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 고내리 어르신들 '시 쓰기'에 도전…시화전 선봬

기사등록 2025/06/26 16:48:53

[제주=뉴시스] 우장호 기자 = 26일 오후 제주시 애월읍 고내리 경로당에서 경로당 회원들이 쓴 시화전이 열리고 있다. 이 시화전은 제주도 지방보조금 지원사업인 '2025 애월읍 예술·문화 콘텐츠 개발 인재 육성 교육' 새로운 시대의 인재 주인공 발굴 프로젝트 일환으로 추진된 것이다. 2025.06.26. woo1223@newsis.com
[제주=뉴시스] 우장호 기자 = 26일 오후 제주시 애월읍 고내리 경로당에서 경로당 회원들이 쓴 시화전이 열리고 있다. 이 시화전은 제주도 지방보조금 지원사업인 '2025 애월읍 예술·문화 콘텐츠 개발 인재 육성 교육' 새로운 시대의 인재 주인공 발굴 프로젝트 일환으로 추진된 것이다. 2025.06.26. [email protected]
[제주=뉴시스] 우장호 기자 = 네플릭스 드라마 '폭삭 속았수다'의 한 장면처럼 고령의 제주 어르신들이 시 쓰기에 도전해 시화전을 열었다.

26일 오후 제주시 애월읍 고내리 경로당에서 경로당 어르신 회원들이 준비한 시화전이 개최됐다. 지난 3월부터 6월까지 4개월간 1주일에 한 차례씩 경로당에 나와 시 쓰기를 배운 결실을 한 자리에 펼쳐놓은 것이다.

시 창작 지도는 장승련 시인(전 애월문학회장)이 맡았다. 장 시인은 제주 구엄초등학교장 재직 시절 시 '어느새'가 2015 개정 교육과정 초등 국어교과서에 실려 화재가 됐다.

그의 산문 '제주도에서'는 2009 개정 교육과정 초등 국어교과서 4-1에도 등재돼 기행문에 대한 교육에 활용됐다.

장 시인은 제주아동문학협회 회장과 애월문학회장을 역임하기도 했다. 그동안 여러 차례 동시선집을 출간했으며, 한정동아동문학상, 한국아동문학상 등을 수상했다.

[제주=뉴시스] 우장호 기자 = 장승련 시인(전 애월문학회장)이 26일 오후 제주시 애월읍 고내리 경로당에서 열린 시화전에서 인사말을 하고 있다. 이 시화전은 제주도 지방보조금 지원사업인 '2025 애월읍 예술·문화 콘텐츠 개발 인재 육성 교육' 새로운 시대의 인재 주인공 발굴 프로젝트 일환으로 추진된 것이다. 2025.06.26. woo1223@newsis.com
[제주=뉴시스] 우장호 기자 = 장승련 시인(전 애월문학회장)이 26일 오후 제주시 애월읍 고내리 경로당에서 열린 시화전에서 인사말을 하고 있다. 이 시화전은 제주도 지방보조금 지원사업인 '2025 애월읍 예술·문화 콘텐츠 개발 인재 육성 교육' 새로운 시대의 인재 주인공 발굴 프로젝트 일환으로 추진된 것이다. 2025.06.26. [email protected]
이날 전시된 작품에는 시 창작은 처음 배웠지만 가슴 속 감성은 그 누구보다 풍부한 어르신들의 따뜻한 언어가 담겨있어 감동을 줬다.

나이 80~90살을 바라봄에도 소소한 일상의 행복을 시에 담는가 하면, 얼굴도 모르는 아버지의 산소에 가서 백합을 꽂는 먹먹함, 45년을 함께 살아 온 남편을 먼저 보낸 이야기 등 구구절절 눈물겨운 소회가 담겨 있다고 장 시인은 설명했다.

양준자 할머니는 그의 시 '나의 꿈'을 통해 "어릴적 나의 꿈은 남의 집살이 안하고 배불리 밥먹는 것이었네. 젊은때 나의 꿈은 새벽부터 일어나 밭일하며 자식새끼 배불리 밥먹이고 학교를 내 힘으로 보내는 것이었다. 지금의 내 꿈은 삐뚤거리는 글씨로 죽은 남편 묘 위에 고맙다는 글 한 번 써서 그리운 남편 옆에서 잠드는 것이라네"라고 썼다.

김영순 할머니는 '시라는 게 무엇인가'라는 시에서 "쓰려고 하니 생각나는 거 없다. 오늘 바다에 물질하고 오니 힘이 들었는지 선생님 강의 도중에도 졸리기만 하는데. 초등학교 2학년 손주가 받아쓰기 100점 맞았다고 전화와서 정신이 번쩍 들었다"고 표현했다.

[제주=뉴시스] 우장호 기자 = 고내리 경로당 양준자 作 '나의 꿈' 모습. 2025.06.26. woo1223@newsis.com
[제주=뉴시스] 우장호 기자 = 고내리 경로당 양준자 作 '나의 꿈' 모습. 2025.06.26. [email protected]
이 시화전은 제주도 지방보조금 지원사업인 '2025 애월읍 예술·문화 콘텐츠 개발 인재 육성 교육' 새로운 시대의 인재 주인공 발굴 프로젝트 일환으로 개최된 것이다.

시화전 오프닝에는 고태민 제주도의회 문화체육관광위원회위원장과 김순자 고내리 경로당 회장, 김도형 고내리장, 이성민 애월읍 합창단장, 김태헌 애월읍장, 애월문학회원 및 경로당 회원 등 50여명이 참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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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 고내리 어르신들 '시 쓰기'에 도전…시화전 선봬

기사등록 2025/06/26 16:48:53 최초수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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