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해양박물관, '영국탐험가 바실과 맥로드의 서해 탐사서' 7월 해양유물 선정

기사등록 2025/07/02 10:08:46

서구의 시선에 비친 조선의 해안

[서울=뉴시스] 영국탐험가 바실과 맥로드의 서해 탐사서.
[서울=뉴시스] 영국탐험가 바실과 맥로드의 서해 탐사서.
[서울=뉴시스] 박성환 기자 = 국립인천해양박물관(관장 우동식)은 7월 해양유물로 '영국탐험가 바실과 맥로드의 서해 탐사서'를 선정했다고 2일 밝혔다.
 
이 유물은 1816년 동아시아에 파견된 영국 해군의 항해 기록으로, 리라호(HMS Lyra) 함장 바실 홀(Basil Hall·1788~1844)의 '조선 서해안과 대 류큐섬 탐사기'와 알세스트호(HMS Alceste) 의무관 존 맥로드(John M'Leod·1777~1820)의 '영국 군함 알세스트호의 조선 해안과 류큐섬 항해기'로 구성됐다.

두 항해기는 조선과 류큐(流球·現 오키나와) 해역에 대한 지리정보와 문화 교류의 내용을 담고 있다. 서양 국가가 조선 연안을 탐사 목적으로 항해하며 남긴 최초의 사례로 평가된다. 당시 ‘미지의 동아시아’로 인식되던 조선에 대해 서구가 어떤 시각을 갖고 정보를 축적해갔는지를 보여주는 귀중한 사료다.

영국은 1816년 중국과의 무역 확대 및 동아시아 내 영향력 강화를 위해 외교 사절단을 파견했다. 이들과 함께 항해한 군함 알세스트호와 측량선 리라호는 사절단이 중국에 머무는 동안 조선과 류큐 해안을 탐사하며 통상 확대와 해상 네트워크 구축을 모색했다.

이들은 같은 해 9월1일부터 10일까지 인천 옹진군 소청도(小靑島)를 시작으로, 충남 서천 마량진(馬梁津), 전남 진도(珍島) 등 서해안 일대를 차례로 조사했다. 탐사에 참여한 바실은 조선 해안의 지리 및 지질 특성과 선박 구조 등을 상세히 기술했다.

이들이 마량진 해역에 도착했을 당시 알세스트호 함장 맥스웰(Murray Maxwell·1775~1831)이 마량첨사 조대복과 비인현감 이승렬에게 성경을 전달했는데, 이러한 사실이 '순조실록(純祖實錄)'에도 기록돼 있다. 이는 공식적인 외교나 선교 활동 없이 성경이 조선에 전해진 최초의 사례로 확인된다. 조선과 서양 간 이례적인 문화 접촉 사례로 주목된다.

반면 맥로드는 조선 연안 항로와 해류뿐 아니라 조선인의 복식과 주거 생활상을 기록했다. "머리에는 지름이 5~6피트는 돼 보이는 큰 챙의 모자(갓)를 쓰고 있었다. 챙 위로 솟아오른 부분은 작은 컵처럼 생겼다"라고 기술한 묘사가 대표적이다.

우동식 국립인천해양박물관장은 "이 유물은 19세기 초 조선과 서구 문명이 해양을 통해 조우한 과정을 보여주는 기록"이라며 "성경이 조선에 최초로 유입된 역사적인 순간을 담고 있는 귀중한 사료로서, 해양을 통한 교류의 역사적 의미를 되돌아보는 계기가 되길 바란다"고 밝혔다.

한편 국립인천해양박물관은 수도권 유일의 해양박물관으로, 해양 역사와 문화를 보존하고 계승하기 위해 해양 관련 유물을 수집하고 있다.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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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천해양박물관, '영국탐험가 바실과 맥로드의 서해 탐사서' 7월 해양유물 선정

기사등록 2025/07/02 10:08:46 최초수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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