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간] 홍콩 혁명사 속 특별한 남매 이야기…'동생'

기사등록 2025/06/10 08:20:00

[서울=뉴시스] 동생. (사진=민음사 제공) 2025.06.09. photo@newsis.com *재판매 및 DB 금지
[서울=뉴시스] 동생. (사진=민음사 제공) 2025.06.09. [email protected] *재판매 및 DB 금지

[서울=뉴시스] 조기용 수습 기자 = "나는 탄커러에게 첫눈에 반했다. 나는 첫눈에 반한다는 말을 믿는 사람이다."

영화 '첨밀밀'의 각본 기획자 찬와이의 소설 '동생'이 국내 출간됐다. 소설은 2022년 대만에서 출간돼 이듬해 대만 금전문학상을 수상하며 작품성을 인정받았다.

소설은 저자가 2014년 홍콩의 '우산 혁명' 시기를 보내며 집필한 작품이다. 저자는 당시를 회상하며 "젊은이들이 도시를 태울 듯 불타오르지만, 구원도 혁명도 끝내 이루어 내지 못한다. 거리 투쟁에 나섰을 때 수많은 '동생'을 만났다"고 말한다. 그러면서 "그들을 잊을 수 없어 '동생'을 썼다"며 집필 배경을 밝혔다.

책은 주인공 누나 탄커이와 열두 살 터울의 동생 탄커러가 1997년 홍콩 반환부터 2019년 민주화 운동까지의 시대를 배경으로 그려낸다. 특히 동생은 홍콩의 주권이 영국에서 중국으로 반환된 1997년 태생이다.

남매 관계는 특별하다. 경제활동에 전념해 가족에 소홀한 아버지, 산후우울증으로 고독에 잠겨 곁을 주지 않는 어머니를 둔 가정환경과 어수선한 시대적 상황까지 겹쳐 이들은 서로 결속하고 맹목적인 사랑의 관계다.

서로가 의지의 존재였던 남매는 소설 후반부로 갈수록 시위 참여를 두고 갈등이 생긴다.

탄커이는 동생의 안위(安危)를 걱정하며 시위 현장에 가는 것을 막는다. 그러나 탄커러는 열정을 주체할 수 없다. 이런 인물 간의 갈등은 당시 홍콩의 시대적 혼란을 대변한다. 관계의 전환점을 겪은 후 탄커이는 탄커러에게 보내는 최고의 신뢰와 사랑은 있는 그대로 그를 내버려두는 것임을 깨닫는다.

"우리는 아무개와 아무개 하는 한 사람씩이 아니라 모두 다 함께 전례 없는 충격을 경험했다. 그건 우리가 상상도 못 했던 타격이자 굴욕이자 상처였다. 우리는 운명이 연결된 이름 없는 공동체였다. 우리는 다 같이 남았다가 다 같이 떠났다. 그때부터 누구도 우리를 갈라놓을 수 없었다." (170쪽)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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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간] 홍콩 혁명사 속 특별한 남매 이야기…'동생'

기사등록 2025/06/10 08:20:00 최초수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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