켄텍, 융합인재 양성 '에너지정책대학원' 설립 추진

전남 나주혁신도시에 개교한 한국에너지공과대학교(KENTECH·켄텍). 2022.03.02. [email protected]
2050 탄소중립과 글로벌 에너지 대전환은 이제 피할 수 없는 시대적 과제이다. 대한민국이 이 같은 새로운 에너지 패권의 물결에서 앞서가기 위해선 에너지 기술 자립과 수출 전략 역시 새롭게 설계돼야 할 시점이다. 한국에너지공과대학교(KENTECH·켄텍)는 이러한 흐름 속에서 에너지정책대학원 설립에 앞서 그 토대를 다질 정책연구소를 최근 선제적으로 출범시켰다. 이는 단순한 연구조직이 아닌 정책·산업·기술을 통합적으로 분석하고 실질적인 정책 대안을 제시할 전초기지로서의 의미를 갖는다. 켄텍은 이를 기반으로 정량 분석과 인공지능(AI) 기반의 고도화된 정책 연구 수행자 역할을 위해 차세대 융합인재 양성과 대한민국의 에너지 미래 설계부터 글로벌 에너지 패권을 주도할 에너지 클러스터 조성에 나서고 있다. 뉴시스는 총 5편의 '에너지 패권' 기획보도를 통해 켄텍이 추진하는 에너지 정책·산업 전략의 청사진을 살펴본다. [편집자주]
[나주=뉴시스]이창우 기자 =
글로벌 에너지 대전환 시대, K-그리드테크 성공 전략은?
에너지 대전환 속에서 다양한 무탄소 전원을 전력망과의 효과적인 통합은 과제로 떠오르고 있다. 특히 고품질 전력 기자재 제조기술부터 스마트그리드 인프라 구축, 에너지 AI 솔루션을 아우르는 '그리드테크(Grid Tech)'에 대한 중요성이 크게 늘어나고 있다.
최근 스페인에서 발생한 대규모 정전사태도 결국 혁신적인 그리드테크 솔루션에 대한 대대적인 투자를 통해 극복해야 할 문제로 확인됐다.
에너지 업계에 따르면 그리드테크의 글로벌 시장 규모는 2030년께면 연간 3917억 달러(약 392조원)에 이를 전망이다. 이는 반도체나 배터리 등 첨단산업에 필적하는 신규 수출시장이 부상하고 있음을 뜻한다. 기술 잠재력이 높은 한국이 이 중 10%의 시장점유율만 확보해도 연간 수십조 원의 수출을 달성할 수 있을 것으로 분석된다.
한국의 강점, 세계적 정보통신기술(ICT) 역량과 전력 인프라 운영 경험
이에 더해 초고압 변압기, 송배전 장비 등 전력 기자재 제조 역량에서도 세계 최상위권을 유지하고 있다.
실제로 국내 한 대기업은 자체 개발한 에너지관리시스템(EMS) 기술로 해외 사업을 연이어 수주했으며 에너지저장장치(ESS) 시스템 통합 분야에선 세계 7위 수준의 경쟁력을 인정받고 있다.
또 한국전력공사와 같은 공기업부터 HD현대, LS, 효성 등 대기업, 창의적인 에너지 스타트업까지 다양한 기업이 그리드테크 시장에 참여하고 있어서 산업 생태계의 저변도 탄탄하다.
한국에너지공대(KENTECH, 켄텍) 김승완 에너지정책연구소 교수는 "한국의 기술적·산업적 기반은 K-그리드테크 수출산업화를 추진하기에 더없이 유리한 출발점"이라고 평가했다.
기술력만으론 부족…글로벌시장 공략 위한 융합인재 필요
김승완 교수는 "에너지 시장 구조와 가격체계에 대한 이해, 각국의 기후 변화 대응 정책에 대한 지식, 스마트그리드 인프라 구축 경험, 수출 규제와 통상 이슈에 대한 식견, 국가 간 협상과 협력 감각까지 두루 갖춘 인재는 그 자체로도 드물다"며 "이러한 융합인재야말로 K-그리드테크 성공을 위한 특수부대라 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한국에너지공과대학교(KENTECH·켄텍) 허브광장 조감도. (이미지=켄텍 제공) [email protected] *재판매 및 DB 금지
K-그리드테크 시대, 융합인재에게 요구되는 네 가지 핵심역량
먼저 재생에너지, 에너지저장장치(ESS), 스마트그리드 등 신기술의 개발과 도입이 에너지 시스템에 미치는 영향을 이해해야 한다. 또 이를 확산시키기 위한 정책 설계를 주도할 수 있는 능력이 필요하며 인공지능과 디지털 기술을 활용한 전력망 혁신 동향에도 밝아야 한다.
다음은 에너지 경제와 시장에 대한 전문 지식을 정량적으로 분석할 수 있는 능력이 필수적이다. 데이터 분석과 시뮬레이션 모델 등 공학적 방법론을 활용해 사업의 편익을 예측·평가하고, 구체적인 인센티브 정책을 설계해 요구할 수 있는 역량도 요구된다.
그 다음은 기후·에너지 정책과 거버넌스에 대한 폭넓은 지식이 필요하다. 수출 대상국의 온실가스 감축목표, 탄소 가격제, 신재생에너지 지원제도 등의 정책 수단을 이해하고 있어야 한다.
여기에 국가 에너지 예산 편성과 집행 과정 등 의사결정 거버넌스에 대한 넓은 시야도 필요하다.
마지막으로 갖춰야 할 핵심역량은 에너지 안보와 리스크관리 능력이다. 사이버 보안을 포함한 전력망 안전관리부터 에너지 공급망 전반의 위험관리에 대한 이해가 있어야 한다. 아울러 새로운 에너지 인프라를 도입할 때 지역사회 수용성을 높이고 위험 소통을 효과적으로 수행할 수 있는 소통 능력도 중요하다.

한국에너지공과대학교(KENTECH·켄텍) 조감도. (이미지=켄텍 제공) [email protected] *재판매 및 DB 금지
융합인재 양성 목표…'켄텍 에너지정책대학원'
김 교수는 "네 가지 역량은 서로 분절된 지식이 아니라 밀접히 연결된 분야들"이라며 "에너지 기술에 대한 깊은 이해를 바탕으로 경제·정책적 분석력을 겸비하고, 사회·안보적 함의까지 고려할 수 있는 통섭형 인재가 있어야 K-그리드테크 전략을 종합적으로 이끌 수 있다"고 말했다.
이러한 융합인재를 체계적으로 양성하기 위해선 대학원 이상의 심화된 교육 프로그램과 정부의 강력한 지원이 뒷받침돼야 한다는 것이 학계의 의견이다.
실전 프로젝트 중심 교육을 통해 학생들이 실제 문제를 풀어보고 현장 경험을 쌓도록 하는 것도 효과적인 방안으로 꼽힌다.
켄텍은 이러한 국가적 수요에 부응하기 위해 네 가지 핵심역량을 지닌 융합인재 양성을 목표로 에너지정책대학원 설립을 내실 있게 준비하고 있다.
켄텍 에너지정책대학원은 단순한 학문기관이 아닌 K-그리드테크 전략을 견인할 정책 싱크탱크 역할을 겸하는 대학원으로 알려졌다.
김 교수는 "K-그리드테크에 대한 세계 각국의 러브콜은 대한민국이 대전환의 시대에 맞이한 천재일우의 기회이자 도전"이라며 "K-그리드테크를 통해 대한민국이 글로벌 에너지 시장에서 영향력을 확대하려면 철저한 정책적 준비와 인재 양성 전략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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