희귀병 루푸스 위험인자 발굴…질병청, 면역유전자 참조패널 개발

[세종=뉴시스] 박영주 기자 = 질병관리청 국립보건연구원은 한국인 면역유전자 참조패널을 개발하고 이를 활용해 루푸스 질환 위험인자를 발굴한 연구 결과를 세계적인 학술지에 발표했다고 8일 밝혔다.

참조패널은 적은 양의 유전정보를 전장유전체 수준으로 확장 분석할 수 있게 하는 핵심 참조 데이터다.

이번 연구는 국립보건연구원 김봉조 유전체연구기술개발과장, 김영진 보건연구관과 김광우 경희대 교수 및 배상철 한양대 교수 연구팀이 공동으로 수행한 연구로 한국인의 면역유전자 부위에 특화된 참조패널을 개발하고 이를 활용해 C4 면역유전자와 루푸스의 연관성을 규명했다.

루푸스는 얼굴에 나타나는 발진이 늑대에 물린 자국과 비슷하다고 해서 붙여졌다. 일반적으로 깊은 숨을 쉴 때 흉통, 피곤함, 원인불명 발열, 무기력감, 탈모, 구강 통증, 햇빝에 예민함, 림프절 비대 등의 증상이 있다.

루푸스의 원인은 명확하지 않지만 유전적, 환경적,성호르몬 등의 요인이 복합적으로 작용해 면역체계를 교란해 발생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국내 약 2만명 이상 환자가 있는 것으로 추정되며 여성 환자가 남성보다 약 8배 이상 많다. 또 전체 환자의 90% 이상이 40대 미만 여성인 것으로 나타났다.

그동안 면역유전자는 유전적 구조가 매우 복잡하고 해독이 어려워 일반 연구자들이 쉽게 접근하기 어려운 영역이었다. 특히 한국인의 유전적 특성을 반영한 면역유전자 분석 도구가 부족해 관련 질환 연구에 한계가 있었다.

이번 연구에서는 한국인 1537명의 전염기서열정보를 활용해 HLA 유전자와 C4 유전자를 동시에 분석할 수 있는 참조패널 기반 분석 도구를 세계 최초로 개발했다. 이를 통해 면역유전자 중 하나인 C4 유전자가 루푸스 발병에 영향을 준다는 사실을 밝혀냈다.

연구 결과에 따르면 C4 유전자가 결핍된 사람은 한국인 중 7%이며 C4 유전자가 결핍되지 않은 사람에 비해 루푸스 발병 위험이 1.4배 높았다. C4 유전자가 1개 증가할 때마다 루푸스 발병 위험이 약 31% 감소했다.

개발된 한국인 면역유전자 참조패널 기반 분석 도구는 보건의료연구자원정보센터를 통해 무료로 제공된다.

박현영 국립보건연구원장은 "이번 연구는 일반 연구자도 쉽게 면역유전자를 분석할 수 있는 도구를 제공하고 한국인 특이적인 루푸스 위험인자를 발굴했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며 "한국인 면역유전자 참조패널이 루푸스뿐 아니라 다양한 자가 면역 질환 연구에 활용돼 면역질환 취약 계층에 대한 정밀의료 실현에 기여하기를 기대한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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