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문일답]홍명보 "손흥민 출전 문제없어…준비된 K리거 발탁"

[서울=뉴시스]김진엽 안경남 기자 = 홍명보 축구 국가대표팀 감독이 '캡틴' 손흥민(토트넘)의 생애 첫 우승을 축하하면서 월드컵 예선을 뛰는 게 문제가 없다고 밝혔다.

홍명보 감독은 26일 서울 종로구 축구회관에서 6월에 열리는 2026 국제축구연맹(FIFA) 북중미월드컵 아시아 지역 3차 예선 9~10차전에 나설 26명의 대표팀 명단을 발표했다.

대표팀은 한국 시간으로 내달 6일 오전 3시15분 이라크의 바스라 국제경기장에서 이라크를 상대로 9차전 원정 경기를 치른 뒤 돌아와 10일 오후 8시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선 쿠웨이트와 10차전 홈 경기를 벌인다.

3차 예선은 각 조 2위까지 본선에 직행할 수 있는데, B조 선두(4승 4무)인 한국은 이번 2경기에서 승점 1만 획득해도 월드컵에 나설 수 있다.

북중미행에 유리한 상황이지만, 홍 감독은 기존 자원 및 현재 가장 컨디션이 좋다고 판단한 선수들로 최정예 멤버를 꾸렸다.

간판 수비수 김민재(바이에른 뮌헨)가 컨디션 문제로 지난 3월에 이어 이번 6월 A매치에도 결장하지만, 주장인 손흥민은 홍 감독의 부름을 받았다.

손흥민은 최근 경기장 안팎 잡음에 시달렸다.

지난 22일 맨체스터 유나이티드(맨유)와의 2024~2025시즌 유럽축구연맹(UEFA) 유로파리그(UEL)에서 1-0 승리해 프로 데뷔 15년 만에 무관 탈출에 성공했지만, 발 부상 문제를 아직 안고 있다.

대표팀 명단이 발표된 이날 브라이튼과의 2024~2025시즌 잉글랜드 프로축구 프리미어리그(EPL) 시즌 최종전(1-4 패)에 결장했다.

앞서 사생활 논란도 불거졌다. 20대 여성과 40대 남성이 손흥민을 상대로 금전을 요구한 사건이 수면 위로 드러났다.

이들은 여성의 임신 관련 정보를 언론에 공개하겠다며 협박했고, 손흥민 측은 이들을 공갈 및 공갈미수 혐의로 고소했다.

홍 감독은 명단 발표 기자회견에서 "(사생활 등) 경기 외적으론 관여할 부분은 아니"라며 "UEL 우승 경기 끝나고 손흥민과 소통했다. 월드컵 예선을 뛰는 데 문제가 없다는 이야기를 들어서 소집했다"고 설명했다.

또 손흥민의 우승과 관련해선 "유럽의 큰 대회에서 주장으로 우승한 건 기쁜 일이다. 우리도 자랑스러워해야 할 일"이라며 "선수가 긴 시간 동안 시즌을 치르면서 보상받는 가장 좋은 일은 팀이 챔피언에 오르는 거다. 그걸 이룬 토트넘과 손흥민에게 축하를 전한다. 대표팀에도 잘 이어지길 바란다"고 덧붙였다.

그러면서 "발 부상과 관련해선, 브라이턴전을 못 뛰었고 (UEL) 결승전도 20분 조금 넘게 뛰었다. 하지만 코치진과 소통해서 큰 문제 없다는 이야기를 했다. 또 경기 상황이나 컨디션을 고려해서 팀적으로 움직이도록 하겠다"고 강조했다.

▲다음은 홍명보 감독과의 일문일답.

-6월 북중미월드컵 예선 선수 선발 배경은.

"이라크전은 월드컵 3차 예선 남은 2경기 중 가장 중요한 경기가 될 것이다. 더운 날씨와 체력 부담, 준비 기간 등 모든 걸 고려해서 선수를 선발했다. 코치진과 포지션별로 경기력이 좋은 선수를 우선으로 뽑았다. 지금 일부 유럽파는 리그가 끝나고 휴식에 들어가 선발에 어려움이 있었다. 배준호, 엄지성, 양민혁은 이달 초 경기를 끝으로 약 한 달간 경기를 하지 못했다. 경기력적인 측면을 충분히 고려했다. 한국 축구 미래 자원이라 그동안 꾸준히 선발했지만 이번엔 불가피했다."

