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니틱스, 최대주주와 기존 경영진 간 갈등 고조…기술 유출·지배구조 왜곡 공방

기사등록 2025/06/18 11:13:59

최대주주-경영진 간 경영권 분쟁 격화

임시주총서 현 경영진 전면 교체 시도

[서울=뉴시스] 배요한 기자 = 코스닥 상장사 지니틱스가 최대주주인 헤일로 마이크로일렉트로닉스 인터내셔널(헤일로)과 기존 경영진 간 갈등이 격화되며 경영권 분쟁의 소용돌이에 빠졌다. 양측은 기술 유출 우려와 지배구조 왜곡 논란을 제기하며 치열한 공방을 벌이고 있다.

18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에 따르면 헤일로는 지난 4월 임시주주총회 소집을 신청한 데 이어 ▲검사인 선임 ▲신주발행금지가처분 ▲장부등열람허용가처분 ▲의결권행사허용가처분 등 경영권 관련 소송을 잇따라 제기했다. 다음달 9일 열리는 임시주총에서는 기존 이사진 전원 해임과 함께 헤일로 대표 타오 하이를 포함한 8명의 신규 이사진 선임안이 상정될 예정이다.

양측의 갈등은 헤일로의 지분 투자 후 불과 1년도 지나지 않아 본격화됐다. 지니틱스는 지난해 8월 헤일로를 최대주주로 맞은 이후, 삼성전자 출신 권석만 대표를 중심으로 조직을 재정비하고 체질 개선에 나서며 매출 540억원, 영업이익 흑자 전환이라는 성과를 거뒀다.

하지만 지난 4월 헤일로 측이 기존 경영진 해임을 위한 임시주총을 소집하면서 양측의 갈등이 수면 위로 드러났다.

현 경영진은 헤일로의 이사진 전면 교체 시도에 대해 "국내 사업 환경과 고객 기반에 대한 이해 없이 추진되는 일방적 경영 개입은 기술 유출과 신뢰 훼손으로 이어질 수 있다"며 반발하고 있다.

그러면서 "제안된 일부 신규 이사진은 중국 국적 인사로, 국내에서 상근 이사 역할을 수행하기 어려운 구조"라며 "이번 조치가 지니틱스의 반도체 핵심 기술에 접근하려는 시도일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고 지적했다.

지니틱스는 현재 삼성전자의 1차 밴더로 등록돼 있다. 회사 측은 "현 경영진이 물러날 경우 삼성전자를 비롯한 주요 고객사와의 신뢰 기반이 흔들릴 수 있으며, 이는 핵심 수익 구조에 직접적인 타격으로 이어질 수 있다"고 주장했다.

반면, 헤일로는 현 경영진이 지배구조를 왜곡하고 반복적으로 문제 소지가 있는 행위를 이어왔다고 주장한다. 헤일로는 전날 수원지방법원에 지니틱스의 유상증자에 대한 효력 정지 가처분을 신청했다고 공시했다.

최근 지니틱스는 약 10억원 규모의 일반공모 유상증자를 추진하면서 132만8021주(지분율 약 3.7%)를 발행할 계획이라고 공시했고, 발행가와 청약처 변경 등으로 총 3차례 정정공시를 낸 사실이 논란이 됐다. 이 과정에서 신주 발행 예정 물량은 당초 94만9667주에서 132만8021주로 늘어났다.

헤일로는 "이번 유상증자는 최대주주의 의결권을 의도적으로 약화시키고, 특별결의 정족수 무력화를 노린 전략적 시도"라며 "기존 주식 수보다 40% 가까이 많은 신주를 발행키로 한 결정은 일반 주주의 권익을 침해하는 구조적 문제"라고 지적했다.

또 ▲겸업금지 위반 ▲기술 및 영업기밀 유출 ▲연구장비 무단 반출 ▲이사회 승인 없는 겸직 및 외부 활동 등 현 경영진의 복수의 위법 소지를 지적하며, 지배구조의 투명성이 훼손됐다고 주장했다.

지니틱스 측은 "유상증자는 사업 자금 마련을 위한 정당한 절차였으며, 외국계 자본이 국내 경영진을 일방적으로 배제하려는 시도는 기술 보호와 기업 신뢰에 심각한 위협이 된다"며 반박했다.

업계 관계자는 "지니틱스는 외국계 대주주의 영향력 확대와 국내 경영진의 독립성 간 충돌이 가져올 수 있는 리스크를 집약적으로 보여주는 사례"라며 "기업의 본질적 경쟁력을 훼손하지 않으면서 투자자 권익도 보장할 수 있는 해법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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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니틱스, 최대주주와 기존 경영진 간 갈등 고조…기술 유출·지배구조 왜곡 공방

기사등록 2025/06/18 11:13:59 최초수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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