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만한 반유대주의자 따로 없다"-NYT

기사등록 2025/06/04 09:05:18

최종수정 2025/06/04 09:30:24

유대인과 결혼한 딸 내세워 반유대주의자 비난 부정

측근에 반유대주의자 대거 기용…유대인에 고정관념

히틀러 찬양…부통령·국무장관은 독일 극우정당 지지

[서울=뉴시스]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이 지난주 특별검사실 책임자로 지명한 폴 인그라시아. 그는 나치의 유대인 학살을 부정하고 백인우월주의자를 칭손한 인물이다. (출처=미 국토안보부 홈페이지) 2025.6.4.  *재판매 및 DB 금지
[서울=뉴시스]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이 지난주 특별검사실 책임자로 지명한 폴 인그라시아. 그는 나치의 유대인 학살을 부정하고 백인우월주의자를 칭손한 인물이다. (출처=미 국토안보부 홈페이지) 2025.6.4.  *재판매 및 DB 금지

[서울=뉴시스] 강영진 기자 =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이 하버드대를 반유대주의라고 공격하지만
그의 행보는 반유대주의 행동으로 가득하다고 미 뉴욕타임스(NYT)가 3일(현지시각) 보도했다.

NYT는 이 같은 트럼프의 행보로 인해 하버드의 반유대주의를 비판하는 사람들조차 트럼프를 불쾌하고 신뢰할 수 없는 동맹으로 여긴다고 지적했다. 

트럼프가 하버드를 공격하는 진짜 이유는 하버드의 반유대주의 척결과는 관계가 거의 없으며 미국 자유주의와 다문화 질서의 상징인 하버드를 짓밟으려는 의도가 더 강하다는 평가를 받는다.

로렌스 서머스 전 하버드 총장은 하버드가 반유대주의를 비판하는 데 있어 너무 느리다고 비판해왔다. 그는 그러나 “트럼프만큼 신뢰할 수 없는 (반유대주의) 비판자는 상상하기 힘들다”고 강조했다.

서머스는 트럼프 정부 고위 당국자들이 ‘독일을 위한 대안(AfD)’을 지지한 점을 지적했으며 외국 유학생 금지령이 이스라엘 유학생들에게 큰 피해를 미친다고 강조했다.

트럼프는 자신이 “반유대주의와 가장 거리가 먼 사람”이라고 여러 차례 주장해왔다. 그는 딸 이방카 트럼프가 홀로코스트 생존자의 후손인 재러드 쿠슈너와 결혼하면서 유대교로 개종했으며, 자녀를 유대교 전통에 따라 키우고 있는 점을 내세운다.

또 트럼프 지지자들도 트럼프가 이스라엘을 강력히 지지해왔음을 강조했다.

그러나 트럼프가 지난주 특별검사실 책임자로 임명한 폴 인그라시아는 홀로코스트를 부인하는 사람이며 백인 우월주의자인 닉 푸엔테스를 칭찬했고, 2021년 1월6일 국회의사당을 습격한 나치 신봉자 티머시 헤일-쿠사넬리가 체포된 것을 애석해한 적이 있다.

트럼프는 지난주 소셜 미디어에 자신이 어두운 도심 거리 위를 “신의 사명을 띠고” 행진하는 모습으로 연출한 영상을 올렸다.

영상 속 트럼프의 그림자에 페페 더 프로그라는 만화 주인공이 그려져 있었다. 극우 백인우월주의자들이 백인 우월의 상징으로 여겨온 캐릭터다. 

뉴욕에서 부동산 사업을 하던 시절부터 트럼프를 잘 아는 사람들은 트럼프가 유대인에 대해 고정관념을 가지고 있다고 전했다.

트럼프 기업에서 18년 동안 함께 일한 바버라 레스는 회고록에서 “트럼프는 유대인들이 모두 교활하고 비도덕적이며 돈에 능하다고 생각했다”고 썼다.

애틀랜틱시티의 트럼프 플라자 호텔 앤 카지노 사장이었던 잭 오도넬은 트럼프가 회계사로 유대인을 채용할 것을 강조하면서 “내 돈을 세는 사람은 매일 야멀커(유대인 남성이 쓰는 작은 동그란 모자)를 쓴 키 작은 유대인이어야 해”라고 말했다고 밝혔다.

트럼프는 1990년 한 인터뷰에서 히틀러 저서 “나의 투쟁”을 소장하고 있다고 말한 적이 있다. 그러나 트럼프의 첫 부인 이바나 트럼프는 소장한 책이 “나의 투쟁”이 아닌 히틀러 연설 모음집 “나의 새 질서”였다고 전했다.

1기 대통령 비서실장이었던 존 켈리 장군은 트럼프가 “히틀러가 좋은 일을 많이 했다”면서 독일 경제를 회복시킨 점 등을 칭찬했다고 회고했다. 켈리는 또 트럼프가 독일 장군들이 히틀러에게 충성하는 것만큼 미군 장성들이 자신에 충성하지 않는 것에 불평했다고 전했다.

지난해 여름 트럼프가 소유한 뉴저지주 베드민스터 골프장에서 티머시 헤일-쿠사넬리가 연설했다. 히틀러를 흉내 낸 모습으로 찍은 사진과 “히틀러가 임무를 끝냈어야 한다”고 말한 적이 있어 연방 검찰이 “백인 우월주의자 겸 나치 동조자”로 지목한 인물이다. 유대인을 “메뚜기 떼 같은 존재”라고 부른 적도 있다. 의회 폭동 가담 혐의로 징역 4년이 선고됐으나 트럼프가 사면했다.

최근 국방부 대변인이 된 킹슬리 윌슨은 반유대주의 극단주의자들의 주장을 신봉하는 인물이다.

트럼프가 워싱턴 검사장으로 지명했던 에드 마틴은 헤일-쿠사넬리를 “비범한 인물”이라 부르며 상을 수여한 일로 상원 인준에 실패했다.

그러나 트럼프는 마틴에 대한 워싱턴 검사장 지명을 철회한 뒤 그를 상원 인준이 필요 없는 법무부 고위직에 임명했다.

한편 부통령, 국무장관, 주요 재정 후원자들이 독일 극우 정당을 지지한다. 이 정당은 나치의 잔혹행위를 가볍게 여기는 극단주의 조직으로 독일 정보기관이 분류한 곳이다.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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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 만한 반유대주의자 따로 없다"-NYT

기사등록 2025/06/04 09:05:18 최초수정 2025/06/04 09:30: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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