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민 보조금 주고 이주…무역 허브로 개발 구상
이스라엘 기업인 주도…트럼프 행정부와도 공유
컨설팅사 "공식 프로젝트 아냐…관련자들 해고"
![[가자지구=AP/뉴시스] 6일(현지 시간) 이스라엘군 차량이 가자지구로 이동하는 모습이 이스라엘 남부에서 관측되고 있다. 보스턴컨설팅그룹(BCG)이 팔레스타인 주민을 이주해 가자지구를 개발하는 프로젝트를 추진했다고 파이낸셜타임스(FT)가 보도했다. 2025.07.07.](https://img1.newsis.com/2025/07/07/NISI20250707_0000472808_web.jpg?rnd=20250707074419)
[가자지구=AP/뉴시스] 6일(현지 시간) 이스라엘군 차량이 가자지구로 이동하는 모습이 이스라엘 남부에서 관측되고 있다. 보스턴컨설팅그룹(BCG)이 팔레스타인 주민을 이주해 가자지구를 개발하는 프로젝트를 추진했다고 파이낸셜타임스(FT)가 보도했다. 2025.07.07.
[서울=뉴시스]이혜원 기자 = 미국 대형 컨설팅사인 보스턴컨설팅그룹(BCG)이 팔레스타인 주민을 이주해 가자지구를 개발하는 프로젝트를 추진했다고 파이낸셜타임스(FT)가 보도했다.
이스라엘 기업인들이 주도한 이 프로젝트에는 토니 블레어 전 영국 총리가 세운 비영리 조직 직원들도 참여했다고 FT는 전했다.
6일(현지 시간) FT에 따르면 토니블레어연구소(TBI) 직원 2명과 BCG 관계자, 이스라엘 기업인 등 총 12명은 '그레이트 트러스트' 제하의 가자지구 개발 프로젝트를 추진했다.
프로젝트는 이스라엘 기업인들 주도로 진행됐으며, BCG에서 개발한 금융 모델을 활용해 가자를 무역 허브로 만드는 구상을 골자로 했다.
이를 위해 팔레스타인 주민을 이주하는 시나리오도 담겼다. 인당 9000달러(1230만원) 보조금을 지급해 인구 25% 이상이 떠나도록 유도하고, 민간 투자자를 유치해 개발하겠다는 것이다.
모든 공공 토지는 개발 목적 신탁 기금에 편입하고, 해당 자산을 블록체인에서 거래되는 디지털 토큰을 통해 투자자에게 판매할 수 있도록 했다.
가자 주민들에겐 개인 소유 토지를 신탁 기금에 기부하는 대가로 영구 주택 단위 사용권을 부여하는 토큰을 제공하는 내용도 담겼다.
신탁 기구는 가자가 비무장화될 때까지 해당 지역을 관리할 권한을 갖게 되고, 이후엔 "독립된 팔레스타인 정치 체제로 이양될 수 있다"고 제시했다.
가자지구와 이스라엘 국경엔 '일론 머스크 스마트 제조 구역'을 설정해 유럽 수출용 전기차를 생산한다는 내용도 포함됐다. 문서는 머스크와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관계가 틀어지기 전 작성됐다.
사우디아라비아와 아랍에미리트 지도자 이니셜을 딴 인프라를 건설하고, 미국 기업이 서부 사우디 지역의 희토류 광물에 접근할 수 있도록 하겠다는 내용도 담겼다.
![[가자시티=AP/뉴시스] 지난달 28일(현지 시간) 가자지구 가자시티 피란민 천막촌에서 이스라엘의 공습을 받은 팔레스타인 난민들이 천막 잔해를 정리하고 있다. 2025.07.07.](https://img1.newsis.com/2025/06/28/NISI20250628_0000452373_web.jpg?rnd=20250629100521)
[가자시티=AP/뉴시스] 지난달 28일(현지 시간) 가자지구 가자시티 피란민 천막촌에서 이스라엘의 공습을 받은 팔레스타인 난민들이 천막 잔해를 정리하고 있다. 2025.07.07.
TBI 직원이 작성한 문건에는 '가자 리비에라' 인공섬과 블록체인 기반 무역 이니셔티브, 인도-중동-유럽을 연결하는 심해 항구, 저세율 '특별 경제 구역'을 구축하는 내용이 담겼다.
가자 전쟁이 "가자를 기본 원칙부터 재건해, 안전하고 현대적이며 번영하는 사회로 만들 수 있는 세기의 기회를 창출했다"는 내용도 적혔다. 다만 TBI 문서에는 주민 이주 계획이 담기진 않았다.
BCG는 이스라엘과 미국이 지원하는 논란의 '가자 인도주의 기금'(GHF) 설립을 도운 컨설팅 회사다.
GHF는 가자지구 인도적 지원 배분을 총괄하기 위해 신설된 단체로, 지난 5월 활동 시작 이후 배급 과정에서 혼선을 빚어왔고 이 과정에서 팔레스타인인 수백 명이 사망했다.
소식통들은 GHF 설립을 기획 및 지원한 이스라엘 기업인들이 이 프로젝트 배후에 있다고 전했다. GHF 보안 운영 기업 관계자들이 지난 3월 블레어 전 총리를 직접 접촉하기도 했다고 덧붙였다.
프로젝트는 미국 트럼프 행정부와도 공유됐다고 한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2월 가자지구를 개발해 '중동의 리비에라'로 만들겠다고 발표했고, 이 과정에서 주민을 강제 이주하겠다고 해 국제적 비난을 샀다.
![[워싱턴=AP/뉴시스]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와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지난 4월 7일(현지 시간) 백악관에서 회동하고 있다. 2025.07.07.](https://img1.newsis.com/2025/06/27/NISI20250627_0000448574_web.jpg?rnd=20250627005923)
[워싱턴=AP/뉴시스]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와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지난 4월 7일(현지 시간) 백악관에서 회동하고 있다. 2025.07.07.
BCG는 공식 프로젝트가 아니었으며, 관련자들을 해고했다고 해명했다.
BCG는 "회사 차원의 프로젝트가 아니며, 비밀리에 기획 및 진행된 것"이라며 "이 작업에 관여한 두 파트너를 즉시 해고했다"고 밝혔다.
TBI 측도 "TBI는 해당 프레젠테이션 자료 작성에 관여하지 않았으며, BCG 자료일 뿐"이라며 "그 내용에 대해 어떠한 영향도 미치지 않았다"고 부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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