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손주 같던 아이들인데…" 부산 아파트 화재, 8·6세 자매 또 참변

기사등록 2025/07/03 11:01:53

최종수정 2025/07/03 13:28:24

주민들 "화재 전 수차례 아파트 정전"

열흘만 부산서 유사 화재 사고로 아이들 목숨 잃어

[부산=뉴시스] 김민지 기자 = 지난 2일 밤 화재로 어린 자매가 사망한 3일 오전 부산 기장군의 한 아파트 현장. 2025.07.03. mingya@newsis.com
[부산=뉴시스] 김민지 기자 = 지난 2일 밤 화재로 어린 자매가 사망한 3일 오전 부산 기장군의 한 아파트 현장. 2025.07.03. [email protected]

[부산=뉴시스]김민지 이아름 기자 = "아이들이 무사하길 바랐는데…죽었다고 하니 할 말이 없네요."

3일 오전 부산 기장군의 한 아파트 6층에서 발생한 화재 현장. 8살, 6살난 어린 자매의 목숨을 앗아간 지난 2일 밤 화재의 참혹한 흔적이 그대로 남아 있었다.

화재가 진화된 지 반나절이 다 돼 가지만, 아파트 입구에는 여전히 탄내가 가득했고 단지 앞에는 유리 파편이 여기저기 흩어져 있었다.

폴리스 라인이 설치된 현장을 바라보는 주민들의 얼굴에는 안타까움이 역력했다.

사고 현장을 바라보던 70대 주민은 "내 손주 같은 아이들이 죽었다고 하니 마음이 아프다"며 "애들이 지나다니면서 인사하고 다니던 모습이 선하다"고 말했다.

몇몇 주민은 사고 당시 상황을 또렷이 기억하고 있었다. 한 주민은 "폭발음이 펑하고 불꽃이 나더니 그 다음 불이 막 나더라"며 "소방차도 10대 정도 오고, 아이들이 차례로 실려 나가는 걸 봤다"고 했다.

80대 주민은 "아이 부모가 식당을 운영하는 걸로 알고 있다"며 "부모가 일을 하러 나간 사이, 애들만 있었을 때 불이 난 것 같다"고 했다.

또 다른 주민은 "우리 아이랑 같이 어린이집 다니는 아이였다"며 "불이 나기 전에 아파트 전체에 정전이 몇 번 있었다. 복구가 되고 나서 30분쯤 뒤에 불이 났다며 대피 방송이 나왔다"고 말했다.

70대 주민은 "어젯밤에 아파트 전체에 정전이 몇 번 있었다. 이후에 저 집에 불이 났다"며 "불이 난 뒤, 나와서 보니 두 명이 실려 가더라. 애들이 아무 이상 없길 바랐는데, 죽었다고 하니 너무 안타깝다"고 했다.

이날 화재 소식 이후 합동감식에 투입된 경찰과 소방을 비롯해 기장군청 관계자 등이 현장을 찾았다.

이날 중 군청은 대한적십자사와 협력해 화재 가정에 긴급구호세트를 지원하고, 아파트 단지 내 입주민을 위한 심리상담 부스를 설치할 예정이다.

또 해당 가정의 소득조사를 거쳐 긴급생활비와 주거비 지원이 가능한지 살필 방침이다.

[부산=뉴시스] 2일 오후 부산 기장군의 한 아파트에서 불이 났다. (사진=부산소방재난본부 제공) 2025.07.03. photo@newsis.com *재판매 및 DB 금지
[부산=뉴시스] 2일 오후 부산 기장군의 한 아파트에서 불이 났다. (사진=부산소방재난본부 제공) 2025.07.03. [email protected] *재판매 및 DB 금지

전날 오후 10시58분께 기장군의 한 13층짜리 아파트 6층에서 불이 나 어린 자매가 숨졌다.

이들은 각각 집 중문 입구와 거실 베란다 앞에서 소방에 의해 발견됐다. 의식이 없는 심정지 상태로 구조돼 인근 병원으로 옮겨졌지만 끝내 사망했다.

화재 당시 자매의 부모는 집을 비웠던 것으로 파악됐다.

불이 나며 아파트 주민 등 100여 명이 대피하는 소동이 벌어졌다.

불은 아파트 내부 등을 태워 2850만원(소방 추산)의 재산 피해를 내고 35분 만에 진화됐다.

해당 아파트는 2003년 건축 허가, 2007년 준공된 것으로 스프링클러는 설치되지 않은 것으로 확인됐다.

경찰과 소방당국은 정확한 화재 원인을 조사하기 위해 이날 오전 합동 감식을 진행했다.

한편 지난달 24일 새벽 부산진구의 한 아파트에서 불이 나 10살, 7살의 어린 자매가 목숨을 잃었다.

이 사고 이후 9일 만에 또다시 화재로 어린 아이들이 숨지며 안타까움을 사고 있다.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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