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사권 남용" 강기정 광주시장, 시청 압색 이례적 공개 비판

기사등록 2025/06/05 17:07:15

최종수정 2025/06/05 20:04:32

광주경찰 '영산강 익사이팅존' 설계작 임의수정 의혹 수사

강 시장 "문제 없는데 수사" "청장에 항의전화" 공개발언

가처분 기각, 행정신뢰 실추 들어 항변…부적절 논란도

[광주=뉴시스] 류형근 기자 = 광주경찰청 반부패경제범죄수사대가 5일 오후 광주 서구 광주시청 '영산강 익사이팅 존' 실무부서를 압수수색 한 뒤 관련자료를 확보해 나오고 있다. 경찰은 '영산강 익사이팅 존' 설계작 공모과정에서 제기된 의혹에 대해 수사를 벌이고 있다. 2025.06.05. hgryu77@newsis.com
[광주=뉴시스] 류형근 기자 = 광주경찰청 반부패경제범죄수사대가 5일 오후 광주 서구 광주시청 '영산강 익사이팅 존' 실무부서를 압수수색 한 뒤 관련자료를 확보해 나오고 있다. 경찰은 '영산강 익사이팅 존' 설계작 공모과정에서 제기된 의혹에 대해 수사를 벌이고 있다. 2025.06.05. [email protected]

[광주=뉴시스]류형근 변재훈 기자 = 광주시 주요 사업인 '영산강 익사이팅 존' 설계 공모 절차 관련 의혹을 수사 중인 경찰이 시청을 압수수색한 데 대해 시가 이례적으로 공개 반발했다.

강기정 광주시장까지 나서 공식 회의 석상에서 광주경찰청장에게 직접 항의 전화를 한 사실을 밝히며 수사에 대한 거센 반감을 드러냈다. 

광주경찰청 반부패경제범죄수사대는 5일 오전 9시부터 낮 12시30분까지 광주시청 '영산강 익사이팅 존' 조성사업 주무부서 사무실 등지에서 압수수색을 벌였다.

경찰은 법원이 발부한 압수수색 영장에 따라 '영산강 익사이팅 존' 사업 공모 신청·심의 관련 서류 등을 증거로 확보했다.

'영산강 익사이팅 존' 내 시설 조성 국제 설계 공모 사업과 관련, 담당 공무원이 특정업체 공모안 설계 내용을 임의 변경했다는 의혹을 규명하기 위한 수사의 일환이다.

압수수색이 끝난 직후 광주시는 수사 대상이 된 자치단체로서는 이례적으로 즉각 반발했다.

강기정 광주시장은 같은 날 오후 3시께 정례회의 석상에서 경찰 수사의 부당성에 대해 정면 비판했다. 압수수색 종료 3시간여 뒤 청내 중계 방송 등을 통해 시 공무원들이 들을 수 있는 공식 석상에서의 발언이었다.

강 시장은 "영산강 익사이팅 존 설계 공모 사업과 관련해 수차례 보고를 받았는데 문제가 없었다. 법원도 문제가 없다고 한 사안을 가지고 경찰이 수사를 지속하는 것은 문제가 있다. 법원 결정을 무시한 수사권 남용 아니겠느냐"고 말했다.

앞서 공모 탈락업체들이 낸 가처분 신청에 대해 법원이 줄줄이 기각한 사실을 들어 경찰 수사가 무리하다는 주장이다.

강 시장은 또 "압수수색을 하고 있다는 보고를 받고 광주경찰청장에게 전화를 해서 항의도 했다"고 밝히기도 했다. 강 시장의 발언 중에는 경찰의 정치적 중립성까지 거론하는 다소 거친 표현도 포함됐다.

강 시장의 발언에 앞서 시는 이미 '경찰 압수수색으로 행정의 신뢰를 떨어뜨린 데 대해 매우 유감이다. 실체적 진실을 신속히 명명백백 밝혀달라'는 입장문을 낸 바 있다.
 
수사를 받고 있는 자치단체의 선출직 시장이 수사기관의 법 집행을 공개 비판한 것은 다소 이례적이다. 시장이 직접 수사기관의 장에게 항의 전화를 했고, 이 사실을 스스로 밝힌 것 역시 전례를 찾기 힘들다.

그만큼 시가 해당 사업을 둘러싼 의혹과 논란에 대해 억울한 입장을 항변한 것으로 보인다. 가뜩이나 잡음이 많은 설계 공모 선정 과정에서의 행정 신뢰 실추와 수사에 따른 공직사회 사기 저하 등도 의식한 것으로 풀이된다.

[광주=뉴시스] 류형근 기자 = 광주경찰청 반부패경제범죄수사대가 5일 오후 광주 서구 광주시청 '영산강 익사이팅 존' 실무부서를 압수수색 한 뒤 관련자료를 확보해 나오고 있다. 경찰은 '영산강 익사이팅 존' 설계작 공모과정에서 제기된 의혹에 대해 수사를 벌이고 있다. 2025.06.05. hgryu77@newsis.com
[광주=뉴시스] 류형근 기자 = 광주경찰청 반부패경제범죄수사대가 5일 오후 광주 서구 광주시청 '영산강 익사이팅 존' 실무부서를 압수수색 한 뒤 관련자료를 확보해 나오고 있다. 경찰은 '영산강 익사이팅 존' 설계작 공모과정에서 제기된 의혹에 대해 수사를 벌이고 있다. 2025.06.05. [email protected]


그러나 강 시장이 광주청장에 직접 항의 전화한 것은 수사 외압으로 비쳐질 만한 부적절한 언행이라는 비판을 받을 소지가 있다는 지적도 있다.

광주경찰은 공식 입장을 내지는 않았다. 논란이 확대 해석될까 당혹스러워 하는 눈치다. 일각에선 내심 불편한 기색도 엿보였다.

경찰 한 관계자는 "수사는 혐의 유무 확인 과정에서 임의수사나 강제수사를 할 수 있다. 압수수색은 통상적인 수사 절차에 의한 것이다. 시 입장문에 담긴 요구사항과 같이 신속하게 수사해 실체적 진실을 확인하겠다"고 밝혔다.

경찰은 실무 담당 공무원들이 공모작 선정과 관련해 부당하게 관여, 정당한 평가 업무를 방해했는지 여부 등을 들여다 보고 입건 여부는 신중히 검토한다.

한편, 시는 북구 동림동 산동교 일원에 '영산강 익사이팅 존'을 설치하고자 지난해 11월 국제 설계를 공모했다. 총 사업비 416억원을 들여 아시아 물 역사 테마 체험관·자연형 물놀이 체험시설 조성하는 사업이다.

설계 공모에는 5개 업체에 대한 심사를 거쳐 1개 업체가 당선작으로 선정됐다. 그러나 탈락업체들은 시가 설계 지침을 어긴 공모안을 임의 수정했다는 의혹을 제기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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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사권 남용" 강기정 광주시장, 시청 압색 이례적 공개 비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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