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테헤란=AP/뉴시스]이스라엘과 이란의 충돌이 계속되고 있는 가운데 지난 16일 이란 테헤란의 대규모 전통시장인 그랜드 바자르가 한적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https://img1.newsis.com/2025/06/16/NISI20250616_0000423590_web.jpg?rnd=20250616191424)
[테헤란=AP/뉴시스]이스라엘과 이란의 충돌이 계속되고 있는 가운데 지난 16일 이란 테헤란의 대규모 전통시장인 그랜드 바자르가 한적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
[뉴시스]최현호 기자 = 이스라엘과 이란의 충돌이 계속되는 가운데 이란의 수도 테헤란에선 이스라엘의 공습을 피하기 위한 피난 행렬이 이어지고, 떠날 수 없는 인원들은 정부의 방치 속에 공포에 떨고 있다.
18일(현지 시간) AP통신에 따르면 테헤란 현지에선 시민 수천 명이 피난길에 오르거나, 피난을 못 가는 시민들은 지하철역 바닥에서 폭격음을 들으며 밤을 지새우고 있다.
이란에서 600명 이상이 사망하고 부상자는 1000명이 넘었지만, 시민들은 거의 아무런 정보도 없이 방치되고 있다. 경찰은 대부분 사복 차림으로 움직이며, 공습 경보도 제대로 작동하지 않고 있고 있으며, 공격 시 대피 요령도 안내되지 않는다. 이스라엘의 첫 공습이 테헤란을 강타했을 당시에도 공습 사이렌은 울리지 않았다.
교외, 카스피해, 아르메니아, 터키로 향하는 피난길은 수 시간씩 교통 체증을 보이고 있다. 테헤란 거리는 상점들이 문을 닫는 등 텅 빈 상태다.
피난을 가지 못하는 노약자 등은 아파트에 발이 묶여 있거나, 지하철역 바닥에서 불안한 밤을 보내고 있다.
가족들의 지병 때문에 테헤란 남부에 남아있는 시린(49·여)은 "요즘 친구나 가족에게 전화하거나 문자를 할 때마다 그게 마지막일지도 모른다는 느낌이 든다"면서 "우리는 내일 살아 있을 수 있을지조차 모른다"고 말했다. 그녀의 아버지는 알츠하이머 환자로 구급차 없이는 움직일 수 없고, 어머니는 관절염이 심해 조금만 움직여도 큰 고통을 겪는다고 한다.
그럼에도 그녀의 오빠는 피난을 가기 위해 새벽 3시까지 주유소에서 기다렸는데, 결국 연료가 바닥나 다시 돌아와야 했다. 이스라엘의 공습으로 세계 최대 가스전 사우스파르스가 불타면서 지난 16일 기준 이란 전역 주유소에선 차량당 20리터 이하로 연료 공급이 제한됐다.
테헤란 북서부 사닷 아바드에 거주하는 아르시아(22)도 부모와 함께 계속 집에 머물고 있다. 그는 "20~40시간 차에 갇혀 이동하는 것보단 그냥 여기 있겠다"고 말했다. 이어 "새로운 장소를 찾는 것도 너무 막막하다"면서 "지금은 떠날 자원조차 없다"고 덧붙였다.
그는 "사닷 아바드는 유령마을 같다. 학교도 문 닫았고, 개 산책하러 나오는 사람조차 없다. 식수와 식용유는 다 떨어졌고, 가게 대부분도 문을 닫았다"고 상황을 전하기도 했다.
이처럼 잔류 인원들이 상당수 있음에도 불구하고 테헤란에는 대피소가 거의 없는 것으로 전해진다.
마트에 가던 남자친구가 폭격으로 사망했다는 29세 여성 A씨는 "누군가가 그냥 장 보러 나갔다가 다시 돌아오지 못할 거라고는 상상조차 하지 못했다"면서 "전쟁의 그림자가 늘 드리워져 있었지만, 대피소를 만들지 않은 건 과거의 실책"이라고 말했다.