"반면 이번에 처음 뽑힌 전진우, 김진규는 K리그에서 좋은 활약을 하고, 좋은 폼을 유지하고 있다. 현 시점엔 준비된 선수에게 기회가 가는 게 맞다고 판단했다."

"김민재는 지난해부터 꾸준히 소통하고 관찰해 왔다. 이번에도 전체적으로 볼 때 경기할 수 없는 상황이라고 봤다. 대표팀에 큰 책임감과 사명감이 있는 선수인데, 앞으로 충분히 시간을 보낼 수 있다고 생각해서 이번에 발탁하지 않았다."

-최근 중동 밀집 수비에 고전했다. 전술 변화가 있는지.

"지난번에도 말했지만, 밀집 수비를 깨는 방법은 있다. 하지만 시간이 걸리는 문제다. 지난해 9~10월과 올해 3월에도 부족함을 느꼈고 보완 방법을 찾고 있다. 이라크전이 어떻게 흘러갈지 알 수 없지만, 그동안 해온 모델을 꾸준히 유지하는 게 중요하다. 훈련할 시간이 많지 않지만, 선수들과 영상 등을 공유할 것이다. 이건 우리가 딛고 일어서야 할 부분이다."

-손흥민이 발 부상으로 EPL 최종전에 결장했다.

"경기 외적으론 관여할 부분은 아니다. 유로파리그 우승 후 손흥민과 소통했다. 월드컵 예선을 뒤는 데 문제가 없단 얘기를 들어서 소집했다."

-울버햄튼에서 잘 못 뛰는 황희찬이 소집됐다.

"선수에게 출전 시간은 굉장히 중요하다. 하지만 대표팀은 그 이상을 바라봐야 한다. 이 시점에 어떤 역할을 할 수 있는지 전체적으로 봐야 한다. 수학적으로 몇 시간 뛰면 선발하고, 몇 시간 못 뛰면 안 뽑는 규정이 있으면 훨씬 쉬울 것이다. 하지만 어려운 시기에 분명히 황희찬이 중요한 역할을 해줄 걸로 생각한다."

-K리그1 득점 선두 전진우 선발한 이유는.

"K리그에서 득점도 가장 많고, 득점 외에도 플레이에 자신감이 있단 느낌을 받았다. 시즌 초반에는 전진우 위치가 사이드에 벌려서 공을 잡으면 일대일을 많이 했는데, 최근엔 박스 안에 들어가서 하는 플레이도 굉장히 잘한다. 최근 멀티골은 넣었을 때도 그랬다. 그런 건 대표팀에서 플레이와 흡사하다. 우리 팀에 와서도 잘할 거란 기대를 하고 있다. 무엇보다 자신감을 갖고 있어 팀에 활기를 불어넣어 줄 것이다."

-주민규가 빠지면서 최전방 공격수가 3명에서 2명으로 줄였다.

"주민규가 못 해서 뺀 건 아니다. 직전 경기에서도 득점했다. 다만 이번 원정에서 이라크 약점을 고려할 때 스피드가 필요했다. 그 포지션엔 오세훈, 오현규가 있고 손흥민, 황희찬이 뛸 수도 있다. 선수 선발의 균형을 생각해서 주민규는 이번에 선발하지 않았다."

-손흥민이 유로파리그에서 생애 첫 우승컵들 들어 올렸다.

"개인 성적은 최고였지만, 그동안 팀에서 우승하지 못했는데, 이번에 주장으로 유럽에서 큰 대회를 우승 한 건 기쁜 일이다. 또 우리도 자랑스러워해야 한다. 선수가 긴 시즌을 치르면서 가장 보상 받는 좋은 일은 챔피언에 오르는 것이다. 토트넘 구단은 물론 손흥민에게도 축하를 전한다. 그 기운이 대표팀에도 이어지길 바란다."

"발 부상으로 시즌 최종전엔 못 뛰었고, 유로파리그 결승에서도 20분 조금 넘게 뛰었다. 하지만 코치진과 소통해서 큰 문제가 없단 얘길 했다. 경기 상황이나 컨디션을 보고 팀이 움직이도록 하겠다."

-북중미행이 유력한 상황이다. 월드컵 본선까지 남은 1년 계획은.

