 '춘앵전정재도'로, 1828년 효명세자가 어머니 순원숙황후의 탄신을 축하하며 창제한 궁중 독무다.
오색 한삼과 앵삼을 두르고, 6자 길이의 화문석 위에서 추는 이 무용은 우아하고 정제된 춤사위로 '궁중무용의 꽃'이라 불린다. 한국예술종합학교 전통예술원 무용과에서 한국 전통 정재의 절정미를 엿볼 수 있는 작품을 선보인다.
두 번째로 소개되는 작품은 중국 내몽고 자치구의 전통춤 '사우얼덩·예찬(萨吾尔登·礼赞)'이다. 유목민이 오랜 세월 간직해온 자연과 조상에 대한 예찬을 주제로 한 이 작품은 내몽고족 특유의 환대 문화와 신앙적 세계관을 표현한다. 중국의 무용가 왕 잔의 독무로 선보인다.
이어지는 '한량무'는 풍류를 아는 옛 선비의 멋과 기백을 춤으로 형상화한 작품이다. 안덕기류의 독무 형식을 남성 군무로 재구성해 남성춤 특유의 호방함과 절제된 미학을 동시에 드러낸다.
네 번째 작품 '조흥동류 진쇠춤'은 꽹과리 가운데서도 맑고 강렬한 음색을 내는 '진쇠'의 장단을 중심으로 구성됐다. 이 춤은 팔도 원님이 임금 앞에서 나라의 평안을 기원하며 추던 의식무에서 유래됐으며, 근래에는 무속 제의와 굿춤의 맥을 이어오고 있다. 댄스컴퍼니 좋은사람들의 무대로, 원형성과 예술성을 함께 담아낸다.
다섯 번째 작품은 중국 전통무용의 현대적 재구성이라 할 수 있는 '다메이지·타오르는 물결(达梅吉·炽涌)'로, 혼돈과 광명의 이미지, 북소리 리듬을 결합해 생명의 불씨와 자연의 기운을 시적으로 풀어낸다.
이어 2인무로 구성된 '검무'는 호남지역 민속춤 전통을 바탕으로 한 작품으로, 염불, 타령, 휘모리 장단의 변화에 따라 춤사위가 전개된다. 고대 무사들의 기개를 상징하는 이 춤은 무장의 기풍과 지역적 기교미가 조화를 이루며, 채상묵 춤 전승원의 전통성과 기량이 돋보인다.
일곱 번째 무대는 일본 전통무용극 장요(長唄) '공노(供奴)'로, 에도시대 요시하라 지역에서 주인을 모시는 하인의 이야기를 희극적 몸짓과 연기로 풀어낸 작품이다. 하나노모토 코토부키의 유려한 움직임을 통해 일본 무용 특유의 '단자루노호'와 연기적 완성미를 감상할 수 있다.
마지막 무대는 한국 경상도 지역의 민속춤을 계승한 '권명화류 소고춤'이다. 토속적이고 질박한 흥을 기본으로, 일상의 동작과 해학적 요소가 아기자기하게 조합된 이 작품은 관객들에게 전통춤의 유쾌한 에너지를 전한다.
세계민족무용연구소 안덕기(무용원 실기과 교수) 소장은 "춤은 그 민족의 정신이자 삶의 기억"이라며 이번 무대를 통해 각 나라의 몸짓에 담긴 고유한 리듬과 호흡을 마주하고, 동아시아 전통예술이 오늘 우리에게 어떤 울림을 줄 수 있는지 함께 묻고자 한다"고 말했다.
공연은 전석 초대제로 운영되며, 관람을 희망하는 이들은 사전 문의를 통해 초청받을 수 있다. 자세한 내용은 세계민족무용연구소로 문의하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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