18일(현지 시간) AP통신에 따르면 테헤란 현지에선 시민 수천 명이 피난길에 오르거나, 피난을 못 가는 시민들은 지하철역 바닥에서 폭격음을 들으며 밤을 지새우고 있다.
이란에서 600명 이상이 사망하고 부상자는 1000명이 넘었지만, 시민들은 거의 아무런 정보도 없이 방치되고 있다. 경찰은 대부분 사복 차림으로 움직이며, 공습 경보도 제대로 작동하지 않고 있고 있으며, 공격 시 대피 요령도 안내되지 않는다. 이스라엘의 첫 공습이 테헤란을 강타했을 당시에도 공습 사이렌은 울리지 않았다.
교외, 카스피해, 아르메니아, 터키로 향하는 피난길은 수 시간씩 교통 체증을 보이고 있다. 테헤란 거리는 상점들이 문을 닫는 등 텅 빈 상태다.
"마지막일지도 몰라"…피난 못 가는 사람들은 공포
가족들의 지병 때문에 테헤란 남부에 남아있는 시린(49·여)은 "요즘 친구나 가족에게 전화하거나 문자를 할 때마다 그게 마지막일지도 모른다는 느낌이 든다"면서 "우리는 내일 살아 있을 수 있을지조차 모른다"고 말했다. 그녀의 아버지는 알츠하이머 환자로 구급차 없이는 움직일 수 없고, 어머니는 관절염이 심해 조금만 움직여도 큰 고통을 겪는다고 한다.
그럼에도 그녀의 오빠는 피난을 가기 위해 새벽 3시까지 주유소에서 기다렸는데, 결국 연료가 바닥나 다시 돌아와야 했다. 이스라엘의 공습으로 세계 최대 가스전 사우스파르스가 불타면서 지난 16일 기준 이란 전역 주유소에선 차량당 20리터 이하로 연료 공급이 제한됐다.
테헤란 북서부 사닷 아바드에 거주하는 아르시아(22)도 부모와 함께 계속 집에 머물고 있다. 그는 "20~40시간 차에 갇혀 이동하는 것보단 그냥 여기 있겠다"고 말했다. 이어 "새로운 장소를 찾는 것도 너무 막막하다"면서 "지금은 떠날 자원조차 없다"고 덧붙였다.
그는 "사닷 아바드는 유령마을 같다. 학교도 문 닫았고, 개 산책하러 나오는 사람조차 없다. 식수와 식용유는 다 떨어졌고, 가게 대부분도 문을 닫았다"고 상황을 전하기도 했다.
장 보러 나갔다가 숨져…대피소도 불충분
마트에 가던 남자친구가 폭격으로 사망했다는 29세 여성 A씨는 "누군가가 그냥 장 보러 나갔다가 다시 돌아오지 못할 거라고는 상상조차 하지 못했다"면서 "전쟁의 그림자가 늘 드리워져 있었지만, 대피소를 만들지 않은 건 과거의 실책"이라고 말했다.
![[테헤란=AP/뉴시스]이스라엘과 이란의 충돌이 계속되고 있는 가운데 지난 15일 이란 수도 테헤란의 도심에 이스라엘의 공습이 있은 후 부상당한 한 남자가 거리에서 치료를 받고 있는 모습.](https://img1.newsis.com/2025/06/16/NISI20250616_0000421731_web.jpg?rnd=20250616014301)
[테헤란=AP/뉴시스]이스라엘과 이란의 충돌이 계속되고 있는 가운데 지난 15일 이란 수도 테헤란의 도심에 이스라엘의 공습이 있은 후 부상당한 한 남자가 거리에서 치료를 받고 있는 모습.
이란 정부는 일부 모스크, 학교, 지하철역 등을 대피소로 개방했다고 밝혔지만, 일부는 문을 닫았고 일부는 과밀 상태인 것으로 전해진다.
