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상공인 지원하는 은행권…새 정부와 발맞추기

기사등록 2025/06/26 08:00:00

경기 부진으로 어려움 겪는 소상공인 지원 강화

'서민금융 강화' 이재명 정부 기조 발맞춘 대응

[서울=뉴시스] 황준선 기자 = 12일 서울 종로구 종각 젊음의 거리 모습.이날 한국은행에 따르면 올해 1분기 숙박·음식점업의 금융권 대출 잔액이 사상 처음 90조원을 넘어서며 내수 경기 침체 장기화 속 숙박·음식점업 소상공인의 위기가 깊어지고 있다. 2025.06.12. hwang@newsis.com
[서울=뉴시스] 황준선 기자 = 12일 서울 종로구 종각 젊음의 거리 모습.이날 한국은행에 따르면 올해 1분기 숙박·음식점업의 금융권 대출 잔액이 사상 처음 90조원을 넘어서며 내수 경기 침체 장기화 속 숙박·음식점업 소상공인의 위기가 깊어지고 있다. 2025.06.12. [email protected]

[서울=뉴시스] 조현아 기자 = 경기 부진과 소비심리 위축으로 소상공인·자영업자가 어려움을 빚고 있는 가운데 은행권이 금융 지원을 강화하며 적극적인 대응에 나서고 있다.

소상공인을 대상으로 대출 한도를 확대하거나, 맞춤형 컨설팅을 제공하는 등 다양한 지원 방안을 내놓고 있는 것이다. 소상공인을 비롯한 서민금융 지원에 속도를 내고 있는 이재명 정부 기조에 발맞춰 선제적인 대응에 나선 것으로 풀이된다.

26일 금융권에 따르면 KB국민·신한·하나·우리·NH농협은행은 소상공인을 대상으로 한 금융 지원을 늘리는 한편 서민금융 관련 상품·서비스 확대에 나섰다.

KB국민은행은 소상공인 전용 금융상품을 잇따라 선보이고 있다. 'KB소상공인 신용대출' 비대면 상품의 한도를 최대 2억원까지 늘린 데 이어 개인사업자의 여유자금 관리를 돕는 'KB사장님 파킹통장'도 새롭게 출시했다. 'KB사장님+적금'과 'KB사장님+마이너스 통장'에 이은 개인사업자 전용 상품으로 수시입출금이 가능하면서도, 최고 연 2%의 금리를 제공한다.

소상공인 금융 지원도 강화했다. 올 상반기 내수 부진으로 어려움을 겪는 소상공인과 자영업자를 위해 지역신용보증재단에 467억원을 출연한 데 이어 최근 200억원을 추가 출연했다. 이를 통해 약 3000억원 규모의 추가 대출을 지원할 수 있게 됐다.

신한은행은 '성공 두드림 맞춤교실' 교육을 통해 소상공인과 자영업자를 위한 컨설팅을 제공하고 있다. 소상공인 지원 제도부터 법률, 세무, 상권 분석 등 사업에 필요한 정보를 제공하는 프로그램이다.

서민 금융 지원도 활발하다. 저축은행 등 2금융권의 대출을 신한은행 대출로 바꿔 중저신용자들이 이자 부담을 덜 수 있도록 지원하고 있다. 신한금융그룹의 '상생 대환대출' 프로젝트를 통해서다. 지난 17일 기준 약 9개월간 총 574명을 대상으로 102억원의 대환대출을 실행했다. 이를 통해 평균 4.8%p의 이자 감면 효과가 발생한 것으로 나타났다. 

하나은행도 소상공인을 위한 다양한 금융 지원에 나서고 있다. 최대 2%의 우대금리가 적용되는 '행복플러스 소호대출' 등 특판대출의 한도를 1조3000억원 증액했다. 중동발 리스크가 불거졌을 때에는 중소기업·소상공인의 긴급 유동성을 지원하기 위해 총 11조3000억원 규모의 자금 공급 방안을 선제적으로 내놓기도 했다.
[서울=뉴시스] 김혜진 기자 = 13일 서울 시내의 한 ATM기 앞으로 시민이 이동하고 있다. 2025.01.13. jini@newsis.com
[서울=뉴시스] 김혜진 기자 = 13일 서울 시내의 한 ATM기 앞으로 시민이 이동하고 있다. 2025.01.13. [email protected]

우리은행도 취약 차주들을 위한 대환전용 상품인 '우리 상생 올케어대출(새희망홀씨2)' 을 확대 공급하고 있다. 소상공인의 금융 접근성을 높이기 위한 차원에서 시중은행 중 처음으로 한국신용데이터의 '캐시노트' 플랫폼 대출비교 서비스에 소상공인 사업자 대출 상품을 입점시키기도 했다. 캐시노트에 전용 제휴 상품관을 신설하고, 비대면 초간편 대출상품인 '우리Oh오!(5)클릭대출' 등 소상공인 전용 금융상품도 제공한다는 계획이다.

NH농협은행도 전국상인연합회와 소상공인 위기 극복 지원을 위한 '외환부문 상생금융 업무협약'을 맺고 전통시장과 상점가에 입점한 소상공인 70만명을 대상으로 환율 우대를  지원하기로 했다. 통관과 대금결제 등 수출입 전반에 필요한 교육·컨설팅도 제공한다.

은행들이 소상공인 지원에 적극적인 이유는 개인사업자를 비롯한 서민들의 자금 사정이 악화되면서 대출 연체율이 빠르게 늘고 있기 때문이다.

한국은행의 '2025년 상반기 금융안정보고서'에 따르면 올 1분기 자영업자 대출 잔액은 1067조6000억원으로 지난 2022년 하반기 이후 증가세가 둔화된 것으로 나타났다. 반면 자영업자 대출 연체율은 1.88%로 장기평균치(1.39%)를 상회하는 것으로 분석됐다. 특히 취약 자영업자의 대출 연체율은 12.24%로 2013년 2분기 이후 약 12년 만에 최고치를 찍었다.

서민금융 강화를 내건 새 정부와 발을 맞추기 위한 차원도 있다. 앞서 이재명 대통령은 소상공인의 금융 부담을 완화하기 위해 저금리 대환대출 등 정책 자금을 확대하고, 폐업 시 대출금 일시상환 유예 등의 공약을 내세운 바 있다.

금융당국도 은행권에 서민금융 강화를 주문하고 있다. 금융감독원은 최근 은행 부행장들과 가진 비공개 회의에서 서민금융 상품 확대와 소상공인 채무조정 지원 등을 요청했다. 새희망홀씨 공급 실적 개선을 당부하고, 소상공인 채무조정과 관련해 장기분할 상환을 독려한 것으로 알려졌다.

은행권에서는 새 정부에 소상공인 지원 전문기관인 '소상공인 금융공사(가칭)'을 설치해줄 것을 요청하고 나선 상태다. 소상공인 지원이 가능한 여러 기관이 있지만 기능과 역할이 분산돼 있어 정책의 실효성이 떨어진다는 판단에서다.

은행들은 지난 19일 국정기획위원회에 전달한 보고서에서 "소상공인 직간접 대출·보증 등 금융 기능과 컨설팅과 판로 지원 등 비금융기능을 종합적으로 수행할 전문기관 설립이 필요하다"며 "사각지대가 없는 소상공인 단계별·수요별 맞춤형 서비스를 제공해 소상공인의 편익을 증진시킬 수 있다"고 강조했다.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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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상공인 지원하는 은행권…새 정부와 발맞추기

기사등록 2025/06/26 08:00:00 최초수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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