"제 머릿속에 계획이 잡혀 있지만 아직 결정 난 건 아니다. 이번 경기는 월드컵 본선 진출이란 동기부여가 있다. 목표를 이룬 다음에 계획을 말해도 늦지 않는다. 이번 경기에 집중해서 원하는 목표를 먼저 이루겠다."

-비겨도 월드컵에 간다. 조금은 힘을 뺀 건 아닌지.

"유럽파가 빠지고 K리그 선수가 들어왔다고 힘을 뺀 건 아니다. 앞서 거론한 유럽파보다 지금 K리그 선수가 낫다고 판단했다. 한 달간 못 뛴 선수가 중요한 경기를 뛰는 건 쉽지 않다. 지난 6월에도 그런 경험을 했다."

"요즘 선수들은 좋은 능력과 재능을 갖고 있다. 그래서 유럽에 스카우트되고, 축구적으로 좋은 환경이다. 하지만 우리는 팀 스포츠를 한다. 팀 스포츠에 무엇이 필요한지는 제 입으로 얘기하지 않아도 알 수 있다. 항상 그걸 우선 순위로 놨고, 더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재능만 믿고 응집력 없고 신뢰하지 않는 팀이 되면 더 올라갈 수 없다. 선수들에게 애국심을 주장하고 싶진 않다. 다만 지금 위치에서 대표 선수로 뽑혔을 때 마음가짐도 중요하다."

"선수들과 얘기해 보면, 대표팀에 대해 간절한 선수도 있지만 그렇지 않은 선수도 있다. 재능을 팀 스포츠에 엮어서 정말 강한 팀이 되는 게 중요하다. 지금 세계 최고 클럽에 있는 선수가 여럿 있지만, 팀이 얼마나 강해지느냐는 다른 것이다. 그건 제게도 숙제다. 그걸 만들어야 대표팀이 다시 강해질 수 있다. 지난해 부임하고 1년 동안 경험하면서 느낀 점이다. 이건 계속 발전시켜야 한다."

-중원 3선 미드필더 조합 구성은.

"황인범과 박용우 조합으로 경기를 치러왔는데, 이 선수들이 옐로카드가 있어 다음 경기를 준비하는 데 어려움이 있다. 원두재, 박진섭은 스타일이 조금 다르다. 상황을 보고 어떤 카드를 쓸지 결정할 것이다. 황인범을 대체할 선수도 찾고 있는데, 지금 K리그에서 경쟁력 있는 선수는 김진규라고 판단했다. 어느 시점에선 정체됐다고 느꼈는데 최근 팀에서 좋은 모습을 보인다. 그 포지션엔 경쟁이 많이 필요하다. 대표팀은 경쟁의 공간이다. 이번 3선은 팀에서 잘하는 선수를 뽑았다."

-팬들은 월드컵 본선에서 경쟁력을 원한다. 어느 정도 완성됐나.

"100% 완성됐다고 말할 순 없지만 조금씩 좋아지고 있다. 지난 3월에 결과를 내지 못해서 아쉬웠다. 그래도 조금씩 선수들과 시간을 보내고 있는 건 긍정적이다. 월드컵에서 어떤 축구를 할지는 지금 가늠하기 어렵다. 물론 제 머릿속에 지난 경험을 토대로 스케쥴이나 방법이 잡혀 있지만 아직 그걸 찾기엔 부족하다. 매일매일 발전하는 팀이 돼야 한다. 코치진은 매일 연구해야 하고, 대표팀 후보군에 있는 선수들은 꾸준히 발전하고, 열정이 넘쳐야 한다."

-이라크는 여행 금지 국가다. 또 무더위도 변수인데.

"이라크도 홈에서 굉장히 강한 팀이다. 하지만 우리도 중동 원정에선 패하지 않고 있다. 이번 원정은 축구협회에서 도움을 줘서 전세기를 이용한다. 경기력 측면에서 날씨가 매우 더울 것이다. 선수들의 체력적인 부분과 교체 타이밍 등을 잘 해야 한다. 경기 상황을 잘 대처하는 게 큰 포인트가 될 것이다. 이라크는 감독도 최근 바뀌었고, 누가 나올지도 예측하기 어렵다. 그걸 잘 준비해서 이번 원정을 대비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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