1980년대 이란-이라크 전쟁 당시 테헤란은 저층 주택 위주였고, 대피소나 지하실도 있었으며, 공습 훈련도 있었다. 그러나 지금은 고층 아파트로 가득 찬 도시가 됐고, 대피소는 거의 없는 상황이다.
지난 13일 밤 테헤란의 한 지하철역에는 수백명이 몰렸다.
가족과 함께 이곳에서 12시간을 보낸 한 난민출신 학생은 "다음에 어떤 일이 벌어질지, 전쟁이 계속될지, 무엇을 해야 할지 아무도 알 수 없었다"면서 "사람들은 어디도 안전하지 않다고 느낀다"고 말했다.
이 학생이 지하철역을 나오자마자 이스라엘은 테헤란 일부 지역 주민들에게 대피령을 내렸다. 그녀는 "난민들에게는 이런 상황이 특히 힘들다"면서 "고향도 아니고, 어디에도 도망칠 곳이 없다"고 토로했다.
어떤 가족들은 안전을 위해 갈라서기로 결정했다. 테헤란에 4년간 거주한 23세 아프간 난민은 자신은 남고 아내와 갓난아들을 시 외곽으로 보냈다. 그가 살고 있는 근처 약국이 공습을 당했기 때문이다.
해외에 있는 이란 출신들은 가족들의 소식을 애타게 기다리고 있다. 테헤란에서 대부분의 전화통화는 몇 분 안에 종료되고 있으며, 이란 정부는 국가 안보를 이유로 자국 인터넷 접속을 제한하고 있다.
미국에 있는 이란 출신의 한 인권 연구자는 일주일 전쯤 가족이 테헤란을 떠나려고 할 때 마지막으로 연락이 닿았다고 한다. 그는 연료 부족과 교통 체증 때문에 결국 가족이 테헤란을 떠나지 못했을 것이라고 추측하고 있다.
그는 사촌들이 "어디로 가야 할지 모르겠어. 죽는다면 죽는 거지"라고 말했을 때 가장 가슴이 아팠다고 말했다.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
1980년대 이란-이라크 전쟁 당시 테헤란은 저층 주택 위주였고, 대피소나 지하실도 있었으며, 공습 훈련도 있었다. 그러나 지금은 고층 아파트로 가득 찬 도시가 됐고, 대피소는 거의 없는 상황이다.
지난 13일 밤 테헤란의 한 지하철역에는 수백명이 몰렸다.
가족과 함께 이곳에서 12시간을 보낸 한 난민출신 학생은 "다음에 어떤 일이 벌어질지, 전쟁이 계속될지, 무엇을 해야 할지 아무도 알 수 없었다"면서 "사람들은 어디도 안전하지 않다고 느낀다"고 말했다.
이 학생이 지하철역을 나오자마자 이스라엘은 테헤란 일부 지역 주민들에게 대피령을 내렸다. 그녀는 "난민들에게는 이런 상황이 특히 힘들다"면서 "고향도 아니고, 어디에도 도망칠 곳이 없다"고 토로했다.
어떤 가족들은 안전을 위해 갈라서기로 결정했다. 테헤란에 4년간 거주한 23세 아프간 난민은 자신은 남고 아내와 갓난아들을 시 외곽으로 보냈다. 그가 살고 있는 근처 약국이 공습을 당했기 때문이다.
해외에 있는 이란 출신들은 가족들의 소식을 애타게 기다리고 있다. 테헤란에서 대부분의 전화통화는 몇 분 안에 종료되고 있으며, 이란 정부는 국가 안보를 이유로 자국 인터넷 접속을 제한하고 있다.
미국에 있는 이란 출신의 한 인권 연구자는 일주일 전쯤 가족이 테헤란을 떠나려고 할 때 마지막으로 연락이 닿았다고 한다. 그는 연료 부족과 교통 체증 때문에 결국 가족이 테헤란을 떠나지 못했을 것이라고 추측하고 있다.
그는 사촌들이 "어디로 가야 할지 모르겠어. 죽는다면 죽는 거지"라고 말했을 때 가장 가슴이 아팠다고 말했다.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