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스라엘군, 가자서 팔레스타인 민간인 '인간방패' 활용 정황"

기사등록 2025/05/25 13:43:55

최종수정 2025/05/25 13:54:25

"'모기'라 불리며 전장 내몰려"

"수갑 찬 채 수색 작전에 동원"

[칸유니스=AP/뉴시스] 19일(현지 시간) 가자지구 칸유니스에서 이스라엘군의 군사 작전이 계속되자, 팔레스타인 피란민들이 대피하고 있다. 이스라엘군은 칸유니스 지역 전체가 "위험한 전투 지역으로 간주될 것"이라며 칸유니스와 인근 마을 주민들에게 대피령을 내렸다. 2025.05.20.
[칸유니스=AP/뉴시스] 19일(현지 시간) 가자지구 칸유니스에서 이스라엘군의 군사 작전이 계속되자, 팔레스타인 피란민들이 대피하고 있다. 이스라엘군은 칸유니스 지역 전체가 "위험한 전투 지역으로 간주될 것"이라며 칸유니스와 인근 마을 주민들에게 대피령을 내렸다. 2025.05.20.

[서울=뉴시스]임철휘 기자 = 이스라엘군이 가자지구에서 팔레스타인 민간인을 '인간 방패'로 조직적으로 활용했다는 증언이 잇따르고 있다고 AP통신이 24일(현지 시간) 보도했다.

AP는 팔레스타인인 7명과 이스라엘군 출신 2명의 증언을 확보했다며, 이들 모두가 '인간 방패' 관행이 전쟁 동안 광범위하게 이뤄지고 있다고 증언했다고 전했다.

가자지구 북부에서 이스라엘군에 의해 2주 반가량 억류됐던 팔레스타인 남성 아이만 아부 하마단(36)은 수갑을 찬 채 눈이 가려진 상태로 구금됐으며, 유일하게 두 손이 풀린 순간은 군복을 입고 머리에 카메라를 단 채 이스라엘 병사들과 함께 건물 수색에 앞장설 때였다고 말했다.

그는 병사들의 지시에 따라 가옥 안에 먼저 들어가 폭발물이나 무장 세력이 없는지를 확인해야 했고, 한 부대의 작전이 끝나면 또 다른 부대로 넘겨졌다고 주장했다. 하마단은 "하지 않으면 죽이겠다는 협박을 받았다"고 덧붙였다.

또 다른 팔레스타인 남성 마수드 아부 사이드(36)도 지난해 3월 가자 남부 칸 유니스에서 2주 동안 이스라엘군에 의해 인간 방패로 사용됐다고 밝혔다.

그는 당시 "아이들이 있다. 제발 집에 돌아가게 해 달라"고 간청했지만 받아들여지지 않았다고 전했다.

아부 사이드는 구조대 조끼를 입고 휴대전화, 해머, 절단기를 지닌 채 병원과 건물, 터널 의심 지점을 수색해야 했다고 증언했다.

익명을 요구한 이스라엘군 장교는 AP에 "거의 모든 소대가 팔레스타인을 이용해 건물 수색을 했다"며 "명령은 상부로부터 내려왔다"고 말했다.

이스라엘군은 AP에 보낸 성명에서 민간인을 인간 방패로 사용하는 것은 금지되어 있으며 "이런 지침은 모든 부대에 반복적으로 전달되고 있다"고 해명했다.

또 복수의 민간인 '인간 방패' 사용 사례에 대해 조사가 진행 중이지만 지휘 체계나 명령 여부에 대한 구체적 답변은 피했다.

전직 병사들은 이 같은 작전이 군 내부에서 '모기 작전(mosquito protocol)'으로 불렸으며, 팔레스타인인을 '말벌(wasps)' 등 비인간적 용어로 지칭했다고 밝혔다. 일부 병사들은 작전 효율을 이유로 인간 방패 사용이 지휘부에 의해 묵인·조장됐다고 말했다.

이스라엘 비정구기구(NGO) '브레이킹더사일런스(BTS)'의 나다브 웨이만 대표는 "이건 단편적인 사례가 아니라 체계적 실패와 끔찍한 도덕적 붕괴"라며 "이스라엘이 하마스의 민간인 방패 사용을 비판하면서 정작 자국 군이 같은 행위를 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 같은 행위는 가자뿐 아니라 요르단강 서안에서도 보고되고 있다. 한 여성은 2023년 11월 제닌 난민캠프에서 군에 의해 아파트 내부 수색에 동원됐고 21개월 된 아들을 둔 자신이 "다시는 아이를 보지 못할까 두려웠다"고 말했다.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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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스라엘군, 가자서 팔레스타인 민간인 '인간방패' 활용 정황"

기사등록 2025/05/25 13:43:55 최초수정 2025/05/25 13:54: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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